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노사관계 특징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과 ‘소득주도 성장’을 기조로 고용노동정책을 추진했다. 우선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근로시간을 1주 52시간으로 단축했고, 전년에 이어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유지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산업현장 부담 완화를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포함한 재정지원 정책도 추진했다. 또한 6월 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13만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중앙단위 노사정 대화가 복원됐다. 민주노총이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 방안이 마련됐다.

그 결과 5월 국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이 통과됐다. 하지만 5월 29일 국회의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 양 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함에 따라 위원회 정식 발족과 대화 재개는 지연됐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고용부진으로 인해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2019년 적용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간 29.1%에 이르는 급격한 인상이다.

한계 상황에 놓인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다소나마 경감하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의 안정과 업종별 구분 적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노동계는 조직 확대와 6월 지방선거 대응에 주력했다. 양 노총은 ‘200만 조직화’를 금년도 주요 사업계획으로 정했다. 산하에 조직화 전담 특별기구를 설치하고 비정규직과 청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정규직 전환자에 대한 조직화에 집중했다.

민주노총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조합원이 7만6천여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 노총간의 조직화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금속, 공공부문에서 조직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노총은 정책협약을 체결한 여당 소속 의원, 민주노총은 자체 지지후보를 지원했다. 선거 결과 노동계 출신 또는 노동계의 지지를 받은 후보 중 총 58명(광역의회 22명, 기초의회 36명)이 당선됐다.

산업현장에서는 노사간 임금교섭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보였다. 5월말 기준 임금결정진도율은 23.4%로 전년 동기(10.4%) 대비 빨라졌고, 임금총액 대비 협약임금 인상률은 4.5%를 기록해 전년 동기(4.2%) 수준을 상회했다.

한편 노사관계는 6월말 기준 근로손실일수가 27만3천일로 전년 동기(9만4천일) 대비 3배로 증가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대형 완성차 사업장의 파업, 민주노총의 최저임금법 개정 반대 총파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통상 노동계의 하반기 투쟁을 주도했던 완성차업종 대기업 노사의 임단협이 비교적 조기에 타결됐다. 특히 현대차 노사가 여름휴가전 임단협을 마무리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하반기 노사관계 전망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안착과 노사관계 법제도 개정,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전망이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의 계도기간을 통해 사업장 감독과 재정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단축된 근로시간을 준수하며 계절적 요인에 따른 업무 증가, 수주량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근로시간 운용이 필수적인 만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를 비롯한 제도개선 여부가 중요하다.

정부는 노사관계 법제도 개정과 관련해 실업자・해직자의 노조 가입 허용을 비롯한 ILO 핵심협약의 국회 비준과 부당노동행위 처벌형량 상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는 노사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법안이 쟁점화될 전망이다. 야당은 최저임금을 업종별・연령별로 구분 지급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최저임금법 논의에 신중한 입장인 가운데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고용보험법 심의를 주장하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청년고용 의무비율 적용 대상을 민간기업으로 확대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도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감사에서는 개별 기업의 노사관계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는 산하 조직으로부터 국정감사에서 제기할 의제와 증인 신청 대상을 취합중이다. 부당노동행위 의혹 제기 사업장, 구조조정 진행 사업장에 대한 증인 채택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양 노총이 9월 이후 개최되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사회적 대화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이를 계기로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위해서는 10월 ‘정책대의원대회’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노조법 개정을 논의하는 만큼 노사간 이견 조율에 진통이 예상된다.

하반기 산업현장 노사관계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와 별개로 ‘적폐청산, 노조할 권리 보장, 사회대개혁’을 요구하며 11월 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산업 노사는 근로시간 단축과 인력충원, 임금인상에 대한 이견으로 산별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선산업에서는 장기화되는 업황 침체속에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과 유휴인력 처리 문제로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속에서 노사간 대립보다는 타협을 통한 합리적인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