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註 : 다음은 지난 10.1(화)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본회가 개최한 「국가경쟁력 강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제3의 길은 토론회」의 발제와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제1부> 발제[김광두 서강대학교 석좌교수]

이데올로기와 국가경쟁력

민주주의(정치)와 시장주의(경제)의 갈등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경제는 시장주의다. 자유로운 관점에서 같은데 갈등은 평등에서 온다. 정치의 평등은 한표란 의사결정이다. 경제는 기회의 평등을 추구할 수 있지만 결과는 능력의 차이이기 때문에 같을 수 없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한표씩 가진 그 힘을 바탕으로 결과적으로도 평등하게 분배하자는 요구가 있다. 바로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다.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 관점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기회가 주어졌으나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상대적 빈곤 문제를 다루어야

공동체에서 구성원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지만 그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생존권에 대한 요구와 경제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과의 갈등이 있다. 여기서 정치인들은 되도록 많은 이들의 높은 수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하고, 경제인들은 부담능력이 없다는 것을 주장하여 갈등이 발생한다.

바로 상대적 박탈감이다. 나도 잘 살지만 옆집 사람은 더 좋은 이층집에 살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 상대적 박탈감에서 경제인과 정치인의 갈등이 생기고 좌파와 우파간 이념 갈등이 생긴다. 여기서 매력 있는 것이 사회주의다. 사후적 분배를 최대한 해보자는 사회주의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선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사회주의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경우는 없다. 공산주의를 만든 칼 막스조차 물질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라고 인정했다. 일방적으로 분배 정의를 시행할 경우 국가경쟁력 약화, 경기침체, 하향 평준화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경쟁력 강화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생존권, 상대적 빈곤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세계화와 기술진보 시대, 부와 소득의 차별화 심화

과거와 달리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세계화와 기술진보이다. 다른 나라와의 경쟁구조 속에서 불리해지는 요소가 발생하는데, 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 최저임금도 이 일부가 작동한 것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 때문에 기술진보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노동은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소득분배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기술이 통용되면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자본가, 노동자와 그 외 그룹간 격차가 생긴다. 노동비용에 의해 생산입지를 정하는 정통 무역이론, 비교우위론이 맞지 않게 됐다. 베스트가 아니면 살길이 없다. 베스트에 어떻게 속하는 지가 관심사이다. 여기서 인적자본이 중요해진다. 사람은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이부터 단순 노동자까지 여러 층이 생겼다.

여기서 고민은 어떻게 함께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어떻게든 파이를 더 크게 만들어서 나눠야지 파이를 줄여가면서 나눠 먹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동태적 효율성이 중요하고, 이를 추구해야 국제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조화, 스웨덴 모델과 미국 해밀턴 프로젝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둘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세계 각국은 보통 4가지 유형 북유럽형, 유럽대륙형, 앵글로색슨(+미국형), 지중해형으로 나뉜다. 최근 복지국가로 많이 언급된 스웨덴을 분석해보면 국민 화합도 되고 사회안정, 경제도 좋다.

스웨덴은 기업의 자유와 경영권을 보장해주고 경제를 자유롭게 해준다. 또한 세금은 사전적 보다 사후적으로 걷고, 법인세보다는 환경세 같은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가진 것에 세금을 거둔다. 고용보조금과 같은 이전지출 비중은 낮고 교육, 의료, 육아 등 휴먼캐피탈을 축적하는 투자를 한다. 이러한 투자가 생산적인 부분에 활용되어 세금을 걷고 쓰는 과정 전체가 국민으로부터 저항을 많이 받지 않는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문화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지키는 사회 문화가 깔려 있다. 우리도 시간이 지나면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정착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다른 사례로 포용성장이 있다. 크게 보면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게 하자는 것으로 내용은 일자리가 핵심이다.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크고, 기업간 균등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미국 민주당의 해밀턴프로젝트는 인적자본 투자, 혁신과 인프라 구축, 사회안전망, 정부 역할 제고(효과적 정부, 재정균형)에 중점을 두었다.

효율성에 우선 순위를 두고, 효율성과 사회적 가치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여 선순환 구조를 정착해 나가야

경제적 효율성의 극대화는 ‘잘 살기’ 위해서, 기회균등과 사회적 가치는 ‘함께 잘 살기’ 위해서 각각 그 역할이 주어져 있으나, 경제적 효율성 없이는 기회균등과 사회적 가치를 통한 ‘함께 잘 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에 우선순위를 두어 ‘함께 못살기’는 피해야 한다.

