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적 근로시간제란?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특정기간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기간의 근로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일정기간(단위기간)의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인 주당 40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경우 법정근로시간(주40시간)을 일감이 집중되는 특정 주에 최대 52시간(단위기간이 2주 이하인 경우 48시간)까지 조정할 수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주목받는 이유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사용자는 생산 물량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정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업무집중도를 높이고 장시간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업들이 활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크다. 지난해 7월 1일부로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휴일근로를 활용해 주당 최대 68시간 근로가 가능했기 때문에 굳이 활용할 필요성이 낮았던 것이다(CEO가 알아야 할 노동법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범위」참조).

하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실근로시간 한도가 주 52시간으로 축소됨에 따라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할 경우 실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입 요건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임의로 도입할 수는 없다. 2주 또는 3개월 단위기간에 따라 법에 정해진 도입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① 단위기간 2주 이내

2주 이내 단위기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에 관련 규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취업규칙에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직 판례가 없다. 고용노동부 역시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함”이라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② 단위기간 3개월 이내

3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조금 더 복잡하다. 우선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가 필요하며, 그 합의 내용에는 적용 대상 근로자(전체 또는 직종, 사업부문 등), 단위기간 내 근로일과 해당 근로일별 근로시간 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대표는 근로자 과반수로 이뤄진 노동조합,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다면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뜻한다.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이 자동적으로 근로자대표가 되는 것은 아니며, 회사가 특정인을 근로자대표로 지정해도 법적 지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하에서의 근로시간 상한

기본적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으면 1주 12시간을 한도로 연장근로가 당연히 가능하다. 여기에 단위기간별로 특정 주 최대 근로시간 상한을 합산하면 주당 최장 근로시간이 산출된다.

① 단위기간 2주 이내

주 52시간 근로 상한을 기준으로 2주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주당 최대 60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 근로시간 분배로 특정 주에 최대 48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고, 여기에 별도의 연장근로 12시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② 단위기간 3개월 이내

주 52시간 근로 상한을 기준으로 한 3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 근로시간 분배로 특정 주 최대 52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고, 여기에 추가로 연장근로가 12시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13주간 운영할 경우, 7주간은 근로시간 상한 52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합산하여 주당 64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다. 나머지 6주는 근로시간 상한을 26시간으로,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하여 주당 38시간 근무 편성이 가능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하에서 근로시간을 극단적으로 분배한다면 10주간 연속해 주당 64시간 근무(52+12)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 3주간은 기본 근로시간이 0시간으로 설정되어 설비가동이 멈추는 수준이므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한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짧은 단위기간과 까다로운 도입 요건, 운용상의 경직성 등을 그 한계로 지적받고 있다.

① 짧은 단위기간

현행 최대 3개월의 단위기간은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어컨 등 계절적 제품 사업장의 경우 3개월이 넘는 성수기 수요가 발생하므로 3개월 단위기간은 이에 대응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에도 납품 기간을 맞추기 위해 2개월 이상의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게임 등 IT업계 역시 새 제품 출시를 전후하여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것이 전 세계적인 업계의 흐름이다. 결국 현실적으로 3개월 이내 단위기간으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본질을 충분히 살려 활용하기에 부족하다.

② 운영조건의 경직성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3개월 이하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단위기간 내의 근로일과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3개월 단위의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사전에 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당장 다음 주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제조업은 언제 주문 물량이 몰릴지 예상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현실과 괴리된 근무스케줄 사전합의 요건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에 큰 제약 중 하나이다.

③ 근로자대표 서면합의 요건

탄력적 근로제는 해당 직무나 특정 부서 근무자의 의사가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반수 노조 등 전체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노동조합이 반대하면 활용이 불가능하다.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역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면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과반수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3개월 단위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또한 특정 부서나 직군에 한정해 제도를 도입하고자 할 경우에도 도입 대상과 관련성이 없는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와 서면합의를 해야 하므로 대상 부서, 직군 근로자들의 의사가 왜곡될 가능성도 크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개선 방향

실근로시간 상한 주 52시간 시대에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우리 기업이 선도적으로 시장수요에 대응하고 고품질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시간과의 싸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유연한 근로시간 활용으로 특정 기간 근무집중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단위기간 확대, 도입 및 운용요건 완화 등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