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에서 최근 발간한 「미 중 스타트업 성공 사례와 시사점 :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 활성화 과제」주요 내용을 4회에 걸쳐 연속 시리즈로 요약 소개한다. 이번 호는 그 중 세 번째로 미 중 스타트업의 공통적 성공 요인을 요약 정리하였다.

<차례>
 
① 글로벌 스타트업 현황
② 미 ‧ 중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공 사례
③ 미 ‧ 중 스타트업의 공통적 성공요인
④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 10대 과제


내부적 자원 및 역량(Resource & Capability)

기술친화적 리더십(Leadership)

설립 초기의 스타트업에게 조직의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는 매우 중요하다. 창업자의 리더십은 곧 그 기업의 문화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호에서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으로 소개했던 11개사(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우버, 에어비앤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다장)의 창업자들은 항상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망, 혁신적인 사고, 자신만의 신념과 원칙, 열정적인 리더십 등 오늘날 디지털 기술 환경에 적합한 덕목을 갖추고 있었다.

1983년 4월 잡스가 펩시콜라 사장이자 ‘마케팅의 천재’로 불리던 존 스컬리(John Scully)를 애플의 CEO로 영입할 때의 일화다. 잡스는 스컬리에게 CEO자리를 제의했지만, 스컬리는 안정적인 대기업 사장 자리를 버리고 신생기업인 애플로 가는 것을 망설였다.

이때 잡스는 “인생 끝날 때까지 설탕물만 팔겠는가,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겠는가?”라며 그를 자극하였고, 이 한 마디에 스컬리는 망설임 없이 애플로 이적했다고 한다.

다장의 창업자 왕타오는 지금도 주 80시간씩 일에 빠져 사는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그에게는 ‘감정을 갖지 않고 오직 머리로 판단하라’가 삶의 모토이다. 2015년 4월 뉴욕에서 다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형 모델 ‘팬텀3’ 시사회가 열리던 자리에 왕타오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팬텀3’가 자신이 상상한 것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장은 그날 ‘드론계의 애플이 나타났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왕타오 자신은 180도 다른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모토를 바탕으로 오직 사용자 중심의 검색엔진을 지향하는 구글이 지난 2010년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과 사이버 공격에 반발하며 전격 철수하였다. 이 결정으로 구글은 자신들의 검색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모방한 바이두에 중국 시장을 내어주었지만, 당시의 결정을 후회한 적은 결코 없다고 한다.

개방형 혁신전략(Open Innovation)

디지털 기술을 내세우는 스타트업의 최근 비즈니스 방식을 보면, 어느 하나의 특정 요소에만 의존하여 독립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보다는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는 생태계를 구축한 후 그 안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탐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내부 자원을 대중과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전략(Open Innovation)’은 필수다. 한때 모바일 운영체제를 놓고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의 경쟁은 점입가경이었다.

운영체제 중에서 일부 주요 기능에 대해서만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만들어 제한적으로 공개한 애플과 달리 후발주자인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전면 무료개방하며 외부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AP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빠르게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해 나갔다. 2016년 3분기 기준 안드로이드와 iOS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86.8%와 12.5%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소셜 네트워크 시장에서 마이스페이스(Myspace)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페이스북이 세계 1위에 등극한 결정적 계기 역시 ‘개방’이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은 페이스북이 공개한 API를 이용하여 페이스북 판에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아도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페이스북의 친구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온라인 서비스들도 페이스북과의 연동을 통해 손쉽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첨단 IT기술의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테슬라도 “우리의 특허는 모두의 것”이라며 보다 나은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특허를 전면 무료개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공유가치를 강조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세계적 완성차 업체 BMW를 필두로 많은 기업들이 테슬라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기자동차 운영방식 표준을 선점해가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Agility)

미국과 중국의 혁신기업 11개사는 제품을 스스로 창조하며 소비하는 ‘프로슈머(Prosumer)’의 등장과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민첩하게 만들어 냄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였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프로슈머는 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물건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능동적 소비행태를 보인다. 선도적 스타트업은 소비자의 잠재적 욕구를 자극해 새로운 니즈를 창출시키지만, 일단 새로운 틈새시장이 형성되기 시작되면 제품 생산과 마케팅, 판매, 유통에 이르기까지 프로슈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애플의 iMac, iPod, iPhone, iPad 등은 단순한 기기의 진화를 넘어 일반인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혁신성으로 즐거움과 놀라움을 선사하며 새로운 시장과 다양한 연관 산업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이다. 잡스가 운명한 후에도 애플은 여전히 ‘혁신의 아이콘’으로, 프로슈머의 니즈를 자극할 새로운 기술과 마케팅으로 전 세계 모바일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숙박공유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역시 프로슈머에 대한 선도적 대응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디지털 기술 보급으로 생산과 소비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프로슈머들은 우선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춘 집단이다.

