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전규안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

세법개정과 관련하여 요즈음 가장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주제는 아마도 가업상속공제일 것이다. 지난 6월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개편방안을 발표하였다. 주된 내용은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고 사후관리기간 중 업종변경범위를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확대하고, 사후관리기간 중 자산 20% 이상 처분금지에 대하여 예외범위를 확대하고, 사후관리기간 중 중견기업의 고용인원 의무비율을 120%에서 중소기업 수준인 100%로 낮추는 것이다.

한편, 피상속인 또는 상속인이 상속대상 기업의 경영과 관련하여 탈세나 회계부정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에는 가업상속공제를 배제하고 사후 추징하는 요건이 추가되었다. 정부개편안의 내용은 사후관리요건을 일부 완화하고 탈세나 회계부정시 사후추징하는 것을 추가한 것이다.

정부개편안에 대하여 업계에서는 미흡하다는 의견인 반면에 일부에서는 가업상속공제는 부의 세습을 지원하는 것이고 한도가 20년간 500배 급증하였다며 가업상속공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서는 적용대상과 한도액은 증가되어 왔으나 적용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적용사례가 많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첫째,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의 확대 문제이다. 현재는 ‘중소기업 및 직전 3년 평균 매출액 3천억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매출액 1조원 미만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한다. 가업승계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리있는 주장이다. 다만, 3,000억원을 넘는 기업의 경우에는 독일의 경우처럼 ’필요성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도입하면 가업상속공제의 적용대상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가업상속공제 한도액의 증가 문제이다. 현재의 가업상속공제액은 가업상속재산의 100%로 하되, 최대 500억원을 한도로 하고 있는데, 이를 2,500억원으로 증가시키자는 의견이 존재한다. 가업승계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이 역시 일리있는 주장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500억원을 넘는 기업의 경우에는 ’필요성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셋째, 업종변경범위의 확대와 사후관리기간 중 자산 20% 이상 처분금지의 완화 문제이다. 정부개편안에서 현행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확대하고 사후관리기간 중 자산 20% 이상 처분금지에 대하여 예외범위를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 업종변경과 자산처분 금지와 관련해서 우선적으로 생각해볼 점은 가업상속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즉, 가업상속의 목표를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가업’을 물려받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인가, 아니면 상속인이 피상속인이 운영하던 ‘기업’을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인가이다.

‘가업’을 물려받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업종변경범위의 확대와 사후관리기간 중 자산 20% 이상 처분금지의 완화는 불필요한 것이고, ‘기업’을 물려받는 것(즉, 고용창출)에 초점을 둔다면 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모든 것이 급격히 변화하는 현재,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는 현재 새로운 사업진출이나 사업내용 조정을 어렵게 하는 업종변경범위의 제한과 자산 처분금지 조항은 상당부분 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종변경범위는 대분류 내로 확대하고 처분한 자산을 재투자한다는 전제하에서는 기존자산의 처분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가업상속“이라는 용어를 ”기업상속“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후관리기간 중 고용인원 의무비율의 문제이다. 현재 사후관리기간 중 고용인원 의무비율은 중소기업은 100%이고 중견기업은 120%인데, 정부개편안에 의하면 중견기업의 비율을 100%로 낮추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무비율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기준이 고용인원인가, 아니면 총급여인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고용인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에는 고용의 신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총급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사업진출이나 사업내용 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총급여 기준을 도입하여 고용인원과 총급여 기준 중 기업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노동집약적인 가업을 물려받은 상속인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업내용을 조정해서 고임금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총급여 기준이 타당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가업상속공제에 대한 단기적인 개선방안이다. 장기적으로는 상속인의 상속재산 처분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자본이득세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캐나다와 호주 등에서 도입한 방안으로서 복잡한 세제가 단순화되고 상속시점의 상속세 부담 감소와 고용유지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는 현행 세제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므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 외에 가업상속지원과 관련하여 중요한 제도는 중소기업 최대주주 등의 주식 할증평가 적용특례이다. 현재 비상장주식의 평가시 최대주주등의 지분율이 50% 이하이면 20%(중소기업 10%), 50% 초과하면 30%(중소기업 15%)를 할증하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할증을 배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최대상속세율은 65%로서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것이다. 주식의 평가시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이므로 최대주주 등의 주식 할증평가는 폐지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고, 최소한 할증배제 대상기업을 현재의 중소기업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되는 기업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으로는 가업상속지원세제를 통한 지원이 고용창출과 경영노하우의 전수 등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가업승계자와 후계자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가업을 승계하는 후계자들이 가업을 성공적으로 승계하여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경영과 기술, 노무, 회계, 재무 등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가업상속지원세제의 개선을 통해 가업상속지원제도가 본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