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무서운 기세로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다. 2월 19일과 20일 하루 사이에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확진자가 26명이나 늘어났고 현재 검사 중인 사람만도 수 천 명이니 이 수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확산은 환자번호 31번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진 집단모임이 수퍼 전파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전파력은 몰랐던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정상적인 다른 사람에게 번질 기본적인 가능성을 의미하는 기본배증률(R0)이 메르스(0.5 내외)보다 훨씬 높은 2 내외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번 31번 환자의 교회집회 전파에서 보듯이 공기 중 미말을 통한 번지는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 콘트롤 타워는 매우 당황해 하고 있다.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했다가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을 뒤집었다. 경제가 그렇다는 것인지 방역이 그렇다는 것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책 지도자들이 갈팡질팡한 것은 방역과 경제의 우선순위를 혼동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방역을 철저히 하자니 경제가 위축될 것 같고 경제를 강조하자니 방역이 걱정되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방역과 경제 중에서는 누가 뭐래도 방역이 우선이다. 경제가 다소 어려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는 완벽방역에 두어져야 한다. 방역이 무너지면 인명과 경제를 포함한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다. 선거철이니까 너무 어려워지면 곤란하니까 좀 더 경제에 방점을 두면서 방역을 소홀하게 하다가는 둘 다 잃게 되는 법이다.

완벽방역은 전적으로 우리나라 의료전문가들의 몫이다.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잇을 수가 없다. 정부에 비판적인 의료인들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완벽방역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방역당국 또한 전문의료단체의 비판적인 건의를 적극 수용하여 혼연일체로 방역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의료인을 중심으로 방역자문단을 꾸려 총력방역에 나서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인 조치다. 중앙정부도 서둘러 중앙정부 차원의 민관 완벽방역자문단을 구성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다음 문제는 경제대처다. 유명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스탠다드 푸어(S&P)는 1.6%로 전망했고 노무라도 1.8%로 보고 있다. 2월 19일에 있었던 코로나 19 경제피해 극복을 위한 관계장관 대책회의에서 정부는 피해업종의 신속한 지원과 경기회복 모멘텀 살리기의 두 가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피해업종 지원대책의 경우 알맹이가 없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관세 특례경감 이야기가 있었고 관광업체에 대한 무담보 금리우대, 지역상권에 대한 상품권 확대 같은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된다.

그 외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할 뿐이었다. 아직까지도 계획을 세우겠다고 하고 있으니 이래서는 안 된다. 한 달 이상의 매출감소로 사실상 ‘사경을 헤매는’ 중소자영업자들이 수 십 만개가 넘을 텐데 이들을 위한 비상조치가 벌써 나왔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둘러 코로나19 감염의 「피해지원업종」과 「피해지원지역」을 그 정도에 따라 A, B 및 C 등급으로 나누어 발표해야 한다. 피해지원업종은 숙박업이나 음식점업, 관광유흥업, 소매업 등 다수 대중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업종이 될 것이고 피해지원지역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 혹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이런 구분을 바탕으로 정부는 매출예상 피해 및 임대료 혹은 인건비와 같은 경영부담금을 산출하여 신속하게 긴급선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예컨대 A업종(지역)은 업체당 임대료+인건비+자재비 합계 금액의 80%를 3개월, B업종(지역)은 50%를 2개월 이런 차등 방식으로 지원 및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피해가 나고 나서 피해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피해가 나기 전에 경영의 어려움이 없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기업주의 사기가 살아나서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19의 방역에 앞장 설 것이다. 재난예비비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무이자로 하되 일부는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모든 정산은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고 나서 하면 된다. 이에 필요한 예산이라면 추경도 좋다.

다음으로는 투자, 소비, 수출 등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종합대책 은 아직 까지 강구중이라고 한다. 수출을 늘이기 위한 대책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당장 소비나 투자를 늘리는 대책은 나와 줬어야 한다.

예컨대 한시적인 부가가치세 인하라든지 혹은 중소중견기업의 투자세액공제율의 확대와 같은 조치는 벌써 나왔어야 한다.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특단의 조치’라는 말을 붙일 수가 있겠는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미 투자나 소비나 수출은 가라앉은 지가 한참 되었다. 최근에 여러 지표가 바닥을 찍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소 경기가 반전되는 기미를 보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 반전의 시그널인지도 불투명할뿐더러 아직까지 매우 소비투자수출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이 나왔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지난 3년의 재정정책이 소비와 투자와 수출을 살리는데 실패했는지에 대한 엄중한 자성이 필요하다. 특히 돈이나 재정만 투입하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단순한 사고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돈만 풀면 다 된다면 세상에 경제가 어려운 나라가 어디에 있겠는가. 문제는 기업의 생동적 활력이다. 기업을 하면 돈도 벌고 일자리도 생기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평생 기업해서 수 백, 수 천 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더니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이제 와서는 탈세의심이나 받고 수구꼴통이라는 욕만 먹는 세상이 모든 것을 이렇게 만들었다. 이 정부는 더 이상 기업하고 싶지 않다는 기업인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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