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단체교섭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임금인상 이슈는 변함없이 단체교섭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 후반에서 3% 초반으로 예상하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으나 노동계는 여전히 고율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2018년 임금 요구안으로 정규직 9.2%, 비정규직 20.4% 인상안을 마련했다. 민주노총은 정규직‧비정규직 구분 없이 전체 근로자연대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22만 4천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은 교섭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기업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올해 단체교섭에서는 임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가 쟁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초과근로 감소는 산업현장에서 노조의 임금보전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신규인력 채용 요구도 예상된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한도를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성 향상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한편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 도입으로 촉발된 근로자 경영참가 논의는 노조의 경영정보 공개 요구에서부터 시작해 이사회 참여 요구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뿐만 아니라 대기업 협력사 노조의 원청에 대한 직접교섭 요청 및 직접고용 요구 등도 올해 단체교섭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단체교섭은 전체적인 플랜을 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산업현장에서 단체교섭은 6월에 실시될 지방선거 등의 정치 일정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일찍 교섭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짝수해의 특성, 노동계 기대심리 상승 등으로 교섭기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정부 집권 2년차에 노사분규건수가 증가한 통계가 보여주듯 노동계 기대심리 상승은 단체교섭의 장기화와 노사분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단체교섭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최근 개정된 법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각종 현안에 대한 노동계 요구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이슈별 대응에 앞서 전체적인 교섭 플랜을 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섭 개시부터 노조 요구안 전달, 실무교섭 전환, 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쟁의행위 돌입, 교섭 타결시까지 단계별로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노조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다니느냐 사측이 주도적으로 교섭을 이끌어 나가느냐는 전적으로 준비를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국회는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당장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를 준수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갑작스런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차질, 인건비 증가 등이 예상된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최대 쟁점은 노조의 임금보전 요구가 될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의 월수입이 평균 11.5%, 금액으로는 37만7000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초과근로가 줄면서 생긴 현상이다. 특히 용역(-22.1%), 한시적(-20.5%), 기간제(-16.5%) 근로자의 월급여 감소율이 높고 감소액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직종일수록 초과근로로 얻는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임금총액 보전 외에도 법을 상회하는 연장근로‧휴일근로 수당 지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시간 단축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산업현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근로자의 소득을 최대한 보전하되, 노조의 무조건적인 소득보전 요구는 수용하지 않아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수준 조정은 생산성 향상, 신규채용과 연동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법으로 보장된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시기에 따라 업무량이 변동하거나 고객편의 도모를 위해 연속근로가 필요한 사업장은 근로자대표 또는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 24시간 생산시설 가동이 필수적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교대제의 탄력적 개편, 필요인력 신규채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실근로시간에 비해 과다 책정된 고정OT수당은 법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업무몰입도 향상을 통해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노력 필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도 단체교섭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월 환산액 : 주 40시간 기준 1,573,77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2017년 최저임금에 비해 1,060원(전년 대비 16.4% 인상) 인상된 수준으로 역대 최고 인상액이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의 직접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이 2000년 1.1%(5.4만명)에서 2018년 23.6%(463만명)까지 올랐다.

당장 4월부터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된다. 최저임금은 인상여부 자체가 교섭의 쟁점이 되지는 않지만 법정 최저임금 논의, 제도개선 논의와 맞물려 교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포함한 제도개선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현장에서도 최저임금 준수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먼저 임금구성 항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임금과 그렇지 않은 임금을 정확히 확인하고 만일 상여금 등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경우에는 상여금의 산정 및 지급방식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지급하는 상여금이 연간단위로 산정하는 경우(예 : 연 600%)에는 지급주기 뿐만 아니라 산정기간도 월 단위로 변경해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입장이다.

임금체계 개편과정에서 단체협약의 개정이 필요하다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당장 최저임금에 미달될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매월 지급하는 조정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차별 해소를 위한 노력 필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중인 비정규직 정책에 맞춰 노동계 요구수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교섭에 앞서 회사에 비정규직 현황 관련 세부적인 자료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토대로 인력운영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시작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관련 구체적인 요구안을 마련하고, 비정규직 사용시 노조 동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정규직의 노사협의회 참여 보장, 정규직과의 동일한 단체협약 적용이 쟁점화 될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당장 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우선적으로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추진하되, 정규직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 및 근로조건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에 앞서 비정규직 관련 다양한 요구들은 인사‧경영권 사항이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과도한 정규직 보호규정 완화가 선행되어야 함을 노조에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객관적인 업무평가 방법을 도입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임금체계는 성과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근로자 경영참가 요구 거세질 듯

올해 단체교섭에서는 근로자 경영참가 문제도 쟁점화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서울특별시 근로자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해 현재 산하 16개 기관에 도입을 완료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근로자이사제 도입을 검토 중에 있으며, 금융권에서는 KB노조가 노조 추천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사외이사와 감사에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 포함, 임원후보추천위원에 노조대표 참여, 경영정보와 이사회 공개 등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 경영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근로자이사제 도입은 의사결정 지연과 전문성 부족으로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럽노동조합연구소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기업내 근로자이사 비율이 증가하면서 해당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참여제도(Employee Involvement)는 단순한 제안제도부터 정보열람, 품질관리, 의사결정참여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만일 노조의 경영참가 관련한 요구사항을 일부라도 수용할 경우에는 향후 교섭에서 보다 높은 수준의 인사‧경영권 개입사항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단체협약에 규정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는 현행 근참법 상의 노사협의회 제도를 비롯해 노사간의 다양한 소통창구를 활성화 해 노사간의 신뢰를 공고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기존 단체협약에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경영참여 조항이 있을 경우에는 이로 인한 문제점을 충분히 설명해 개정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협력업체 사내도급 분야 노사관계 불안 증가 전망

올해 노사관계에서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은 협력업체 및 사내도급 분야이다. 경총의 「2018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에서도 올해 ‘협력업체 및 사내도급’ 분야의 노사관계가 가장 불안할 것으로 나타났다(31.6%).

노동계는 협력업체 조직화 사업 강화, 원청기업 대상 투쟁 확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등 협력업체 및 사내도급과 관련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경우 2018년 자동차・조선・철강 사업장의 사내도급 1사 1조직화를 주요 사업계획으로 확정했다.

현장에서는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청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원청의 동일 직종 근로자와 동일한 처우 보장을 요구하거나 원청 노사협의회에 하청 근로자 참여 보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 상대방은 협력업체이며 원청이 아니다. 따라서 원청은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 고용노동부도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하여 직접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원청업체 사업주는 하청업체 노조의 교섭 상대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법파견 등의 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법 테두리 내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다. 최근 파리바게뜨,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등 다수의 사업장이 불법파견 시정지시를 받은 바 있다.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 이슈가 됐던 불법파견 문제가 프랜차이즈, 서비스업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법 위반 여부에 대해 기업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해 단체교섭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각종 노동현안들로 인해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기업들은 법에 위반되거나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사전에 정비해야 한다. 노사 모두 준법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 단체교섭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