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인실 서강대 교수가 ‘제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요약 편집한 것이다<편집자 주>

한국경제가 당면한 환경 변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생산이 급격히 둔화되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일부 신흥국 위기로 확산되었으며, 중국경제의 변동성도 증대되었다. 국가는 물론 기업과 개인의 삶이 글로벌, 거시적 복합 위험에 전례없이 노출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소득불평등이 완화되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악화되기 시작하였는데, 최근 2년~3년간은 다소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선진국들은 다소 악화된 모습이다.

인구구조도 변하고 있다. 2015년 유엔 자료를 살펴보면 주요국의 평균수명이 상향 수렴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평균 연령이 40세였으나, 2030년 47.5세, 2050년에는 53.9세로 예상되고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시스템은 1960년대~1970년대 수출주도형 경제시스템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내수주도로 전환하는 듯 하였으나 다시 2000년대 수출비중이 확대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제적 조정 능력이 상실됐고 근로자, 주주 등의 이해관계자 간 조정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낙후된 시스템이 노동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이 모두 낮은 상태다.

1990년대 이후 중국 등 개도국의 등장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로 유례없는 국제무역의 증가가 있었다. 한국 경제에서 對중국 수출의존도는 2017년 기준 26%로 2000년 10.7%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다. 10년마다 반복되어온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선진국들의 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감소한 반면 신흥국들의 부채는 크게 증가하여 신흥국 발 위기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의 당면 현황

우리나라는 계속 2%대 저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재정, 통화정책을 아낌없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지 못하고, 재고가 늘고 공장가동률도 낮다. 살아남기 어려운 한계기업들도 많다. 정부가 지출을 하지 않았으면 2%대 성장도 어려웠다는 얘기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은 자본과 노동, 생산성이 결합되어야 하는 것인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주당 근로시간도 최근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이렇게 빠르게 변화된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고용률은 아직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일본은 최근에 비교적 빠르게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최근 크게 나아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고용률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이 고용의 질이다. 과거 10년간(2008~2016) 산업별 일자리 변화를 보면, 주로 장기요양보험, 무상보육과 같은 제도를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났는데 이들의 일자리는 고용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없다. ‘괜찮은 일자리’는 부족하고 자영업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0세 정년연장이 되었지만, 임금제도 개편이 지지부진하다보니 고용은 늘지 못하고 비정규직은 더 많이 양산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1997년 182.3만명에서 2017년 409만명으로 증가했는데, 이러한 고령자 취업자 수 증가는 노인 빈곤을 시사하는 측면이 크다.

한국경제의 미래 과제

특히 우리나라는 취업과 실직, 재취업의 근로 빈곤이 심각한 상황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경제시스템의 전반적 개선을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유연-공정-안정의 삼각형을 구축해 성장-고용-분배(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참고] 2015년 시간당 임금총액 기준 – 대기업 정규직 : 대기업 비정규직 : 중소기업정규직 : 중소기업 비정규직 = 100 : 65 : 49.7 : 35)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여 고용창출형 유인구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동시에 고용연계형 실업부조 도입, 근로장려세제 확충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한국경제에 위기이자 기회다. 노동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는 지금, 1950년대 제정된 근로기준법으로 아우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고용주의 지휘명령에 따르기 보다 자율적 근로가 확대되면서 프로젝트형 근로증가, 특수형태 근로자가 증가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기간제, 시간제,파견 등 다양한 고용형태의 노동이 공급되고, 사용주와 근로자가 1:1 관계를 벗어나 m : m 관계가 확산되어 집단적 노사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