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노조 사업장인 A사의 인사담당 임원은 산별노조와 단체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A사 임원은 교섭위원 간에 인사 정도 할 줄 알았던 상견례에서 노조측 교섭위원이 즉시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와 교섭기간 중 노조측 교섭위원의 유급 조합활동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자 크게 당황했다. 심지어 일부 노조측 교섭위원은 회사가 결정을 머뭇거리자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였다.

최근 신생노조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교섭 경험이 없는 회사에게 교섭 초기부터 무리한 유급 조합활동 및 근로시간면제자 인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노조측 교섭위원들은 “대부분의 회사는 노조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고 있으며 수용하지 않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회사를 압박한다. 실제로 많은 신생노조 사업장에서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 검토 등 본격적인 단체교섭이 시작하기도 전에 과도한 조합활동을 유급으로 인정하고 이와 별도로 법정 한도까지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인정하기도 한다.

이에 노조의 유급 조합활동 및 근로시간면제자 인정 요구 등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근로시간면제는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 우선적으로 유급 조합활동 시간과 근로시간면제자를 인정받아 조직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 총회, 대의원대회 등 각종 노조 내부 회의, 조합원 교육, 단체교섭을 근로시간 중에 유급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조합활동은 근로시간 외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사용자의 승낙 없는 근로시간 중의 조합활동에 대해 징계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2007. 8. 2, 중노위 2007부해183)했다. 또한 노조법 제81조 제4항은 회사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를 두는 것이 근로시간면제제도이다. 노조법은 근로시간면제제도를 통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의 유지·관리 업무에 소요되는 일정한도 시간에 대해 유급처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허용으로서 조합원 수에 따라 다음과 같이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이를 초과할 수 없다.

근로시간면제 한도 고시는 허용될 수 있는 최대 상한을 정한 것으로 회사는 법 취지에 맞는 조합활동에 대해서만 합리적 수준에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는 교섭과정에서 조합원 수 및 기업의 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해당 구간의 상한 만큼의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요구한다.

이에 회사는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해 필수적인 조합활동에 사용되는 시간을 분석해 근로시간면제 교섭에 임할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면제시간이 정해지면 회사는 근로시간면제자에 급여를 지급하고 기존의 근로시간면제자가 담당하던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는 임금 및 복리후생 등 단체교섭시 비용이 발생하는 항목 등을 고려하며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정해야 한다. 또한 근로시간면제시간은 단체교섭의 핵심 쟁점이므로 교섭초기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이 다 나오기도 전에 이를 인정할 경우에는 향후 교섭에서 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비전임자 유급 조합활동은 근로시간면제한도 내에서 규정해야

노조법에서는 노동조합 전임자는 무급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근로시간면제제도를 통해 특정한 업무의 수행에 소요되는 일정한도의 조합활동에 대해 유급처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근로시간면제시간은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조의 업무에 종사하는 노조전임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전임자 외의 조합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시간과 별개로 전임자 외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노조의 각종 회의시간, 단체교섭 기간 등에 대해 유급 조합활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조법에서 근로시간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전임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시간면제제도는 전임자를 포함해 모든 근로자가 대상이 되는 된다고 판시(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3두11789 판결)했다. 따라서 노조 전임자 뿐 아니라 모든 근로자의 유급 조합활동은 근로시간면제시간 내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단체교섭에서 노조가 근로시간면제시간과 별개로 노조의 각종 회의시간, 단체교섭 기간의 유급 인정을 요구하더라도 근로시간면제시간 내에서 유급 조합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역시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되지 않은 노조간부 및 일반 조합원의 노조활동은 근무시간 외에 하거나 근무시간 중에 할 경우 무급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노조전임자 아닌자의 조합활동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유, 횟수,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이 본래의 근로제공 의무를 훼손할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면 근로시간면제시간 외에 유급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노사관계법제과-698)한다.

따라서 예외적으로 노조 존립에 필수적인 활동은 근로제공 의무를 훼손할 정도가 아니라면 구체적인 사유와 횟수, 시간을 정해 유급 조합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다. 반면에 단체협약에서‘노동조합의 각종 회의’,‘단체교섭 기간’등 추상적으로 근로시간면제시간외에 유급 조합활동을 인정하는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노조는 유급 조합활동 및 근로시간면제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에 회사가 체계적인 교섭준비 없이 교섭을 진행할 경우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단체교섭에 있어서는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회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합활동은 근무시간 외에 무급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유급 조합 활동과 근로시간면제에 관한 교섭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