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경제, 일본화 우려…’R공포’ 보다 무서운 ‘J공포’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유럽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채 금리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던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정부가 강력한 재정 부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5년 전 일본처럼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도 세계 경제가 과거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일본·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여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인구 고령화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금리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일본화(Japanification)’ 되는 주요 증상은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급증이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16조 달러(한화 1경 8741조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이 중 대다수는 유럽에서 발행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고 있고, 독일은 장·단기 국채 금리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일본은 아직도 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도 중독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장기 불황의 원인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유럽·미국의 상황은 더 비관적이다. 다케나카 헤이조 전 일본 경제재정정책담당 장관은 “일본이 1990~2000년대 저성장을 겪을 때만 해도 일본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할 때였기 때문에 해외 투자 기회가 많았다”며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경제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저성장에 돌입할 경우 과거 일본 때와는 차원이 다른 깊은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미-중 무역전쟁에···美 채용규모 7년來 최저

경기둔화의 여파로 미국 기업의 채용 규모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가 꺾이는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꼽혔다.

최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3개월간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5곳 중 1곳에 그쳤다. 7월 조사 때 3개 기업 중 1개가 신규 채용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3개월여 사이에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취업자 증가폭은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처럼 고용 증가세가 꺾인 것은 경기둔화로 기업들의 매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 매출이 늘었다는 응답률은 39%로 전년동기 대비 22%p 하락했다. 향후 3개월간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도 같은 기간 61%에서 38%로 떨어졌다.

경기둔화의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목됐다. 중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가 자사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중은 35%인 반면 긍정적으로 본 비중은 7%에 불과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미국 경제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9%는 올 4분기부터 1년간 미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1.1∼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7월 조사 당시 향후 1년간 경제성장률이 2%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48%였던 것과 대조된다.

중국, 유니콘 기업 수 미국보다 많지만, 현금흐름 나빠 전망은 회의적

중국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 수가 최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로 뛰어올랐지만, 자금 흐름이 좋지 않아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현지 언론은 최근‘2019년 유니콘 순위’를 공개하면서 전세계 494개 유니콘 중 중국에 가장 많은 206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유니콘 기업은 203개였다.

조사 결과 중국에서 유니콘에 대한 자금 혹한기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며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의 지원 자금은 작년 동기 대비 30% 급감했다고 전했다.

유니콘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은 중국 정부가 그림자 금융을 축소시킨 데에도 원인이 있다. 그림자 금융은 투자은행, 헤지펀드, 사모펀드, 구조화 투자회사처럼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중앙은행의 규제와 감독을 받지 않는 금융사의 자금을 말한다.

그림자 금융이 줄면서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추가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日고용시장 ‘먹구름’…미츠비시UFJ·노무라, 채용 40%대 감소

최근 수년간 일자리 호황을 누리던 일본 고용시장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내년 봄 입사가 결정된 대졸 취업내정자가 올 봄 대비 0.5% 감소한 것이다. 일본의 취업내정자 수가 전년 실적을 밑도는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최근 현지 언론이 일본 주요 기업 924개사를 대상으로 10월 1일 기준 내년 봄 채용 내정자 수를 조사한 결과, 대졸 내정자 수는 전년대비 0.5%p 감소한 11만8837명이었다. 특히, 금융업종에선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업계의 내년 봄 채용 내정자 수는 전년대비 11.1%p, 증권업계는 이보다 많은 26.4%p가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일본의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츠비시 UFJ은행의 채용 내정자는 전년보다 44.7%p 줄어든 530명,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은 21.4%p 줄어든 550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형은행은 향후 지점수도 줄일 계획으로 이는 자연히 채용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의 채용 내정자는 전년 대비 44.7%p 감소한 333명, 다이와 증권그룹도 29.4%p 줄어든 480명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기업들의 수익환경이 악화된 데다 업무의 자동화가 진행되는 등 기술혁신 문제에 직면해 채용이 감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부품 대기업인 니혼덴산(日本電産)의 채용 내정자 수는 249명으로, 2019년도에 비해 38.8%p 줄었다.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이유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부품사가 5.5%p 감소, 기계 업종이 3.9%p 줄어드는 등 19개 업종 중 10개 업종의 채용 내정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불안한 홍콩, 자금 ‘엑소더스’ 본격화…”싱가포르로 이탈”

홍콩에서‘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5개월째 지속되면서, ‘아시아 금융허브’홍콩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자금은 싱가포르 등 해외로 빠져나갔고, 기업공개(IPO)는 침체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유출된 자금은 40억 달러(4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만삭스는 “홍콩달러 예금이 싱가포르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하였고 실제로 싱가포르 통화청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외화 예치금은 시위 발발 이전인 지난 5월 71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6조원)에서 8월에는 128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11조원)로 80% 급증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는 기업도 뜸해졌다. 지난해 1월에서 9월까지 344억5000만 달러(한화 40조4000억원)를 기록한 홍콩 증시의 IPO 규모는 올해 같은 기간 161억9000만 달러(한화 19조억원)를 기록,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편, 홍콩 민주화 시위는 금융뿐 아니라 실물경기도 흔들고 있다. 홍콩 소매판매는 지난 8월 전년 대비 23%p 줄어들어 사상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했고,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는 3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0%p 급감했다. 이달 IMF는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의 2.7%에서 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파격’…기업인 장관 대거 발탁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와 미디어 경영인 등 기업가들을 장관으로 대거 발탁했다. 경제 발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조코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나딤 마카림 교육문화부 장관(35)으로, 그는 인도네시아 차량호출 유니콘기업‘고젝’의 공동창업자다. 고젝은 싱가포르 ‘그랩’과 함께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고 있다. 마카림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고젝을 설립해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마카림 장관은 인도네시아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디어업계 기업가도 두 명이나 기용됐다. 공기업부 장관에 에릭 토히르 마하카 미디어그룹 대표(49)가,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에는 위스누타마 쿠수반디오 NET 미디어그룹 대표(43)가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