공정한 거래와 관광에 대한 욕구는 저럼한 가격에 현지 주민의 방을 빌릴 수 있는 ‘숙박공유’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불러일으켰다. 에어비앤비는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들을 온라인에 구현함으로써 확장성을 높여나갔던 것이다.

외부적 핵심성공요인(Key Success Factors)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포용적 규제 시스템

미국과 중국에서 수많은 메가 스타트업이 배출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일단 국가의 규제정책 자체가 네거티브형에 기반하고 있어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의 규제정책은 광활한 목장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양떼를 풀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하는 ‘방목형’에 가깝다.

울타리 안에 있는 한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어 혁신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도 규제를 통해 안 된다고 정한 것 외에는 다 허용함으로써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해소하고 신산업의 빠른 성장을 유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앙정부가 산업육성 정책을 발표하면, 각 지방정부는 규제를 조절하여 사업을 우선 허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사후적으로 하나씩 해결방안을 찾는 구조이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때 우리나라처럼 규제정책이 포지티브형에 가까울수록 기존의 법과 규제를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제약하거나 위축시킬 개연성이 높아진다.

어디까지나 법제도는 사후적인 수정과 보완을 통해 신사업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유니콘 클럽 중에서도 기업가치가 최상위권에 속하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좋은 예이다.

차량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의 경우 2009년 창업 이래 진출하는 도시마다 택시업계 반발에 부딪치며 불법영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택시업계의 집단 반발에 이용자의 안전 문제까지 거론되며 결국 우버 서비스는 불허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버를 ICT 발전에 따른 혁신적 서비스로 인정하고, 법제도를 정비하면서까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수용해가는 국가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14년 10월 워싱턴 D.C. 의회가 우버의 영업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우버 합법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우버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선순환적 스타트업 생태계

현재 세계에서 유니콘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도시는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1위, 중국 베이징(北京)이 2위다. 이 두 도시는 특징은 서로 다르지만 창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 등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IT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집중되어 있다. 2000년 전후 닷컴버블을 경험한 수많은 선배 창업자들이 있어 신생 스타트업은 언제든 생생한 실패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전수받거나 수익모델에 대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아이디어와 성장가능성만으로도 고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가 즐비한 점도 젊은 창업자들에게는 언제든 도전 할 수 있게 하는 안전판(safety net) 역할을 한다. 사업 실패를 거듭한 칼라닉이 우버를 설립해 세계 최고의 자산가치를 자랑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시켰던 것도 바로 실패를 용인하는 미국의 벤처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도시에서는 신산업 분야 육성 및 스타트업 유치를 위한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눈에 띈다. 가령 인공지능 및 로봇 개발 분야에 대해 정부 예산을 줄이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퍼부으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후난(湖南)성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도시 샹탄(湘潭)은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 지원에 2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深圳)은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기업에 100만달러를 지원한다. 중앙정부 역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M&A 시장의 활성화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는 국가일수록 다양한 형태의 경영권 방어 장치를 인정하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마련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으로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인수합병은 전체 스타트업 출구전략의 82%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출구전략으로 인수합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2%에 그치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한국벤처캐피탈협회, 2016년 기준).

규제당국이 공격과 방어에 대한 사적차지를 최대한 존중, 자유로운 경영권 경쟁과 전략적 인수합병이 가능한 풍토를 조성하는 것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최근 스타트업의 M&A 사례를 보면 우선 시너지 창출 여부를 판단하고, 성과가 입증된 벤처에 집중하며, 기업 매각 후 제2의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3가지 공통된 공식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대기업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제2의 창업 또는 재투자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내부 시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IT 대기업들 역시 혁신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기술과 핵심인재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자동차, 드론, 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모든 분야를 직접 연구개발하기 보다는 검증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중국도 스타트업 시장 활성화 초기에는 신규 비즈니스 개발에 주력하였으나, 최근 유사 서비스가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타트업끼리 뭉쳐서 덩치를 키운 후 투자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추세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