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 세탁기 고율 관세로 일자리는 늘었지만 소비자 부담 증가

미국 정부가 자국 세탁기 제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세탁기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가 오히려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카고대학과 연방준비제도(연준) 경제학자들은 지난 4월 22일 미국 정부가 수입 세탁기에 부과한 고율 관세에 따른 비용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탁기 관세로 미국 정부는 세수 8,200만 달러(한화 약 934억 8천만원)를 확보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15억 달러(한화 약 1조 7,100억원)의 비용이 전가됐다”고 밝혔다.

세탁기 관세는 미국 세탁기 제조업체 월풀이 2017년 5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 내 생산기반을 파괴하고 일자리를 없앤다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월풀의 요청에 2018년 1월 미국 정부는 수입 세탁기 120만대까지는 20%, 그 이상의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적용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바 있다.

고율 관세에 따라 기업들은 세탁기 가격을 인상하면서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건조기 가격까지 함께 인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은 각각 86달러(한화 약 9만 8천원), 92달러(약 10만 4,800원) 인상됐다. 세탁기 관세에 따른 20% 가격 인상분을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에 각각 11.5% 반영한 것이다. 수입 제품 가격이 오르자 가격경쟁력이 생긴 미국 월풀 역시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미국 정부가 고율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세탁기 공장에서 약 1,800개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했으나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15억 달러의 비용을 전가시켜 이끌어낸 비효율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월풀의 시장 점유율은 세이프가드 발효 이전보다 1%p 떨어진 15%대에 머무르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세탁기 공장을 설립해 일자리 1,600개를 창출했으며, 월풀은 오하이오주 공장에 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일자리 1개를 만드는데 81만 7천달러(한화 약 9억 3천만원)가 들어간 셈이라, 관세를 이용한 일자리 창출 방식은 고비용·저효율이라는 평가다.

EU-영국, 브렉시트 기한 조건부 연장 합의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지난 4월 10일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조건으로 브렉시트 기한을 올해 10월 31일까지 연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작년 11월 EU와 영국정부는 영국의 EU 탈퇴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탈퇴협정을 타결했으나 영국 하원이 해당 협정을 세 차례에 걸쳐 부결시켰다. 이에 양측은 아무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지난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기한을 4월 12일로 1차 연기한 바 있다. 1차 연기 이후에도 합의문 채택에 진전이 없자 추가로 기한을 연장하게 된 것이다.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을 지속적으로 부결시키는 이유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회원국으로 남게 되는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때문이다.

EU와 영국정부는 아일랜드-북아일랜드간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 설치를 피하기 위해 당분간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영국 하원 내 의원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

EU는 브렉시트를 6개월 연기하되, 영국 하원이 기한 이전에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즉시 탈퇴하는 ‘탄력적 연기(flextension)’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영국은 5월 23일~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영국 하원이 탈퇴협정을 부결시켰기 때문에 유럽의회 선거 기간에도 EU 회원국 신분을 유지하게 됐고, 이에 따라 선거에 참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상황에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영국이나 EU에 이익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유럽의회 선거참여 비상계획을 준비 중” 이라고 밝힌 바 있다. EU집행위원회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올해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가 연기됐지만 영국이 언제, 어떻게 EU를 탈퇴할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영국은 이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기업, 청년 인재 확보 위해 임금인상·임금제도 개편 나서

일본 주요기업들이 청년 인재 확보를 위해 대졸 초임 인상과 임금제도 개편 등 유인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간 일본기업들은 평생직장에 따른 연공서열형 임금제도를 도입해 통상 상대적으로 낮은 대졸 초임을 고수해왔으나,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에 따른 인력부족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결국 대졸 초임을 인상하게 된 것이다.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2020년 봄 입사 예정인 대졸 신입사원 650여명의 월 급여를 현재보다 21%p 인상된 25만 5천엔(한화 약 261만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임금 인상도 검토 중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그간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려 했으나 외국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낮은 초임 탓에 인재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해외 인턴십 제도를 도입하는 등 우수인재를 모집하려는 노력은 있었으나 해외 인턴십이 실제 입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인턴십을 마치고서도 실제 취업은 임금이 높은 타기업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대졸 초임을 일본 대형상사인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의 초임과 같은 25만 5천엔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큐피(식료품 제조), 니토리(인테리어), 이온 리테일링(유통), 로손(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외에 기존 임금체계를 개선해 능력에 따라 개별적으로 연봉을 책정함으로써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서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 메신저 앱 업체 라인은 전문기술 엔지니어 채용전형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첫해 연봉 하한선을 올해 대비 100만엔 인상된 700만엔(한화 약 7,180만원)으로 결정했다.

