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동시장 평가

2019년 노동시장은 지난 2018년에 비해 일자리 창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수치상으로는 고용여건이 일부 개선된 시기로 평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11월 평균 취업자 수는 28만 1천명 증가하여 전년도 같은 기간(10만 3천명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과 10월은 전년대비 40만명 이상 취업자수가 증가하며 양호한 고용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인 일자리 주도의 취업자 증가, 제조업을 비롯한 양질의 일자리 감소 등 우리 노동시장의 질적 하락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했다.

먼저 연령별 취업자수를 살펴보면, 핵심근로계층인 30대와 40대의 고용 둔화가 2017년 10월 이후 26개월째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취업자는 1~11월 평균 5만 8천명 감소하며 전년 동기(5만 3천명)에 비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40대 취업자 역시 평균 16만 5천명 감소하여 전년 동기(10만 6천명 감소)보다 고용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평균 취업자 수는 36만 7천명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21만 7천명보다 15만명 늘어난 것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 이와 같이 노인 일자리 중심으로 고용실적이 개선된 것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공공근로 등 직접일자리 사업을 추진함에 따른 결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별로는, 고임금 일자리로 평가받고 있는 제조업, 금융보험업, 그리고 건설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월 기준으로 제조업은 20개월 연속, 금융 및 보험업은 11개월 연속, 도매 및 소매업은 6개월 연속, 건설업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11월까지 평균 32만 5천명이 증가하며 지난 5년 내 결과와 비교해 최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 증가수 : 2014년 20만 2천명, 2015년 14만 7천명, 2016년 25만 4천명, 2017년 20만 2천명, 2018년 6만 6천명).

요약하면, 2019년 노동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87천명) 이후 최악의 고용 부진을 보였던 2018년보다는 양적 지표가 개선됐으나 그 내용 상 노동시장의 회복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평가된다. 특히 2019년의 고용지표 개선은 2018년 고용시장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그리고 지난해부터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기 공공일자리 확대 효과 등에 대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 침체 장기화, 자동차·전기·전자 등 주요 산업의 부진 지속 등으로 인해 고용시장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못한 시기로 분석된다.

2020년 노동시장 전망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2~2.3% 수준을 기록, 2019년 2.0%보다는 소폭 개선될 예정이나 당분간 저성장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지속, 설비투자 회복 움직임 등이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미·중 무역마찰 장기화, 디플레이션 우려 등 하방 리스크가 남아 있어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국내 주요기관에 따르면 2020년 취업자 증가폭은 약 20만명 중후반대를 기록, 2019년(28만명)에 이어 뚜렷한 고용 회복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2020년 확장적 재정정책을 예고하며 2019년 대비 9.1% 증가한 512조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황이다. 특히 일자리 예산 25.5조원 편성, 노인 일자리 74만개 창출 계획 등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은 노동시장 활성화와 고용실적 개선에 일부 기여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경제성장 둔화, 주요산업 구조조정 우려 등 경제산업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고용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어려움은 202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총의 ‘2020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경영환경의 주된 애로사항으로 노동정책 부담을 꼽은 기업이 3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장의 36.6%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2020년 역시 중소영세기업의 적극적 경영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견된다. 한편 최근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더라도 이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이 있다면 그것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또한 타다금지법 발의나 택배기사의 노동 3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도 이뤄진 바 있다.

한편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인기영합적인 고용노동정책과 공약이 다수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사법부와 입법부의 움직임은 기업들의 인사임금관리,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근로관계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을 확산시켜 고용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노동시장의 난제인 일자리 창출과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규제를 통한 단기적 처방보다는, 침체된 노동시장의 활력을 도모할 수 있는 과감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법·제도 정비에 주력하는 한편,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통해 국가의 고용창출능력과 기업의 위기대응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정규직에 집중된 과도한 고용보호규제를 완화하고, 비정규직, 시간선택제, 플랫폼 등 전통적 노동시장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다양한 Needs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새로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