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됐다.

이전까지 10명이었던 고용노동소위원회 의원 숫자가 8명으로 축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태년, 윤호중, 이용득, 한정애 의원이, 자유한국당에서는 임이자, 신보라, 이장우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는 김동철 의원이 고용노동소위를 맡게 됐다.

환노위 위원장(김학용 의원)과 고용노동소위 위원장(임이자 의원)을 모두 자유한국당에서 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고용노동소위에서 빠진다.

새로운 환노위 구성과 함께 이번 하반기에는 균형 잡힌 입법 활동을 기대해본다.

고용노동소위가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 적어졌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문성 있는 관료 출신으로 교체된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은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보완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환노위에는 기업 인력운용상 부담을 확대하는 법안이 다수 계류돼 있다. 신중한 논의 없이 통과될 경우 기업 경쟁력 약화와 투자 감소를 지속시킬 수 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과도 엇박자를 낼 수 있다.

최근 고용과 경제 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의 인상 등 급진적인 노동정책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이어진다.

다수 전문가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수정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회가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에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근로시간 단축 법안에 대한 보완 입법 논의

근로시간 단축 개정법이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시행 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 기업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신규인력 채용, 근무시간 유연화, 집중근로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근로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 다행히 정부도 산업현장의 혼란을 완화하고자 연말까지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고 단속과 처벌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보완 입법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우선 유연근무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무제를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근로기준법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제도가 부족하고 경직적이다. 대표적으로 현행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최대 3개월, 1개월로 제한돼있어 장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들에게는 활용 폭이 좁다. 제도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고 도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법안이 다수 계류돼 있다. 개정법도 정부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제도개선 의무를 부여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내에 제도개선 관련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입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인가연장근로의 사유도 확대해야 한다. 인가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법상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해서 근로할 수 있는 제도로, 현재는 자연재해와 재난으로 사유를 한정하고 있다. 이를 대규모 장치산업의 대정비 작업 등에도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개정법은 업종과 산업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했다. 업종의 특성상 연장근로가 일시적으로 12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가 부족하다.

이외에도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추가하는 법안, 대기시간의 범위를 확대해 근로시간에 포섭하는 법안,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 대상을 조정하는 법안 등 다양한 근로시간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관련 법안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일부 확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산입범위 재조정 논의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의 일정부분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됐다.

상여금은 해당년도 최저임금액의 월 25%(‘18년, 209시간 기준 39만원) 초과분을 산입범위에 포함한다. 현금성 복리후생비(식대, 숙박비, 교통비 등)는 해당년도 최저임금액의 월 7%(‘18년, 209시간 기준 11만원) 초과분을 산입범위에 포함한다.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비율은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축소돼 2024년에는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 모두가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개정법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매달 지급되는 일정부분만 포함된 것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산입범위가 확대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2년간 약 29% 상승한 최저임금의 부담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경기침체와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지목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산업현장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최저임금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국회는 최저임금 제도개선 관련 다수의 법안을 발의했다. 최저임금 결정 시 경제성장률, 노동생산성, 소비자물가 등을 고려하고 사업의 종류, 규모 및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 외에도 최저임금법의 벌칙을 완화하는 법안,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최저임금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법안,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 구성에 대해 다양성을 보장하고 국회의 추천을 반영하는 법안, 유급휴일수당을 최저임금 산입임금으로 명문화하는 법안 등이 발의돼 있다.

추가적으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준수여부를 위한 시급 계산시간 수’에 대해서도 입법적인 논의가 필요하겠다.

기간제·파견 근로자 사용 제한 및 보호 강화 관련 법안

상반기에는 근로시간과 최저임금 이슈로 인해 비정규직에 대한 입법 논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노사정위원회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청년·비정규직·여성 등 사회 각 계층의 의제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화해 비정규직 차별을 금지하겠다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정규직·비정규직 격차의 원인 중 하나는 정규직 과보호와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려면 현행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하므로 입법에 앞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1단계에 이어 2단계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1단계: 중앙행정기관, 자치단체, 교육기관, 공공기관, 지방공기업2단계: 자치단체 출자·출연,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자회사 / 3단계: 민간위탁기관)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 공공기관 자회사, 지방공기업 자회사 등 전체 600개 기관에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공부문부터 시작된 이번 정책은 민간부문으로도 확산될 예정이다. 정부는 민간부문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로드맵’을 마련해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생명·안전업무를 정규직화 하겠다는 법안도 여전히 쟁점이다.

2016년 안전사고 피해 근로자가 기간제·파견·협력업체 근로자였다는 점이 언론에 보도된 후, 생명·안전업무에 비정규직을 고용하거나 외주화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 이들 법안은 산업안전사고가 기업의 생산방식이나 고용형태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전문인력과 장비를 보유한 파견·협력업체가 더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경우가 많다. 산업안전사고 예방은 고용형태의 전환이 아닌,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노동법 개정 논의

현 정부는 지난 대선에서 △실직자·구직자·특수형태종사자 노동기본권 보장,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 △쟁의행위 손해배상·가압류 남용 제한 같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7월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를 발족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에 필요한 의제와 법률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해당 법안 처리가 가능하도록 빠른 시일 내에 합의문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자칫하면 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이 가능해지고 교섭대표노조가 아닌 소수노조의 교섭 요구에도 기업이 응해야 하는 만큼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과 기업 경쟁력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외 직장내 괴롭힘, 특수형태종사자 관련 법안

최근 폭언, 폭행, 집단 따돌림 등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내 괴롭힘을 금지할 법적 근거 마련이 논의된다.

정부는 직장내 괴롭힘의 개념·유형·사례 등을 명문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의 사용자의 조치 의무와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을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특수형태종사자 보호와 관련된 법안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특수형태종사자의 고용보험 의무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노동계는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노조법(특수형태종사자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 등), 산재보험법(산재보험 적용제외요건 강화 등), 고용보험법(고용보험 적용 등), 국민연금법(국민연금법상 근로자에 특수형태종사자 포함) 개정안 등이 계류 중이다.

고용위기 돌파를 위한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입법 논의 필요

최근 우리나라는 경기 침체와 고용 쇼크로까지 불릴 만한 고용률 하락에 직면했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의 노동정책이 경기를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된다. 국회가 입법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