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규사업장에서 대체근로 문제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회사는 쟁의행위기간 중이라도 생산차질이나 업무중단의 최소화를 위해 파업 중인 근로자를 대체하는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있다. 노동조합은 회사의 대체인력 투입이 단체행동권을 무력화시키는 불법적 조치라고 주장한다. 노동조합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현행 노조법은 쟁의행위기간 중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한 대체근로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쟁의행위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도급 줄 수 없다. 반면에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 파업참가자의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채용, 대체, 도급이 가능하다.

이번 호에서는 대체근로 투입과 관련된 노조법 규정의 해석을 통해 쟁의행위기간 중 허용되는 사용자의 대체근로 투입과 그 제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쟁의행위와 무관하게 이뤄지는 신규채용 등은 가능

사용자는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할 수 없다. 고용형태나 기간과 관계없이 쟁의행위에 참가한 조합원의 업무 수행을 위한 채용은 모두 금지된다.

그러나 쟁의행위와 무관하게 이뤄지는 신규채용은 가능하다. 자연감소에 따른 인력충원, 사업확장에 따른 신규채용, 수습근로자의 정식채용, 쟁의행위와 무관한 업무영역에 대한 신규채용, 쟁의행위 이전부터 추진된 채용계획에 의한 인력충원 등은 노조법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결원충원을 위한 신규채용이 표면상 이유에 불과한 경우는 대체근로 위반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전에 근로자를 신규채용 했더라도 쟁의행위로 중단될 업무를 수행케 하기 위해 채용했고, 신규채용자를 실제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에 투입했다면 노조법 위반이다.

‘당해 사업과 관계있는 자’의 대체근로 투입은 가능

노조법은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의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당해 사업과 관계있는 자’에 대해서는 대체근로가 허용된다. ‘당해 사업과 관계있는 자’란 업종·직종·조합원 여부 등과 관계없이 사용자가 경영하는 사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를 말하므로 당해 사업장의 비조합원과 파업불참 조합원 중 근로희망자에 대해서는 대체근로가 가능하다.

당해 사업 내 수개의 사업장이 있는 경우 업무가 일관된 공정하에 통일적으로 수행되고 노무관리와 회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본사 및 다른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대체근로가 가능하다. 예컨대, 본사와 지사, 공장 등 수개의 사업장이 장소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하나의 법인체에 속한다면 어느 사업장에서 쟁의행위가 발생한 경우 타 사업장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케 할 수 있다.

일용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도 당해 사업 내 근로자이다. 기왕에 사용해 오던 일용근로자를 계속 사용하거나 단시간근로자에게 연장근로를 시키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다. 파견근로자의 경우 파견계약에 의한 업무영역 내에서는 근무장소와 관계없이 대체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당초 파견계약을 벗어나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투입하는 것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도급의 대체근로 제한, 업무 변경 금지

도급이 금지되는 업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해 중단된 업무에 한정되므로 쟁의행위와 무관한 도급은 가능하다. 도급계약기간 만료의 경우에는 기존 계약내용의 범위 내에서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도급계약을 변경해 기존 업무에 새로운 업무를 추가해서 사실상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대체하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한다.

하도급업체 쟁의행위기간 중 원청업체의 직접 수행

하도급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하도급업체가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원청업체가 직접 자신의 근로자를 사용해 조업을 이어가는 것이 노조법상 대체근로금지 규정에 저촉되는지 문제된다. 대체근로금지는 노동쟁의의 직접적 당사자인 사용자에 대한 제한규정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쟁의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 노동조합의 노동쟁의 당사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원청인 도급업체가 하도급업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중단된 도급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하도급업체로 하여금 수행토록 하더라도 이는 노조법상 대체근로금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조법상 대체근로금지 규정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에 한정

대체근로금지 규정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쟁의행위가 정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규채용, 대체근로, 도급 등에 대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대체 또는 도급을 주더라도 노조법 위반이 아니다.

그러나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노동조합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주요 생산시설을 점거하는 등 불법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원의 사후적 판단을 받아 확정되므로 대체근로 투입 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필수공익사업의 특례

철도사업, 병원사업, 통신사업 등 필수공익사업의 경우에는 쟁의행위기간 중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해 파업참가자의 50% 범위 내에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거나 도급을 줄 수 있다. 필수공익사업은 생명·안전 등 공중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어 일반사업장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의 대체근로가 허용된다.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에도 비조합원이나 파업 불참자 등 사업 내 대체근로사용은 제한 없이 가능하지만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한 파견근로자의 사용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는 점은 일반사업장과 동일하다.

노사교섭력 균형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체근로 제도 개선은 필요

외국 입법례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와 같이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다수 국가들은 노동조합의 파업권과 사용자의 영업의 자유를 균등하게 보장하며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은 쟁의행위기간 중 대체근로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에도 파견근로자 투입을 제외한 대체근로가 허용된다. 노사교섭력의 균형 회복을 위해서라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대체근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