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부가 발표한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2017년 기준 노조조직률은 10.7%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조합원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양 노총이 조직확대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규노조 설립이 증가하고 복수노조 사업장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노조 사업장이라도 노조법은 하나의 사업장 내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과 노사관계 안정성 도모를 위해 1사 1교섭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사업(장)을 교섭단위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선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한 번의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동의하거나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 복수의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이번호에서는 복수노조 사업장의 개별교섭 동의와 교섭단위 분리제도에 대해 알아본다.

개별교섭 동의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후 14일 이내에만 가능

복수노조 사업장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7일),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5일), 자율적 교섭대표노조 결정(14일), 과반수 노동조합 확정공고,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노동위원회 결정에 따른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의 순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되는데, 개별교섭은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때부터 14일 이내에 사용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해당기간 외에 노사가 개별교섭에 합의하더라도 효력이 없다.

개별교섭 동의한 경우 확정된 교섭요구 노동조합은 각각 사용자와 교섭해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개별교섭에 대한 동의는 원칙적으로 그에 따라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까지만 유효하다.

사용자는 기존 교섭 관행, 사업장 분포, 노동조합 특성 등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개별교섭과 창구단일화 중 어느 교섭 방식이 사업장 상황에 적합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개별교섭을 진행할 경우 교섭횟수가 증가하고 노동조합별로 근로조건이 상이해져 노무관리가 복잡해지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사업장이 산재해 있고 사업장별로 업종이나 근로형태가 상이한 경우나 각 노동조합 구성원간 근로조건(내근직, 현장직), 고용형태(정규직, 비정규직) 등이 상이할 경우에는 오히려 개별교섭이 사업장 현실에 부합한 단체협약 체결에 적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사업장 중에는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비나 노조간 과열경쟁에 따른 노사관계 불안을 우려해 개별교섭을 선호하는 기업도 있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사건의 상당수는 건설․플랜트업과 용역업

하나의 사업(장) 내라도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등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받을 수 있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노사 양쪽 또는 일방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전 또는 교섭대표 노동조합 결정 이후에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이후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받았다면 당해 교섭부터 교섭단위 분리 결정의 효력이 발생한다.

개별교섭 동의의 경우 차기 교섭에서 교섭형태를 다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나, 교섭단위 분리의 경우에는 노동위원회 결정이 취소되기 전까지는 분리된 교섭단위별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노동위원회는 신청이 있는 경우 30일 이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 객관적 요소와 분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사례들의 특징을 보면, ⅰ) 별개의 취업규칙이나 임단협을 적용받았거나, 지역이나 사업장별로 여건에 큰 차이가 있는 등 근로조건에 현저한 차이가 존재했고, ⅱ) 기존부터 개별교섭을 해왔던 관행이 존재했던 곳이 많았다. 또한 ⅲ) 인사노무 관리가 분리되어 있거나, 노사가 모두 분리에 동의하는 경우에는 교섭단위가 분리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노동위원회는 ⅰ)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의 특성이나 직무의 특성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불과한 경우, ⅱ) 교섭단위 분리를 주장하는 노동조합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 간에 하나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적용받고 있거나 인사노무관리가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경우, ⅲ)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의 조합원 범위를 직종별 제한 없이 전체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를 분리를 부정하는 요소로 삼았다.

노동위원회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1,066건의 교섭단위 분리 사건을 처리하면서 668건(62.7%)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상당수의 사례가 지역과 사업장에 따라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는 건설,플랜트업종과 시설관리,경비,청소업무 용역업종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부분이나 고용형태에 따른 교섭단위 분리 인정 사례 증가

사업장 내 특정 업종(사업부분)이나 직종을 중심으로 한 신규노조 설립사례가 증가면서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 업종이나 직종단위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고 인정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업종별 교섭단위 분리사례를 보면 대표적으로 A사는 사측의 신청으로 모트롤 사업부와 기타 사업, B사는 소수 노조의 신청으로 중공업부문과 기타 사업부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 결정을 받았다.

분리 결정에는 사업부문별로 업무의 내용과 성격이 현저히 다르고, 인사노무관리의 상당부분을 사업부문 단위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행사해 왔던 점, 이로 인한 근로조건의 차이와 교섭을 별도로 진행해 온 관행이 있었던 점 등이 교섭단위 분리에 영향을 미쳤다.

직종(생산직/사무직, 일반직/기능직 등)이나 고용형태(정규직/비정규직, 상용직/기타 직종 등)를 이유로 교섭단위로 분리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서는 대체로 근로조건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없고 차이가 노사관계의 본질적 기초를 달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직종이나 고용형태간 근로조건 차이가 명확하고 분리채용 및 상호간 전환이 차단되어 있는 등으로 차이가 커서 교섭대표노조가 다른 직종이나 고용형태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을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분리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직종간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C사의 경우에도 생산직 위주로 조직된 1노조만 존재하다가 과장급 이상 사무직만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제2노조가 설립된 경우로 노동조합 조직대상 범위가 다르고(대리급 이하, 과장급 이상), 임금(정액정률, 연봉제)과 인사제도(연공기반, 성과기반) 등에 차이가 있다며 분리의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교섭대표노조가 다른 직종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조직대상 범위가 다른 직종을 포괄하고 있는지도 분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형태와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최근 대법원이 고양시도시관리공사에 대해 공무원 보수규정의 적용을 받는 일반직‧기술직과 그렇지 않은 상용직간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의 현격한 차이를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 노동위원회는 같은 이유로 다수의 대학교에 대해 시간강사와 일반 직원간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고, 서울대학교의 경우 같은 직원간에도 법인이 직접 채용한 직원과 소속 기관이 자체 예산으로 채용한 직원간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

단체교섭 방식은 교섭의 진행이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별교섭 동의나 교섭단위 분리여부는 노조법상 규정뿐 아니라 사업장 노사관계, 교섭관행, 조직의 변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특히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때에는 기존 판정 사례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통해 분리의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충분히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