경총 노동경제연구원은 9월 21일(수) “ ‘OECD 고용전략(Jobs Strategy)’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일자리 사회협약’의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연구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장기적 고실업, 시장의 고용창출력 저하,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들의 정책대응에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던 OECD 고용전략이 권고한 관점에서 그동안 일자리 창출정책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수차례의 ‘일자리 사회협약’ 의 합의사항들을 검토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향후 더 필요한 노동법제 개혁 과제들을 도출하는데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본회 노동경제연구원 이형준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으며, 이하 본문은 발제 내용을 요약ㆍ정리한 것이다.

경직적인 정책ㆍ시스템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권고한 OECD 고용전략

OECD 고용전략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 권고로서 1994년에 처음 발표된 이후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의 국가 노동시장 정책을 이끄는 주요한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1994년에 9개의 정책권고(Policy Recommendations)를 제안하였고, 1995년에 열 번째로 상품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추가되면서, 총 10개 분야에 걸쳐 약 70개의 세부적 정책권고를 담은 첫 번째 ‘고용촉진을 위한 10가지 전략’이 제시되었다.

1994년 고용전략의 핵심메시지는 ‘유연화’로서, 경제를 경직적으로 만드는 각종 정책과 시스템을 개혁해 경제를 탄력적으로 만듦으로써 환경변화에 대한 경제의 적응력(adaptability)을 높이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구조적 실업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하에 노동시장 정책과 관련하여 근로시간의 유연성 제고, 임금 및 노동비용의 탄력성 제고, 고용보호제도(EPL) 개혁,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강화, 실업급여제도 개혁 등을 권고하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세계화로 노동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지자, 2003년에 지난 10년간 ‘OECD 고용전략’의 집행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고용전략을 도출하기 위하여 ‘OECD 고용전략 재검토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결정하였고, 재평가 후 마련된 2006년 고용전략에는 ① 적절한 거시경제정책의 수립, ② 노동시장 참가 및 일자리 탐색의 애로요인 제거, ③ 노동시장 및 상품시장에서의 노동수요 저해요인 해소, ④ 노동력의 숙련과 역량(competences) 개발 촉진 등 네 가지 정책 영역의 20개 세부 권고사항이 담겼다.(2008년부터 촉발된 세계적 금융위기와 각국의 재정위기로 심각해진 경제사회 전반의 침체 속에서 시장경제의 활력 회복과 지속가능한 복지 제공을 위해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면서, 2016년 1월 OECD 고용노동장관회의에서 인구구조 변화, 환경적 도전에 최신 정책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더 회복력이 강하고 포용적인 노동시장 구축’ 을 위한 OECD 고용전략의 업데이트를 선언하였고, 새로운 OECD 고용전략은 2018년 5월 OECD 각료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이다.1994년 고용전략이 높고 지속적인 실업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면, 2006년 고용전략은 높은 고용률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에 고용의 (품)질을 제고하는 정책의 결합을 정부에 권고한 것이 주목할 점이다.)

노동시장정책 관련 ‘1994년 고용전략’은 높고 지속적인 실업을 줄이기 위한 노동수요 즉, 일자리 공급자 관점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006년 고용전략‘은 이전 정책권고 기조를 유지하되 노동공급 즉, 일자리 수요자 관점에서 수정ㆍ보완에 주안점을 두고 고령자ㆍ여성 등 취약한 계층의 고용기회 증진 및 노동시장 참여를 보다 촉진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 확충’ 을 도모하고자 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노동수요 입장에서 보면, 두 고용전략 모두 근로시간, 임금 등 노동비용, 고용보호 관련 법규와 노사간 협약은 노동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게 개혁과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일관된 정책권고를 하고 있다.

노동공급 입장에서 보면, 1994년 고용전략이 저임금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 등에 대한 세제 및 사회보장 차원의 혜택 제공을 권고하였고, 2006년 고용전략은 임시직(temporary contracts)과 정규직(permanent contracts)간 균형 처우, 공식고용(formal employment)으로의 전환 촉진과 함께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 참여 의무화, 일과 가정의 양립 및 일터로의 복귀를 유인하는 세제 개혁과 사회보장 급부 체계 강화를 추가 권고하였다.

