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설치된 노동위원회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성격의 독립적 협의체 행정기관이다. 노동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노동쟁의를 조정하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사건과 부당해고 구제신청사건을 심판하는 데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위원회는 우리나라 노동 현실에 적합한 노동분쟁해결 전문기관으로 정착하였다. 2019년의 경우 심판사건 처리건수는 1만 4,653건, 차별시정사건 처리건수도 171건에 달하고 있다. 또한 노동위원회 심판사건의 경우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종결되는 비율이 95.4%에 달하고,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도 재심판정유지율이 88.5%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노동위원회는 명실상부한 노동분쟁해결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위원회가 향후에도 노동분쟁해결기관으로서 좀 더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노동위원회 운영의 공정성 및 효율성 제고

현재 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은 경영계, 노동계, 노동위원회가 각각 후보를 추천한 후 노사 배제 방식으로 선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공익위원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은 신뢰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노사는 물론 노동위원회는 공익위원 추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중립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위원 후보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동위원회 추천 후보와 노사 추천 공익위원 후보와의 중복 문제에 대한 세심한 검토도 필요하다. 또한 판정취소율 등을 통해 공익위원에 대한 사후 업무수행평가제를 도입하고 일정기준에 미달할 경우 재위촉 배제를 통해 노동위원회의 전문성과 결정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의 특성을 반영한 업무 효율성 제고 노력도 필요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위원회법에 따라 지방노동위원회 및 특별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재심사건, 둘 이상의 지방노동위원회 관할구역에 걸친 노동쟁의 조정사건 등을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 처리사건의 경우 사건 당사자, 공익위원, 노사위원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 및 조정회의는 세종시에서 진행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당사자가 수도권에 소재하는 사건이 50%를 상회하고 있으며 공익위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현직으로 종사하고 있고,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의 경우 85% 이상이 수도권에 재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당사자들이 모두 수도권에 소재하는 조정회의는 반드시 수도권에서 회의를 개최해 이동시간을 최소화하고 내실 있는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조정성립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유사한 행정심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조세심판원 등도 서울에서 회의를 개최해 이해당사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심판사건의 당사자 수용성 제고

심판사건에 있어 인용이나 기각 외에 화해를 통한 문제 해결도 좋은 방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화해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건에서 신청인에게 불리한 경우 화해를 강하게 권고하거나 노동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중소·영세사업자에게 정당한 해고 등에 대해서도 화해를 추진하는 등 화해제도를 왜곡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해제도가 사건의 조기 종결이 아니라 자율적 해결 도모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노동위원회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노동위원회가 화해를 권한다고 할지라도 법적인 관점에서의 판단 사례를 참고해 양 당사자가 화해에 대한 공정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를 한다면 노동위원회 결정의 신뢰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심판사건 처리과정에서 심문 및 회의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발언 순서와 관련해서도 적어도 초심에서 근로자의 구제신청이 인용된 경우에는 재심에서는 사용자가 재심 신청인이 되므로 사용자위원이 먼저 발언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처럼 사용자위원이 항상 가장 마지막에 발언하도록 하는 구조 아래서는 사용자위원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편, 심판사건 관련 위원회 구성 및 사건 배정 시 사건 배정 현황 등을 고려해 심판사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필요 시 이관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조정사건에 대한 공정성 및 효율성 제고

노동위원회에 신청된 조정사건에 대하여 당사자 부적격 또는 비교섭 사항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노동위원회가 각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조정사건의 내용이 비교섭대상인 경우에 대한 각하제도가 도입된다면 신중한 조정신청의 풍토 조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조정의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동위원회가 조정안 제시, 조정 중지 외에도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행정지도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여러 요구가 병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주된 요구가 교섭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해, 주된 요구가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에도 행정지도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단체교섭에서 교섭 미진이 명백한 경우에도 행정지도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행정지도 결정은 조정성립률 제고 및 노사의 적극적인 조정 의지 고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동일 사안에 대한 반복적 조정 신청 등에 대해서는 제한 조치를 도입해 조정신청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