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지난 10월 8~12일간 일본해외산업인재육성협회(AOTS)가 개최한 선진 8개국 사용자단체 초청 프로그램에서 발표된 일본의 주요 동향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편집자 주>

Ⅰ. 일본의 노동경제 현황

인구변화

일본의 전체 인구는 1억2,805만 명에 달했던 2010년 이후 계속해서 감소, 2055년 8,993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점 대비 무려 32.3%가 감소하는 것이다. 동 기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에서 40.5%로 증가하는 반면, 15~64세까지의 경제활동인구는 66.1%에서 5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인구구조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노동시장참가율의 경우 한국이 23.7%인데 반해 일본은 그 보다 훨씬 낮은 16.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고령자 고용 및 처우

일본은 『고연령자고용안정법』개정으로 1998년 60세 정년 의무화를 시행한 데 이어 2013년에는 65세 고용 의무화를 시행하였다. 2004년 법 개정 당시 부칙에 명시했던 단계적 고용 연장(2007년 3월 31일까지 62세, 2011년 3월 31일까지 63세, 2013년 3월 31일까지 64세, 2013년 4월 1일 이후 65세)이 완전 시행된 결과이다.

일본은 65세 고용 의무화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에게 정년연령 인상, 계속고용제도 도입, 정년규정 폐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규정하였는데, 실제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년 60세 이후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정년 65세까지 연 단위로 고용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속고용을 실현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임금은 보통 정년 시 임금의 50% 수준이다.

연금제도

일본은 공적연금으로서 국민연금과 후생연금, 민간연금으로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퇴직연금 등 3층 구조의 비교적 촘촘한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금수급개시연령은 65세로 평균 월 6만 엔이 지급된다.

다만 60세부터 지급을 신청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연금액은 절반으로 감소하게 된다. 후생연금 역시 원칙적인 연금수급개시연령은 65세이며, 평균 월 5~20만 엔이 지급된다. 퇴직연금의 경우 보통 60세부터 10년간 지급하거나 종신지급 형태로 설계되는데, 종신지급 시 평균 월 5~20만 엔 정도가 지급된다. 65세 퇴직 근로자 입장에서 이 모두를 수령할 경우 평균 월 16~46만 엔의 노후소득 보장이 가능하다.

여성인력 확대로 인한 변화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참가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M자형 구조에서 종형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15~24세까지 급증하다가 25~29세, 30~34세 구간에서 급감한 후 다시 상승해 50세 이후 감소하는 전형적인 M자형 구조였지만, 2000년 이후 25~29세, 30~34세 구간의 젊은 여성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남성과 거의 흡사한 종형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장기 저성장의 여파로 가계소득 충당을 위한 전업주부들의 취업활동이 확산된 것도 있지만,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비해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을 적극 장려해 온 정책적 성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2000년 이후 외벌이 가정은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 맞벌이 가정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형태

일본의 2014년 기준 전체 취업자 수는 6,351만 명이다. 이 중 정규직은 3,633만 명(57.2%), 비정규직은 1,962만 명(30.9%), 자영업자는 556만 명(8.8%), 가족근로종사자는 168만 명(2.6%)이다. 비정규직(30.9%)은 파트타임(14.8%), 임시직(6.4%), 도급직(4.6%), 파견직(1.9%), 위촉직(1.9%)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타임의 경우 1988년 10.7%에서 2014년 18.0%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반면, 동 기간 정규직은 81.7%에서 62.6%로 감소, 종신고용 문화가 점차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특징

2010년 이후 일본의 실업률은 급격히 감소, 2017년 말 기준 2.4%를 기록했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2018년 7월 발표된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1.63이다. 구직자가 1명이라면 일자리는 1.63개라는 의미이다. 이는 44년 만의 최고치 기록이다.

4년제 대졸자의 대부분이 졸업 전 이미 구직에 성공한다고 한다. 와세다대학의 2018년 상반기 졸업생 취업현황을 보면, 졸업생의 98%가 이미 졸업 전에 구직에 성공했으며, 이들의 평균 초임은 월 20만엔, 연간 상여금은 4개월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연령대별 실업률을 보면, 15~24세 구간에서 유독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업의 주요 원인으로는 사업주기에 의한 인력수요 감소 원인, 기능 부족 또는 지방인구 감소 등의 구조적 원인, 이직을 위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마찰적 원인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보면, 이직을 위한 일시적 실업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대졸자의 1년 내 조기이직률이 10%, 연간 평균 이직률이 15% 수준이다. 즉, 청년 일자리가 많아 쉽게 이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세대별 실업형태를 보면, 청년층일수록 자발적 실업이 많고, 중고령층일수록 비자발적 실업이 많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조업 근로자의 근속연수별 임금수준

일본의 1~5년차 근로자 임금수준 대비 30년차 이상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보면, 성별 간 큰 차이가 있다. 남성의 경우 일본은 1.84배로 프랑스(1.28배), 영국(1.32배), 독일(1.57배)보다 높은 반면, 여성의 경우 일본은 1.46배로 프랑스(1.1배), 영국(1.24배)보다 높지만 독일(1.64배)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남성의 경우 1990년 당시 임금연공성이 2.1배였으나, 2000년 이후 성과급 및 역할급 임금체계 확산 등에 힘입어 그나마 1.84배로 감소한 것이라고 한다.

