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 한국 경제, 한국 소비 경제 모두 불안정성이 커지는 복합적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소비 시장에서는 과거 20년 고속성장을 지속하던 유통 대표 산업 대형마트의 시동이 꺼져가면서 소매 산업에 혁명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현재 한국 소매산업 혁명을 가져오는 세가지 근본 동인을 살펴보자.

첫째, ‘아마존 (Amazon) 효과’로 불리는 이커머스와 모바일의 급성장이다.

미국, 영국, 일본 세계 주요 3대 시장 이커머스 부동의 1위로 등극한 아마존(Amazon)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객 지향적인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1억개이상의 상품을 익일 배송하는 놀라운 서비스로 지난 4년간 미국 소매 기업 40여개를 도산시켰다. 어메리칸 어패럴, 토이저러스, 시어스 백화점등을 포함하여 기라성 같은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무너졌다.

120년 역사를 가진 미국 대표백화점 시어스의 부도도 놀랍지만 불과 20여년전 ‘소매업의 미래’ 라고 불리던 카테고리킬러 토이저러스의 도산은 가히 우리가 소매산업 혁명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우리에게 시사해 주고 있다. 그리고 한국 모바일 쇼핑의 대명사 쿠팡이 급성장하면서 지난 여름 이마트의 주가가 상장 이래 최저가를 기록하는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둘째, 인구 절벽이 시작되었다. 인구 통계적인 변화는 ‘회색 코뿔소’ 현상이다.

수년전부터 이미 두려움의 원인이었던 인구통계적요인이 이제 불황이라는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인구 통계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를 보자. 2016년부터 주력 소비자 (30~ 54세 인구)수가 2천1백만명을 피크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65세이상 인구가 14 퍼센트를 넘어서 고령사회 (Aged Society)가 되었다. 2018년부터는 총 경제활동인구 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9년 올해 30만명이 출생하고 30만명이 사망하여 순인구증가는 0에 수렴하기 시작한다.

고객수가 감소하는 인구 저주(Onus)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객수의 감소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IT 국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소비자들은 하루 3시간 이상을 모바일에 접속하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객의 하루 일상이 3시간 사라졌다. 결국 고객의 시간 부족 현상은 고객수 감소와 더불어 수요위축에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셋째, 소매업의 정체성이 변했다.

소매업은 이제 상품 판매업이 아니다. 쿠팡의 사업 모델 에서 보는 것처럼 이제 소매업은 전통적 ‘도소매 판매업’ 에서 ‘정보서비스업’, ‘물류업’, IT 테크 산업’으로 진화 발전하였다. 소매업의 핵심 경쟁력이 머천다이징이 아니라 ‘로지스틱스’ 나 ‘데이터 분석’ 이라면 과거의 산업분석도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이상 최근 유통 시장 3대 변화를 비추어 보면 현재 유통산업 발전법의 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 정책은 이제 그 유용성이 현저히 퇴색되었다고 평가된다. 필자는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출점 규제가 주변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았다.

모 카드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추세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형마트가 휴점하는 날에는 인근 상가의 매출도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입된 대형점포 휴무제도가 오히려 영세사업자의 소득증가 기회를 막고 있는 기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제 소매 시장에서의 경쟁구도는 대규모점포와 영세상인간 경쟁이 아니라 모바일 쇼핑과 오프라인 매장간 전쟁으로 변화되었다.

앨빈토플러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폐기하지 않는 자가 21세기 문맹자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년전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유통 규제 정책이 이제는 심각한 시장왜곡과 실패를 가져오고 있다. 마켓 4.0 시대에 2.0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의무휴업 제도 7년간의 성과 분석을 통하여 대형점의 출점 규제와 의무휴업제도가 골목상인을 살리기 보다는 모바일과 편의점등 경쟁 채널로의 쇼핑채널 변화와 소비증발만 가져온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구 감소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은 소비 촉진 정책을 통하여 경제성장을 높여야 하는 경제 정책이 필요한 국가로 전환되었다. 유통산업에서 신규점포는 과거 모든 노하우가 집약된 혁신제품에 해당한다. 혁신을 방해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