소득 창출과 분배의 과정을 1단계(기회평등), 2단계(경제적 효율성 극대화), 3단계(분배)로 나눌 때, 2단계 효율성 극대화는 1단계, 3단계와 상충관계로 인식되지만 상호보완성을 살려 조화시킬 수 있다. 1단계에서 교육훈련, 기회의 평등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하면 인적자본 축적과 창업기회가 생긴다.

그것은 기업의 생산성에 도움이 되고 동시에 우리사회가 보다 더 활발하게 이어질 수 있게 해준다. 복지제도, 환경보존, 사회안전망, 생활 인프라가 좋아지면 좀 더 화합할 수 있게 되고, 기업과 사회의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 둘의 보완성을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동태적 효율성과 사회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동태적 효율성이 상승하여 성장을 통해 세원이 증가하고 세수가 증가하면 인적자본투자, 생활환경 투자, 사회안전망 구축 등이 좋아지고 이는 또 다른 성장을 가져온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동태적 효율성 제고, 사회적 가치 구현, 재정건전성 확보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

사람과 기술의 핵심가치 확보가 산업경쟁력 및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져

경제 정의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인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이다. 정의로운 경제정책도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다. 고순도 불화수소를 만드는 일본의 작은 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의 90%를 차지한다.

이런 기업이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어디서든지 큰소리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분업구조이고 우리가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핵심가치를 확보해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규제 완화도 필요하고, 노사간 화합과 사회 통합이 매우 중요하며 사회적 가치도 투영돼야 한다.

즉 인적자본, 기술, 제도 같은 핵심가치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산업 및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일거리(일감)를 확보하여 일자리 창출로 이어나가야 한다. 끝으로 사회적 가치 구현과 동태적 효율성 제고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사회적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모든 국가는 기초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에 맞게 독일식 사회 경제질서를 살펴보고 운용하면 좋겠다.

<제2부> 토론

① [ 토론 1 ] 조장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우리 사회 분열과 투쟁은 지양해야,
나라가 갈라지면 경제발전도 불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이슈가 이념화하고 있다. 효율과 평등의 문제는 대립하기 때문에 이념 갈등은 할 수 있다. 다만 중간점을 향해 가는 것이어야 하는데 서로 양극단으로 갈라지는 것은 부적절하다.

경제발전은 국민 대다수가 한 방향으로 나가야 가능하다. 1960~1980년대 경제발전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보다 나은 소득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사회 통합과 애국심이 필요하다.

경제에서 이념을 걷어내야, 효율성을 포기하면 복지와 사회안전망도 불가

먼저 경제에서 이념을 걷어내야 한다. 이념 갈등은 있지만 조화를 추구하는 마음 자세가 있어야지, 극심한 갈등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좀 더 효율화하고 내부의 불평등 문제를 완화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복지와 사회안전망도 필요하지만 경제적 효율성을 포기하고서는 이룰 수 없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을 만들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안보와 외교 정책 보완 필요, 규제·노동·교육 개혁이 시급

안보와 외교는 좌우가 없으며, 평소에 준비해야 한다. 지소미아 문제는 일본에서 안보문제로 무역제재를 한 것인데 경제문제를 국방·외교까지 확대하는 것은 좋은 대처가 아니다. 그리고 미국이 지소미아 파기를 강하게 염려하는 것은 지소미아가 단순한 정보교환이 아니라 태평양과 인도양을 합치는 미국의 거대한 플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경제는 정치, 안보, 외교 등의 하위개념으로 영향을 받으므로 제도적 개혁 없이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규제, 노동, 교육의 개혁은 필수적이고 시급하다.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특정 기술을 개발해도 그것을 할 수 있는 법이 없어서 포기하는 상황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해결되어야 하지만 현 노조 체제로는 해결될 수 없다. 노동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② [ 토론 2 ] 이인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수요가 성장을 이끌어내는 소득주도성장, 분배 개선이 인구증가와 기술진보를 초래해

