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노동경제연구원은 5월 18일(금), 『일본의 ‘일하는 방식의 미래’ 논의와 시사점』을 주제로 제17회 연구포럼을 개최하였다. 금번 연구포럼은 일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만든 보고서인 후생노동성의 「일하는 방식의 미래 2035:한 사람 한 사람이 빛나기 위해」(2016.8) 와 경제산업성의 「고용관계에 의하지 않는 일하는 방식」(2017.3)의 내용을 중심으로 시사점과 과제를 도출하고자 마련되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를 맡았으며, 이하 본문은 발제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일하는 방식 개혁의 의의

일본 정부는 디지털화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인구감소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는 등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와 소비가 예상보다 저조하여 향후 시장 축소에 대한 비관이 상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인구감소와 저출산‧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일억총활약사회’의 실현을 통해 일본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일억총활약사회란 ‘남녀노소, 한번 실패하였더라도, 장애나 난치병이 있더라도 가정 직장 지역의 모든 영역에서 누구나 활약할 수 있는 전원참가형 사회’로, 이를 통해 얻은 과실인 세수‧보험료 수입증가 등을 과감하게 자녀 양육, 사회보장 기반 강화 등 장래 불안요소에 적절히 배분하여 소비 향상, 투자 확대, 노동참가율 향상,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일하는 방식 개혁의 3가지 실행계획

일본 정부는 일억총활약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직업활동 참가를 어렵게 하고 생산성을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이 무엇인지 검토하여 3가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실행계획을 수립하였다.

첫 번째는 정규‧비정규직 간 불합리한 대우의 해소이다. 어떤 고용형태를 선택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케 하여 노동생산성 향상을 달성코자 한다.

둘째는 장시간 근로의 해소이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가능케 하고, 여성‧고령자의 노동참가율을 높이는 한편 경영자들로 하여금 한정된 시간 내에 일을 마칠 수 있도록 근무방식을 혁신케 하여 생산성 향상을 도모케 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시간외근로의 상한규제를 도입하는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세 번째는 전직이 자유로운 유연한 노동시장과 기업관행을 확립하는 것이다. 개호이직(노부모의 병수발을 위해 중년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회 현상)이 사회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단선형 커리어패스에서 벗어나 생애주기에 부합하는 근무방식을 선택하고 원활한 전직을 가능케 함으로써 노동시장 이탈을 방지함과 동시에 개인의 경력 설계와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의 옮겨갈 수 있게 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일하는 방식 개혁은 단순히 사회정책적인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경제정책적 의미에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고 그로 인한 성과를 일하는 사람에게 분배하여 성과와 분배의 선순환을 달성코자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우리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접근하는 관점과 다른 점이라 하겠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정규직 전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부당한 대우의 해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플랫폼 이코노미와 일하는 방식 개혁의 과제, 시사점

또한 최근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 이코노미(긱 이코노미, 공유경제, 플라우드소싱 등 총칭) 하에서의 개인취업자들 즉 ‘고용관계에 의하지 않고 일하는 자’들을 기존의 법제도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들을 법제도 내로 포섭해 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도 일하는 방식 개혁의 실행계획에서 중요한 검토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용관계에 의하지 않고 일하는 방식을 “비고용형 텔레워크”로 칭하는데, ▴이들에 대한 노동법규 적용 문제 즉 근로자성 문제, ▴노동법규가 적용되는 근로자가 아닌 경우 어떤 법적 보호를 미칠 것인가의 문제, ▴플랫폼이 매개하는 새로운 3자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의 문제를 핵심 검토과제로 삼고 있다.

플랫폼 이코노미 종사자들의 근로자성은 전세계적으로 문제되고 있다. 근로자의 권리와 보호, 플랫폼 사업자의 비용부담과 결부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종사자들의 다수는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피용자가 되길 원지 않지만, 동시에 불안정한 소득과 사회보험 수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어 결과적으로 이들을 노동시장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하는 점은 노동법의 중요한 이슈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들의 직업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훈련메뉴의 개발과 공공직업훈련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고용관계에 의하지 않고 일하는 자들이 직업활동을 이어가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확보하려면 고용관계에 의해 일하는 자들과 차별화되는 직무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종사자들의 직업능력 강화는 높은 전문성이나 기술이 요구되는 직역에서의 개인도급 활용을 촉진할 것이며, 이는 일할 기회의 확대 특히 더 좋은 일자리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동력 거래의 진전은 향후 일하는 방식과 노동시장 전체의 모습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이코노미 하에서의 우리 사회와 노동의 변화 모습, 방향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고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