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

올 해 상반기 노동시장의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평균 20만 7천명 증가하였으며, 14만 2천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던 2018년에 비해 수치 상으로는 고용여건이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의 고용실적은 지난해 고용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일자리 질 저하, 높은 구직난이 계속되면서 노동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히 높았던 시기였다.

구체적으로는 올 상반기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34만 5천명 늘면서 전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한 반면, 핵심근로계층인 40대 취업자는 16만 8천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또한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 일자리가 계속 늘어난 반면,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수는 1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자는 6개월째 100만명을 웃돌았으며 구직단념자도 상반기 평균 54만명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전년과 마찬가지로 10% 수준에서 개선되지 못했고, 잠재적 실업자까지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24%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고용시장 부진이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저성장 단계에 접어든 경제 구조에서 폭발적으로 고용 수요를 견인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최근 美-中, 韓-日 무역분쟁을 비롯한 외부 불안요인이 확산되면서 대외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점도 국내 투자와 고용 여건 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노동시장 내부의 사정도 녹록치 않았다. 최저임금 합리화를 위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 및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문제는 논의의 첫발도 떼기 힘들었다. 통상임금, 불법파견 등과 관련된 사법부의 판단 역시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정부가 혁신성장을 표방하고 다양한 분야의 규제를 완화하는 대책들을 발표했지만 산업현장에서 체감할 수준의 규제 개혁이 이뤄지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2019년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

올해 하반기 노동시장 역시 상반기와 유사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 수출규제와 같이 단시일 내에 해소하기 어려운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으며,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구조 개편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5개월 연속 ‘경기 부진’ 흐름이 지속되며 주요 경제 수치가 대부분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고(‘19. 8월 기준, 기획재정부 그린북),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조정(골드만삭스 2.2→1.9%, 모건스탠리 2.2→1.8%, S&P 2.4→2.2% 등)하기도 하였다.

최근 한국은행(18만명)과 한국노동연구원(22만명)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취업자 증가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20만명 내외로 예상되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산업현장의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그 수준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규제 샌드박스 확산, 서비스 핵심규제 개선 등 기업 투자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공공근로 등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확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 특수형태종사자 고용보험 적용, 작업중지 명령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안전·환경규제 강화 대책들이 추진되면서 정부예산 주도의 일자리 창출, 산업현장의 고용환경 악화, 기업 경영부담 가중 등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인구대책‘에서는 정년에 이른 근로자를 재고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중장기 과제로 정년 65세 연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인건비 부담 상승,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갈등 문제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외에도 2020년 시행 예정인 고령퇴직자 전직지원 의무화와 가족돌봄 근로시간 단축 등을 위한 하위법령 개정, 그리고 장애인 의무고용률 인상 등 규제 강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기업이 체감하는 고용·노동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노동시장을 위한 제언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경제주체는 기업이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규제개혁이 가장 시급하다.

특히 이번 일본 수출규제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극적 규제 완화를 통한 신기술 개발, 생산역량 확보 등 산업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며, 이것은 결국 미래 성장잠재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을 비롯한 노동정책들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책의 속도 조절과 산업현장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정규-비정규’의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고용형태의 다양화, 생산방식의 다변화 등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고용노동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구조개혁도 시급하다.

나아가 국부 창출의 주역인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반감을 줄이고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사회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이번 하반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며, 이를 위한 실질적 변화가 절실한 시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