노동력의 숙련 및 역량 제고 부문에서 1994년 고용전략은 훈련부담금ㆍ지원금 제도를 통한 기업과 근로자의 지속적인 학습투자 유인 강화, 견습제도(apprenticeship contracts) 같은 산학연계 촉진 및 국가기술인증제 도입 등 학교로부터 직장으로의 이행(school-to-work transition) 원활화 도모를 권고하였는데, 2006년 고용전략은 훈련공급자에 대한 성과 모니터링으로 훈련수준 제고, 연령 제한 완화 등으로 견습제도 확대, 기업과의 재원공동 부담을 포함한 취약집단(disadvantaged groups)의 요구(needs)에 맞춘 학습기회 제공, 더 많은 비공식채널을 통한 교육과 일의 조화 도모를 추가 권고하였다.

고용서비스 제공 부문에서 1994년 고용전략은 공공고용서비스기관) 중심으로 취업알선 및 상담, 실업급여 지급, 노동시장프로그램 관리의 3대 기능 통합을, 2006년 고용전략은 공공고용서비스기관의 역량 강화와 장기적인 영향을 토대로 정기적 성과 평가를 각각 권고하였다.

요약하자면 OECD 고용전략은 고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업가정신 고취와 창업 분위기 조성 등 거시경제정책과 함께 노동시장 및 상품시장에서의 노동수요를 저해하는 각종 법제도적 장애요인들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한 것이 핵심이다.

고용불안 최소화를 우선하는 우리나라 ‘일자리 사회협약’

우리나라도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반복되는 경제위기로 잠재성장률 하락과 성장의 고용창출력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가 현저히 약화되어 고용 위축 → 소비 위축 → 투자 위축을 가져와 경제 및 노동시장의 활력이 저하되고,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공급 마저 위축되어 경제의 성장 동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 때문에 그동안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일자리 사회협약’과 고용창출력 제고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냈는데, 거시 경제정책과 함께 노동시장정책 방향과 방안들이 담겼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노사정 합의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분류한 바에 의하면, 일자리 창출 관련 사회적 합의는 11개이다.

고용률 감소 내지 정체에 직면해 일자리 창출력 개선을 위해서 노사정이 합의를 이루어낸 포괄적 사회협약의 합의사항들을 OECD 고용전략을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 것과 동일하게 분류해 정책 중심으로 확정한 사항과 방안 강구 또는 협의키로 한 사항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수요 입장에서 보면 공통적으로 고용을 확대하거나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상 혜택, 지원금 지급 등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을 보다 구체화하는 일자리 공급 유인 정책을 담고 있다.

2015년 협약에서 일자리 공급자의 고용력 제고에 기여할 수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 등 근로계약 제도 개선, 고소득ㆍ고령근로자ㆍ기간제ㆍ파견근로 관련 고용규제 개선에 대해서는 ‘노사정 협의’ 또는 ‘방안 강구’ 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둘째, 노동공급 입장에서 보면 각종 근로조건 보호 및 육아지원, 근로감독 강화, 공공서비스 등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 및 고용 확대로 일자리 수요자 관점에서의 보호 강화와 기회 증진 등 고용안정성 제고를 명확히 하였다.

특히 2013년 및 2015년 협약을 비교해보면 차별개선 및 시정을 위한 근로감독 및 권리구제 강화 등 취약근로자 보호를 대상별로 구체화 하였고, 특수업무형태종사자 보호에 있어서도 진척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저임금근로자ㆍ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험 및 사회부조 등에서의 각종 지원방안 마련 등 추가적 논의사항의 구체화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추가적 일자리를 주로 공공부문에서 공급하려는 정책의 반복 강화를 볼 수 있다.

