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I(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용자단체로 1965년도에 영국산업협회(FBI), 영국사용자연맹 , 영국제조업협회(NABM) 의 합병으로 설립되었다. 영국 최대의 사용자 단체이며, 19만여 경영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www.cbi.org.uk). 지는 2019년 10월 22일에는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여러 자료를 토대로 분석기사를 내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국산업연맹은 런던 Southwark 대성당에서 London Bridge를 건너 맞은편으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Cannon 지하철역 바로 위에 있는 현대적 건물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번화한 주변에서도 비교적 높은 건물이라 찾아가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경총 탐방단이 영국산업연맹을 방문한 것은 2018년 11월 2일 금요일 오전이었다. 영국산업연맹의 Elliot Mason 정책보좌관이 탐방단을 영국산업연맹 건물 9층 회의실로 안내했다.

[인터뷰 개요] 일 시 : 2018. 11. 2. 금요일. 10:00pm~10:50pm. CBI 9층 회의실
방문자 : 경총 이형준 실장, 김종국 팀장, 손연주 책임전문위원
면담자 : Elliot Mason(정책보좌관)

인터뷰는 약 1시간 50분 가량 미리 전달한 사전 질문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래에서는 인터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다.

노사정 3자간 공식적인 대화기구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은?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차원의 노사정간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사회적 대화 기구는 필요성이 크지 않다. 영국의 상황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매우 독특하다.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LPC)를 비롯해 특정 사항을 다루는 각종 회의체에서 다양한 차원의 노사정간 대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 각 사업장의 노사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노사정 3자간 사회적 대화를 위해서 별도의 공식적 기구를 둘 필요가 없다.

이는 전통적인 집단적 차원의 대화 필요성이 줄어드는 시장 변화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통 등 공공부문과 자동차산업 등 일부 민간부문의 강력한 노동조합이 주도했던 전통적인 노사관계에서 보듯이 노동조합이 대표하는 방식에 의한 노사 간 관계 설정은 현대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당사자들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집단적인 방식의 하나의 공식화된 대화 체계의 필요성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다른 유럽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서 영국의 노사관계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영국만의 독특한 단체교섭 체계와 노사관계에 대한 정치적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영국의 단체교섭 체계는 노사 자율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점이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당 정부는 파업 등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반면, 노동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정책을 선호한다.

이러한 양 당의 정책 차이는 법률에 반영되어 노사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영국의 노사관계에 노사관계법제가 영향을 분명히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노동조합법이 영국의 사업장 노사관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현장 차원의 평가를 들은 것이 있는지?

2016년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의료, 자동차산업 등 강력한 노동조합이 있는 부문과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와 관련한 절차적 제한 규정 강화이다. 이로 인해 이전보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어려졌다.

노동계는 이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장 외부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2016년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인해 이전과 비교해 노사관계가 갑자기 악화되는 등 특별하거나 현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CBI는 사업장 노사관계에 직접적 개입을 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좋은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던 자동차산업 부문을 포함 별다른 노사관계 악화의 징후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용자들이 이전보다 개별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설정, 근로자들의 능력개발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과 함께 근로자들의 생산성 제고 등에 보다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가 향후 영국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전망한다면?

브렉시트와 관련하여 영국과 EU간 협상에서 향후 영국과 EU간 무역거래 환경 중 노동부분 사항들이 어떻게 정해질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EU 차원에서 정하는 근로자 권리 등 노동관련 지침 설정, 지침의 국내법 반영 등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교섭하고 협력할 수 있었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절차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이후 노동계의 근로조건 보장 요구가 빈번해지고, 언론 및 미디어가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각종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면서 정치권과 정부가 자기 편의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향후 영국 노동시장에 주요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CBI가 준비하는 것이 있는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따른 일하는 모습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미래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Taylor Review’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장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이전의 전통적인 노사관계 체계에서는 해결방안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내지 ‘긱 경제(gig Ecionomy)’로의 전환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CBI도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그로 인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관련하여 더욱 광범위한 이론적 검토와 함께 다양한 현장의 실태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여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려고 한다.

Uber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여러 상황과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IWGB(Independent Workers Union of Great Britain)와도 진지한 대화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이 갖는 투자환경에 있어서의 경쟁우위 요소인 노동유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 또는 정부의 정책적 접근 방법이 새로운 제3의 대안 도출보다는 기존의 전통적 노동법적 관념에 따라 법적으로 근로자 또는 노무제공자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보호를 제공하려는 입장을 보이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향후 영국이 가진 투자(사업)환경의 중요한 경쟁력 요소인 노동유연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시장 최적화 관점에서 어떻게 이러한 논의들을 조정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 이상으로, 11개월에 걸친 경총 사회적 대화 탐방단의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사회적 대화 기구 및 사회적 대화 주체들에 대한 탐방 및 인터뷰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