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및 문제점

근로시간을 최대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연장근로 주 12시간)으로 대폭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법이 2018년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산업현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함께 통과됐어야 할 유연근무제 보완 입법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합의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방안은 물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한 유연근무제 개선을 위한 국회 입법 논의는 답보상태다.

산업현장에서는 시장 여건 변화, 납기 준수, 기술 개발, 계절적 수요 또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집중 근무가 필수적인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유연근무제도로는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에는 최대 주 68시간의 근로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유연근무제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으나, 2018년부터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대폭 단축되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유연한 근로시간 운용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현행 유연근무제도는 엄격한 도입 요건과 운용 요건, 짧은 단위기간 등으로 경직되어 있어, 기업들이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현행법은 근로시간제도 위반에 대해 엄격한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어, 기업들은 일정기간 내에 처리해야 할 일감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범법을 무릅쓰고 생산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고 있다. 산업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채, 유연근무제도의 보완 없이 근로시간 단축법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기업인 상당수를 범법자로 만드는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개선 건의 사항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고도화하고 기업 경쟁력을 선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제도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속한 입법을 통해 유연근무제를 법률로 보완,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 방안이 될 것이나, 국회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입법 시까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통해 기업 활동을 지원해 줘야 할 것이다.

우선 시행규칙이나 고시 등을 통해 변경할 수 있는 한시적 인가연장근로나 재량근로시간제 등을 개선해 유연근무제의 제도 활용 폭을 넓혀줘야 한다.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경영계가 입법 사항으로 건의한 사항들을 입법 이전이라도 정부가 행정적으로 최대한 수용, 반영해 줘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나 기업의 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52시간제를 감당해 나가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기업들의 대응여력이 충분히 갖춰질 때까지 대기업은 계도기간을 연장하고, 중소기업은 제도 자체의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업 현장의 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유연근무제 개선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유연근무제 동시 개선 입법에 적극 나서줘야 한다.

1. 정부 시행규칙, 고시 개정을 통한 유연근무제도 보완

정부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시행규칙과 고시를 개정하여, 한시적 인가연장근로 허용 범위(근로기준법 시행규칙 9조)와 재량 근로시간제 대상 범위(고용노동부 고시)를 확대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일부 품목이나 원료에 대해 한시적 인가연장근로를 인정하고, 재량 근로시간제 대상업무를 추가하는 등 유연근무제 개선을 부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기술의 연계성과 복합성, 산업생태계 간의 협업성,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일반적인 근로시간제도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산업생태계 차원에서 관련된 제품, 부품, 소재, 장비 등은 상호 유기적이며 연관적으로 개발되어 발전돼야 한다. 기술개발은 수요자와 공급자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대기업이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이루어져야 경쟁력 있는 산업화로 연결될 수 있고 시스템적으로 연관된 복합 기술들이 총체적, 체계적으로 개발돼야 하기 때문이다.

1-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9조 개정을 통한 ‘한시적 인가연장근로’ 개선

재난에만 한정돼 있는 인가연장근로 허용범위를ⅰ) 불가피한 집중근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행 탄력적 근로시간제나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대응할 수 없는 경우, ⅱ) 사업상 또는 업무수행상 일시적으로 추가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1-2. 고용노동부 고시 개정 통한 ‘재량 근로시간제’ 개선

재량 근로시간제 대상업무를 현행 ‘전문업무형’외에 경영기획이나 영업기획과 같이 회사의 비전에 맞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해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획업무형’을 추가해야 한다.

2. 52시간제 시행시기 전면 재검토 필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나 기업 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52시간제를 감당해 나가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한시적 인가연장근로나 재량 근로시간제를 시행규칙이나 고시 개정을 통해 보완해 주더라도, 동 제도들의 운용이나 범위에 제약이 있다(인가 절차나 인가 기준의 불명확성, 정부의 행정 재량성, 산업현장 혼란 소지 등).

따라서 기업들의 대응여력이 충분히 갖춰질 때까지 보다 근본적 차원에서 이미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간 대기업의 경우에는 정부가 계도기간을 연장하고, 시행을 앞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제도 자체의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유연근무제도 개선 입법 조속히 이뤄져야

근로시간 경직성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고, 산업 현장의 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한 유연근무제 개선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또한 각 제도간의 활용 영역과 필요성이 다르므로 구체적 업무 상황과 직무, 직종 등에 따라 노사가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유연근무제들이 동시에 개선, 입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