국가의 총 수요는 투자수요와 소비수요로 나뉘는데 소비는 분배가 약할 때 약해지고, 투자는 소비수요가 늘어나면 늘기 때문에 분배가 좋아야 늘어난다. 분배가 개선되어야 수요가 많아지고 경기가 좋아진다. 이러한 구조가 소득주도성장이다. 분배가 좋으면 출산도 많이 하고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기술투자도 효율적으로 하여 기술발전이 빨라진다. 분배가 개선되면 성장의 결정요소인 인구증가와 기술진보가 모두 좋아진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분배 악화, 정책목표 설정 뿐만 아니라 올바른 정책수단 선택이 중요

경제 운용에 있어서 바람직한 정책목표의 설정 뿐만 아니라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수단의 효과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수단은 제도화를 거쳐 집행되는데 이 단계에서 제도가 그에 의해 통제되는 경제주체들의 유인을 반영하여 의도대로 작용할 것인지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자영업 기반 붕괴로 이어져 분배가 오히려 악화되었다. 지금 분배가 성장에 상당히 안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본래 분배가 좋아지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세부 정책수단이 경제주체들의 유인을 적절히 제고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 경제학자들 중에는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마음 뿐만 아니라 머리도 뜨겁다. 경제학자들이 ‘웜 하트’ 뿐만 아니라 ‘쿨 헤드’도 가졌으면 좋겠다.

③ [ 토론 3 ]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은 분리가 어려워

현실에서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을 분리하기가 힘들다. 결과의 불평등이 심하면 기회의 평등이 유지될 수 없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이던 앨런 크루거 교수는 각국의 불평등도와 부모의 경제적 지위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위대한 개츠비 곡선’을 그려냈다. 결과의 불평등도가 높을수록 기회도 불평등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어떤 부모를 만나는 가에 따라 자식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메커니즘이다.

분배 개선이 성장에 긍정적 영향, 노동보다 자본 재배치가 중요

분배가 개선되면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해 주류 경제학계에서도 인정했다. 과거 상충관계가 강할 때는 분배가 좋았기 때문이며 지금은 너무 불평등해져서 분배의 악영향이 많아 분배를 개선하는 것이 성장에 좋다. 동태적 효율성 확보와 관련하여 북구 유럽의 사회안전망과 유연성을 결합한 모델로 덴마크가 있다.

발제에서 언급된 스웨덴은 노조조직률이 높고 노조 세력이 강하여 책임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고 연대임금제를 만들어 시행했다. 연대임금을 통해 기업들이 임금 격차를 최소화하고 대신 구조조정이 빨리 이뤄져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고 있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은 빨리 퇴출되어야 한다. 한편, 자원 재배치에 있어서 노동시장만 이야기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자본의 재배치이다. 경영권 세습, 독단적 경영 이런 것이 효율적 자본 재배치를 방해하는 요소이다.

사람 중심 경제로의 전환, 인재육성이 핵심

자본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성장체제 전환의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에 과거 따라잡기(catching-up) 성장방식을 넘어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잃은 이유는 그동안 너무 자본 중심 경제였기 때문이다. 인재육성을 잘하지 못했다.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데 소홀히 하고 자본투자만 치중하여 자본의 생산성이 떨어졌다.

④ [ 토론 4 ]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현 상황은 노동비용 쇼크(labor cost shock), 경제 전체의 빅 픽쳐 부재

우리 경제는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9월 경기 정점을 찍고 다운 턴에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 노동비용 쇼크였다. 2년간 최저임금 30% 인상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사용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고려치 못했다.

다운 턴이고 장사가 안되는데 월급만 더 주라는 것이고, 지금 그 후유증이 증대되고 있다. 규제와 제도들은 하나씩 보면 모두 필요하다. 안전, 환경, 노동 다 중요하고 지배구조나 재벌 정책도 중요하지만 전부 모아놓고 보면 이상한 그림이 나온다. 점점 더 기업하기가 힘들어진다. 기업이 없어지면 세금도 줄고 일자리도 준다. 경제 전체의 빅픽처 부재가 안타깝다.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the Basics)

가장 필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기’와 ‘경제정책의 유턴’이다. 기업부문이 너무 힘들어졌다. 기업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이 나라에 있어야 일자리가 있을 것이다. 중국으로 기업이 팔려나가고 해외투자하고 국내에서 기업이 다 떠나면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국내에 있는 기업들이 압력을 느끼고 있다면 정부가 기본으로 돌아가서 일자리 지키기 등 정책 유턴을 하고 이러한 상생 관점에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