야후재팬은 지난해 3월 웹서비스 개발자 등을 위한 ‘엔지니어 스페셜리스트 전형’을 신설하고 첫해 연봉을 일반 대졸 신입 대비 50% 높은 650만엔(한화 약 6,67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으며, AI개발 스타트업 중 대표적 유니콘 기업으로 알려진 프리퍼드네트웍스도 실적에 따른 차등 임금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교사의 전직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넥스트비트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폐지하고, 자격증 보유 여부·인턴 실적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키로 했다.

중국 IT업계 근로자, 보상 없는 장시간 근로관행에 반발

중국 정보기술(IT) 업계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보상 없는 장시간 근로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996 근무’로 일컬어지는 중국 IT업계의 장시간 근로관행은 주요 IT기업에서 엔지니어와 개발자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주당 72시간 근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중국 IT업체의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은 996에 따라 일하다가는 중환자실(ICU)로 간다는 의미의 ‘996.ICU’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996 근무를 시행하는 48개 기업 명단과 근무시간을 공개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주요 IT기업들은 9시에 출근, 오후 10시 이후에 퇴근하는 주 6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996 근무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닷컴이 1996년 처음 도입한 이후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동영상 앱 ‘틱톡’을 만든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앞다퉈 적용할 만큼 기업 성장의 핵심요소로 인식돼 왔다. 이에 다른 IT기업들도 996을 도입, 중국 IT업계에는 장시간 근로관행이 만연해졌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며 노사 합의가 있으면 일 3시간, 월 36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주 5일 근무제 기준, 연장근로를 포함하면 주 근로시간은 최장 55시간이지만 IT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의 근로시간은 이보다 훨씬 긴 72시간 이상이다. 중국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IT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장시간 과로에 건강을 해친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이다.

최근 중국 IT기업에서 근무하던 젊은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근무 중 사망하는 일이 다수 발생하면서 직접적인 원인으로 996 근무가 지목되기도 했다. 이 외에 IT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으며 임금삭감이나 구조조정에서 나아가 996 근무를 통해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선진국 기업 13% ‘좀비기업’…초저금리 기조 때문

선진국 기업 가운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정부지원이나 대출로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이 13%에 이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좀비기업이란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부실기업으로,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를 빗대 좀비(Zombie) 라는 별칭이 붙었다. 특히 10년 이상 된 기업 가운데 수익으로 비용 충당이 불가능하면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는 주요국 상장기업 4천여개를 조사한 결과, 좀비기업 수가 536개로 전체의 1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BOA는 “지난해 경기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좀비 기업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좀비기업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침체기 수준(626개)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지난해 자체보고서를 통해 80년대 후반 선진국에서 2%수준에 불과했던 좀비기업 비중이 2016년 12%로 급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과거 좀비기업들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생겨났으나 최근에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 과정에서 풀린 저금리 자금, 이른바 ‘이지머니(easy money)’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하트넷 BOA 수석투자전략가는 “2009년 이후 수익구조가 무너진 기업들이 생겨났다”며 “그러나 제로(0) 금리가 유지되면서 파산신청을 한 기업 수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낮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 역시 대출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좀비기업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연준)은 2015년 12월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 10년간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했으며, 유동성 공급을 위해 4조 5천억 달러(한화 약 521조 5천억원)를 시중에 풀었다. 연준은 2015년 12월 이후 지난해까지 9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나, 올해는 경기둔화를 우려해 금리인상을 중단할 계획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역시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BOA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좀비기업들은 노동과 자본을 낭비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생산적인 회사들의 투자와 고용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정책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 좀비기업들이 파산하면서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