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19년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와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2% 안팎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성장률이 2017년 3.1%, 2018년 2.7%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0.6% 정도 밑돌아 우리 경제가 능력 이하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9년 4분기 이후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기에 선행하는 통계청의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로 미뤄보면 2020년에는 단기 순환 측면에서 경기가 확장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보면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일시적 회복이고,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그만큼 확장 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 2019년 현재 잠재성장률은 2.7%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노동이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자본 및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더 낮아질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 GDP를 구성하는 요인을 볼 때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가계 부채가 1570조원을 넘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 가능성은 낮다.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지난해 큰 폭 감소했던 투자와 수출이 증가해야 한다. 정부는 민관 협력으로 올해 100조원 정도의 투자 증가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약 8% 감소한 만큼,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올해 투자는 소폭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GDP의 43%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에 있다. 2019년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보다 10.3%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수출 중 18%를 차지하는 아세안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할 것이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은 플러스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하방리스크도 크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하면서 대미 수출이 증가했는데, 최근 미국 산업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들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는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성장 구조가 변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5%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두 나라가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로 매우 높다. 이들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수출 중심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낮다.

지난해 투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 말한 ‘체제 불확실성’(대기업과 부자들이 규제, 세금, 노동정책비용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기피하는 것)으로 크게 감소했다. 정부는 업계가 요구하는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체제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핵심가치(core value)를 강화하는 투자를 늘려 한다. 또한 ‘한 손엔 기존사업, 다른 손엔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에 양손 경영’을 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가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좋은 기업을 헐값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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