정규직 근로자의 장시간근로 관행

일본에서 정규직 근로자의 장시간근로와 그로 인한 과로사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전체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현재 1,750시간 수준인 반면, 정규직 근로자만 보면 여전히 2,018시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급기야 2015년 12월 일본 최대 광고기획사 덴쓰(電通)에서 동경대 출신의 엘리트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여, 24세)가 장시간근로의 부담으로 크리스마스 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일본은 정부 주도로 노사 대표와 학계전문가가 참여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 협의회』를 구성, 오랜 논의 끝에 올해 6월 연장근로 상한 설정 등을 골자로 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 법’을 통과시켰다.

Ⅱ. 노사관계 동향

장시간근로 현황

일본은 1987년 법정근로시간을 48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노동기준법 개정을 시작으로, 1992년 근로시간 단축 촉진법까지 제정하며 근로시간 단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연간 2,018시간, 1주 50시간 근로가 관행이었고, 연차유급휴가 사용률도 절반을 밑도는 48%에 불과, 수면시간 부족 및 과로사 등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었다. 2013년 통계에 따르면, 과도한 연장근로로 인한 뇌심혈관 산재보상 건수는 306건(사망 133건), 정신질환 산재보상 건수는 436건(자살 63건 포함), 업무관련 문제로 자살한 건수는 2,323건에 달했다.

일하는 방식 혁신

아베 정부는 원칙적으로 월 45시간, 연 360시간의 연장근로 한도에도 불구, 노사합의만 있으면 무제한 시간외근무 지시가 가능한 노동기준법 제36조(일명 36협정 또는 ‘사부로쿠’ 협정이라고 함)를 재검토, 연장근로 상한을 월 100시간, 연간 720시간으로 제한하였다.

이 규정의 적용은 대기업의 경우 2019년 4월부터 중소기업은 2020년 4월부터 시행된다. 월 6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에도 할증임금 50% 적용(2023년 4월 시행)된다. 또한 출퇴근 인터벌 제도를 도입, 전날 퇴근시간과 익일 출근시간 사이 11시간 이상의 일정한 휴식시간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연차유급휴가 규정도 대폭 손질하였다. 우선 6개월 간 80% 이상 출근한 경우 10일의 유급연차휴가를 부여하고, 매년 1~2일의 연차유급휴가일수가 증가, 입사 후 평균 6.5년이 되면 한도인 20일에 도달하도록 개정하였다. 또한 5일 이상의 연차유급휴가 사용을 의무화하고, 근로자의 신청에 의해 연간 5일까지 시간단위 연차휴가사용을 허용하였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

과거에는 전업주부들이 파트타임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2000년 이후에는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대졸 남성, 고령자들이 대거 비정규직으로 유입되었다. 2017년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62.7% 대 37.3%인데, 비정규직 37.3% 중 14.3%가 비자발적 비정규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체 비정규직(100%) 중에서 보면, 파트타임 및 부수입 종사자는 69.5%, 도급근로자 14.3%, 정년 60세 이후 연간단위 계약직 근로자 6.9%, 파견근로자 6.6%, 기타 3.8% 순이다. 고용형태별 임금(시급환산액)으로는 정규직 1,937엔(100% 기준), 단시간 정규직 근로자 1,432엔(73.9%), 풀타임 도급근로자 1,293엔(66.7%), 파트타임 근로자 1,081엔(55.8%)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은 일하는 방식 개혁 차원에서 파트타임 및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를 금지함으로써 ‘동일 근로, 동일 임금’ 원칙을 강화하였다. 우선 과거 파트타임 근로자 보호를 위한 『파트타임 노동법(단시간 노동자 고용관리 개선 등에 관한 법률)』, 기간제 근로자 보호를 위한 『노동계약법』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비정규직 법체계를 『파트타임 및 기간제 고용 근로자에 관한 법』으로 통합하였다.

새롭게 통합된 『파트타임 및 기간제 고용 근로자에 관한 법』은 직무기술서 내용이 동일하거나 직무기술서 및 직무할당이 동일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근로자의 경우 기본급, 상여금, 기타 처우 등에서 파트타임 또는 기간제 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

가령 상여금에 있어서도 장기근속에 대한 상여금이라면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차별 처우에 해당하지 않지만, 기업성과 기여도에 따라 지급하는 상여금이라면 비정규직에도 정규직과 균형을 고려해 상여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외에도 파견사업주에게는 파견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설명 의무, 사용사업주에 대해서는 파견근로자의 교육훈련, 복지 및 의료시설 사용 보장 의무를 부과하였다.

2018년 춘투 결과

일본의 노사단체는 올해 춘투를 통해 강한 일본경제, 생산성 향상, 인적투자 등 3대 원칙에 합의하였다. 고용을 중시하는 일본의 노동조합 운동노선의 영향으로 임금인상은 상대적으로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춘투를 통해 임금인상에 합의한 노동조합은 전국적으로 1,065개였으며, 평균 월 1,452엔의 임금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