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거티브 규제·감세정책… 혁신기업 쏟아졌다

미국에서 테크혁신기업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신기술 도입에 우호적인 규제 원칙이 있다. 미국은 불법으로 규정한 것 외에는 모두 자유롭게 허용하는‘네거티브 규제’를 따른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주행차, 차량 공유와 같은 모빌리티 사업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이미 돈을 받고 고객을 태우는 자율주행 택시 사업이 시작되었다. 애리조나를 비롯한 미국 주 정부들은 자율주행차가 3년 이상 기존 자동차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시스템 결함에 따른 배상을 보장하는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 상품을 출시한 상태이다. 차량 공유 산업에서도 유연했다. 미국에서도 우버·리프트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 반발이 극렬했지만 추후 부작용이 생겼을 때 우버 차량 숫자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바이오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4~5년 전부터 암·치매·파킨슨병 등 100여개 중증 질환에 대해서는 가정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구입한 진단 키트에 타액을 넣어 기업에 보내면 주요 질환 발병 확률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원격 의료도 10년 전부터 상용화됐다.

감세정책으로 대표되는 친(親)기업 정책은 네거티브 규제 원칙과 만나면서 혁신 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년 전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려주고, 해외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내야 하는 세율도 35%에서 8~15.5%로 깎아 줬다. 세율이 낮아지자, 기업들이 해외에서 미국 본토로 보낸 현금은 2018년에만 6650억달러(약 771조원)에 달했다. 전년(1551억달러)의 4배 이상이다.

영국, 규제 풀고 유연한 제도적용…혁신적 서비스 앞세워 승승장구

글로벌 회계·컨설팅그룹 KPMG가 선정한 2019년 50대 선도 핀테크 기업 명단에는 유럽연합 국가에서 탄생한 기업 11곳이 올랐으며 이 11곳 가운데 1위는 중소기업 대출 플랫폼에 특화한 영국의‘오크노스(10위)’가 차지했다. 오크노스는 제도권 금융의 소외계층이었던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신용분석 기술 플랫폼으로 전 세계 중소기업금융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2015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오크노스는 이제까지 영국 중소기업들에만 40억파운드(약 6조600억원)를 대출해 7억5,000만파운드를 회수했으며 채무불이행 기록은 없다. 앞서 창업했지만 아직 흑자전환에는 이르지 못한 다른 기업과 달리 이미 2017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결집해 만든 신용평가 플랫폼이 무기다. 오크노스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100만~5,000만파운드 규모의 대출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었다. 오크노스에 따르면 전 세계를 통틀어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규모는 7조달러에 이른다. 구글이 겨냥한 전 세계 광고 시장(1조7,000억달러)의 4배가 넘는다.

오크노스의 성장은 영국의 개방적인 금융규제 체계 덕분에 가능했다. 영국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의 은행업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세계 최초로 스몰뱅킹 라이선스인 ‘소규모특화은행(SSB·Small Specialized Bank)’ 제도를 신설했다. 이는 정식 은행업 인가를 받지 않은 핀테크 기업이 적은 자본금으로 예금·중소기업대출·주택담보대출 등 은행의 일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수닐 찬드라 오크노스 CEO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크노스의 성공 비결을“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샌드박스와 여러 종류의 핀테크 면허 제도를 갖춘 영국의 규제 체계하에 있는 것”이라고 꼽았을 정도다.

또한 영국의 핀테크 기업 ‘그린실’은 세계 60개국에서 기업고객의 조달·생산·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설립 이후 총 600억 달러의 운전자금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공급망 금융사업자로 올라섰다.

프랑스,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 4주째…마크롱 대통령 “퇴직후 특별연금 포기” 선언

