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조정훈 아주대 통일연구소장이 ‘제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요약 편집한 것이다<편집자 주>

70여년 국제개발협력이 북한개발에 던지는 메시지

1. 저소득 국가 – 현지화 해결책의 필요성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천불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학자들이 이마저도 의문시 할 정도로 북한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평양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이 1천달러를 넘을지 몰라도, 그 외 지역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낮은 구매력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살 능력이 있을까?

한국 수자원공사에서 북한의 수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사업 협상을 시도한 적이 있다. 탈북자 대부분이 수인성 질환을 앓고 있을만큼 북한의 수질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우리의 선진 기술력으로 해결해 주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한국의 수자원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만한 전력 공급이 아예 불가능했기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처럼 북한 현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의 시스템을 이식해준다는 컨셉은 굉장히 도전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산한 제품 서비스가 현지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검증없이 접근을 시도한다면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2. 전환경제 – 기회의 불균형과 결과의 차이

북한은 체제전환을 앞두고 있다. 체제전환이 일어나는 국가에서는 약간의 기회 차이가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기업가들, 지자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대부분의 관심은 평양이다. 재매결연도, 사업도 평양과 하길 원한다. 그러나 남북경협이라는 이름으로 평양만, 기득권층과의 교류에만 집중하면 북한은 상상할 수 없는 격차사회가 될 것이고 이것은 우리에게 더 큰 부담이자 나아가 통일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3. 분쟁취약국 – 높은 불확실성

세계은행에 근무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2년 정도 기간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보급하려다 교육부 장관에게 거절 당한 경험이 있다. 거절의 이유를 묻자, 교육부장관은 “당신과 내가 2년 뒤에 살아 있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분쟁 취약국 국민들은 분쟁이 일상이다 보니 길게 생각을 하지 못한다. 생각할 수 있는 주기가 6개월을 넘기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들과 5년짜리 사업을 논하는 건 그들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단어와 언어일 뿐이다.

성공적 북한 개발을 위한 3대축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국제사회와 한국이 민간기업을 지원하는데 여러 가지 정책적 재정적 지원방향이 될 것이다.

1. 지속가능발전

국제사회가 현재 이야기하는 패러다임이 ‘지속가능발전’인데, 사회발전은 경제 뿐 아니라 교육 인권 성평등 등 17가지 항목이 밸런스를 이루면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압축 성장하는 바람에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북한은 평가 항목 중 자동차배기가스 부문에서는 아주 우량한 상태를 보이는데, 이는 그만큼 경제적 낙후 상황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국제금융기구가 북한을 지원하게 된다면, 지속가능발전 평가 항목 중 낙후된 분야를 기본으로 하여 지원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2. 혁신을 통한 단번도약발전

북한이 개발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이 과학기술이다.
사회주의는 물질이 정신을 규정한다고 믿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올인하고 있다. 북한 출신 과학자들을 만나보면 섬뜩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북한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 부르면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관련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 및 도입하고 있다. 북한과 사업을 함에 있어서 과학기술을 통한 사업 제안을 하면 북한이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굴뚝산업, 재고처리, 이런 접근보다는 북한이 지향하고 있는 혁신적 발전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고민한다면 북한에 훨씬 더 많은 관심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북한 주민을 위한 포용적 발전

북한의 빈부 격차는 어마어마하다. 가장 비싼 주택과 가장 싼 주택의 가격 차이가 3,300배에 이른다. 더구나 북한은 빠른 속도로 양극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경제사회적 시사점이 있다. 그걸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정책들, 약간의 공익성을 갖춘 사회적가치를 증진하는 방향의 사업을 펼칠 경우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의 지원을 상당 수준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북한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 북한을 좀 더 알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은 70년 전 북한도 아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북한도 아니다. 북한에 대해 체계적, 시스템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둘째, 북한에 대해서 사업기회를 찾을 때 시나리오를 꼭 복수로 짜야한다.

남북한 시나리오를 복수로 만들고 각각의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 이익이 보장 되어야겠지만, 사람, 환경, 이익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사업모델과 경영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훨신 더 남북협력의 바람직스러운 모델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한국이 가진 여러 가지 어려움을 단번에 극복할 보물창고라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라도 빨리 준비하는 기업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