셋째, 노동력의 숙련 및 역량 제고 부문을 보면 노사(단체) 참여 및 공동의 직업능력개발사업 활성화 지원이 산업ㆍ지역ㆍ국가 단위 협의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체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학교 교육을 포함한 생애 단계별 학습ㆍ능력개발체계 구축으로 능력중심 고용체계로의 전환과 연계하는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고용서비스 제공 부문을 보면 공공고용서비스기관의 기본적 취업지원서비스 내실화를 위한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 다양한 프로그램 확충과 함께 대상별 맞춤형 전문화, 서비스 정보시스템 구축 강화에 더하여 민간고용서비스기관과 연계까지 공공 및 민간 모두 고용서비스 제공 범위 확대와 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합의사항이 많아졌다.

‘OECD 고용전략’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일자리 사회협약’ 진단

OECD 고용전략과 우리나라의 일자리 사회협약은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 인식과 그 원인을 경제 및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인에서 노동시장 정책 방안을 찾으려고 한 착안점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 방안의 구체적 관점은 전자가 노동수요 입장에서의 부담요인들을 줄이면서 노동시장의 형평성도 확보하고자 하는 반면, 후자는 노동공급 입장에서의 불안요인들 최소화를 전제로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지 않게 노동시장의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고자 한 차이점이 있다.

OECD 고용전략은 시장의 경직성이 구조적 실업의 만성화를 초래하므로 시장기능의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 조치로 경제의 적응력(adaptability) 제고에 맞춘 정책권고와 실행 결과의 재평가를 통해 고용취약계층의 취업가능성(employability) 증대와 노동시장 통합에 맞춘 정책을 확충하였다.

우리나라 일자리 사회협약은 기존 제도와 관행으로 노동시장 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동시장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취약근로자들의 고용안정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맞춘 정책들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반면 노동수요 입장에서 보면 정책적 전환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다.

2006년 고용전략 관점에서 2015년 사회협약을 진단해보면, 노동공급 입장에서 본 정책권고사항들은 사회협약의 정책 합의사항으로 동일하게 담겨 있거나 더욱 진전(강화)된 정책으로 담겨 있는 반면, 노동수요 입장에서 본 정책권고들과 일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관련 법제도ㆍ정책적 개선 방안이 사회협약에서 설정되었거나, 노사정간 논의가 더 필요한 과제로 선정된 단계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정책 과제

OECD 고용전략이 제시된 이후 주요 유럽국가들의 대응을 보면, 과도한 복지비용, 10% 대에 이르는 실업률에 노동시장 개혁ㆍ복지체제 전환ㆍ경제성장 촉진을 목표로 마련한 개혁안인 ‘Agenda 2010“ 에 기초해 ‘하르츠 개혁’으로 불리는 노동ㆍ복지법제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 한 독일은 현재 유럽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을 보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은 정책권고가 반영된 개혁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반발과 저지 등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개혁 추진이 거듭 좌절되면서, 고실업률 지속과 경기 침체로 경제적ㆍ사회적 어려움은 가중되자, 對국민 설득에 기반해 OECD 고용전략의 정책권고에 맞춘 강력한 정부 주도 개혁을 최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일자리 사회협약’에 담긴 법제도 개선을 포함한 노동시장 정책 방안들은 기존 ‘일자리’의 안정성 제고 및 ‘일자리를 가진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보다 우선시 하고 있어 OECD 고용전략이 노동수요 입장에서 제시한 정책권고 추진이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향후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한 노동시장정책 과제는 지금까지 시행하거나 시행 중인 것들을 노동수요 입장에서의 고용력 중진 관점에서 재진단하고,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일자리영향평가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합리적 방향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나라 경제 및 노동시장의 부담능력을 엄밀히 감안하여 OECD 고용전략이 노동공급 입장에서 권고한 범위나 수준을 넘어서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또는 설정된 것들은 더 심도 있는 실증분석과 재평가를 통해서 향후 축소(내지 억제) 또는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불충분한 임금, 근로시간, 각종 노동비용, 고용형태에 있어서 탄력성을 지금 보다 더 제고함으로써 우리나라보다 앞서 OECD 고용전략의 정책권고에 따라 저출산ㆍ급격한 고령화와 저성장ㆍ디지털 경제시대에 ‘부족한 노동공급력 확보’와 ‘취약근로계층의 노동시장 참여율 증진’이라는 성과를 거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현재와 미래의 고용위기에 국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