프랑스의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이 4주차에 접어들든 가운데 총파업의 주축인 프랑스 국철(SNCF) 노조의 이번 파업 일수는 기존의 역대 최장기록을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제2의 노동단체 노동총동맹(CGT)은 1월9일 다른 노조들과 함께 제4차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대회를 전국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노조를 상대로 다시 한 번 대화에 나설 방침으로 4차 총파업 대회에 이틀 앞서 주요 노조와 사용자단체 대표를 상대로 연금개편안을 놓고 협상에 나선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 정부와 노동계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총파업 사태의 출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랑 피트라스죄스키 연금개편위원장은 특수연금체제의 폐지와 단일연금 체제 도입에 대해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정부는 현재 직종·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동에 적합하게 연금제도를 다시 설계하고 단일연금 체제 도입으로 노동 유연성을 높이면서 국가재정의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지만, 노동계는 “더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은 덜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성으로 평가되는 노조들은 정부가 연금개편안 전체를 폐기하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월 5일 철도노조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를 주축으로 시작된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은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전국의 주요 철도 노선과 수도 파리, 수도권 지역의 대중교통은 여전히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파업은 1995년 연금개편 저지 총파업 이후 프랑스에서 25년 만의 최대 규모 파업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번 파업은 국철(SNCF) 노조의 역대 최장 파업기록인 1986년 12월~1987년 1월의 임금인상 요구 총파업(28일)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노동계도 기존의 주장과 입장을 계속 반복할 뿐 연금개편 방향을 둘러싼 접점이 좀처럼 찾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수도 파리와 주요 관광지의 연말 성수기 관광 경기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수도권 호텔·요식업 연합회에 따르면 12월 중순 현재 매출이 지역별로 예년보다 25~60% 감소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점주들과 관광 업주들에게 각종 세금과 부과금의 납부 기한을 연기해주는 방안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 “성장 위해 더 많은 재정 및 통화 정책 제공할 것”

중국 최고지도부는 2020년 경제 하방 압력이 있다며 더 많은 재정과 통화 정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12월 10에서 12일까지 3일간 열린 중앙경제공작 회의를 마치고 이처럼 발표했다.

이 회의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도 참석했으며 회의를 마친 후 성명서를 통해 중국은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면서 “국내외 위험과 도전과제들이 분명히 증가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명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유연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면서 “사회기반 투자가 약해지고 있어 이미 쓰촨에서 티베트를 잇는 기찻길 개발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라고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성명서는 “민간 부문을 지지하고 전반적인 경제에 펀딩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가 상승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면서 “주택 부문 역시 땅 가격과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만, 미·중 무역전쟁에 대만 웃었다…中본토서 유턴기업 급증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만 오피스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만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 힘입어 많은 대만 기업들이 자국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10%를 넘었던 타이페이의 공실률이 약 3%대로 떨어진 가운데, 2020년 오피스 시장은 더욱 뜨거워지며 공실률은 1%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임대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만 오피스 시장의 때아닌 호황은 대만 경제가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우려한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자 대만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 앞 다투어 진출했다. 자국 산업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한 대만 정부는 대만으로 돌아오는 기업에게는 세금·토지 측면에서 혜택을 주고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기가 끝나고 중국 내 생산비용이 차츰 증가하자 이 같은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린데 이어 향후 경제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쉽사리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만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엑소더스’에 나선 것이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8월까지 중국 공장 등을 철수하고 본국으로 유턴을 결정해 재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이 102곳에 이른다. 대만의 주요 기업인 훙하이정밀공업과 폭스콘, 반도체 기업 TSMC 등 중국 본토에 진출했던 대만 기업들은 최근 중국에 있던 공장과 생산 기지를 대만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의 대만 투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4월 대만 본사를 개설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10월에는 구글이 8억 5000만달러를 투자해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대만경제부에 따르면 2019년 11월까지 대만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 대비 20% 늘어난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대만 경제는 2019년 3분기 기준 전년대비 2.91%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호황을 구가중이다.

일본, 도요타 노조의 파격…”실적 따라 임금인상 차별”

도요타 노조가 2020년 임금협상에서 지금껏 유지해 온 전 직원 동률 임금 인상 대신 실적에 따른 차등 임금 인상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획일적 임금 인상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임금협상에서 자동차 업계 지각변동이 나타나는 상황에 노조도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도요타 노조에서는 전 직원을 5등급으로 나누고 등급별로 차별화된 임금 인상 폭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에서는 일단 회사와 협상해 전 직원 임금 인상 총액을 확정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실적에 따른 5등급 구분은 회사 측 인사평가를 그대로 적용하는 식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도요타는 전 직원 실적을 5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언론은 최저등급은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노조로서는 조합원에게 동일한 혜택을 유지해 온 기존 방침을 포기하는 셈이다. 약 6만9000명이 가입해 일본 내 최대급인 도요타 노조의 방침 전환은 다른 일본 기업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에서도 일본식 연공서열과 획일적 임금 인상에 대한 변화를 2020년 임금협상 최대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