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과거 메르스 사태 때는 확진환자가 음성판정을 받은 후 28일 경과시까지 추가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상황종료’로 간주했다. 이 기준을 코로나19 사태에 적용하면 전세계 종료시점은 빨라도 금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된다.

3월말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이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올해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4.0%와 2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 업종에서 실적 충격이 격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건설, 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정보통신, 조선 등 수출 주력 업종의 경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7.2%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24개 골목상권 매출은 의류점(-85.0%), 가구점(-80.0%), 금은방(-70.0%) 등의 업종이 극심한 부진을 겪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2.8% 급감하고, 순이익 역시 유통(-95.0%), 의류점(-85.0%), 가구점(-80.0%)로 평균 44.8%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63.4%가 폐업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물경제 위축이 문제의 핵심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너도 나도 ‘재난기본소득’ 50~100만 원의 지급한다고 나서더니, 이젠 청와대까지 나서 소득하위 70% 1400만 가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씩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 정부가 갖가지 재정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피했던 적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그랬다. 그때는 금융이 문제였기 때문에 재정수단을 동원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대면접촉 급감과 국내외 이동금지로 인한 소비위축과 실물경제 위축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생산기반의 붕괴를 막고 실물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전 국민에게 현금을 뿌린다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 뻔하다. 기업이 버틸 수 있게 직접 도와주는 것이 필요한데, 일부 계층의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해 그 돈이 기업으로 흘러들게 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도소매 및 유통, 항공ㆍ해운ㆍ관광, 정유 등은 산업 자체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일자리 보고(寶庫)인 유통업을 지켜야 한다

롯데와 이마트가 사드사태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미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내수 시장에서도 롯데는 200개 점포를 폐쇄했고, 야심찬 신사업이었던 삐에로 쇼핑도 철수했다. 이젠 코로나19 사태로 마트 매출은 곤두박질 중이다.

2020년 2월 기준,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대비 30.6% 급감했고, 대형마트 등 할인점 매출도 같은 기간 19.6%가 감소했다. 감염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사들 휴점일이 136일이나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형유통업에 대해 월 2회 휴일 의무휴업일을 강제하고, 휴업일과 평일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어처구니없는 규제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통업은 제조업 다음으로 고용효과가 좋은데, 골목상권 보호라는 규제효과는 없이 결국 일자리만 없어졌다. 소비자가 아예 구매를 포기하거나 다른 날 같은 대형업체에서 구매할 뿐, 골목상권으로 이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상생법, 지역상권법도 모자라 중기부는 최근 상생조정위원회라는 옥상옥 규제까지 도입을 논의 중이다. 정부가 유통업에 재갈을 물리는 동안 유통산업의 불은 꺼져가고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져 간다. 차라리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나 말면 좋겠다.

핵심 기간산업을 지켜야 한다

항공ㆍ해운ㆍ관광, 자동차 산업 등은 생사의 기로에 있다. 한국발 입국제한국 수가 180개국을 넘는다. 항공기 10대 중 9대가 공항 주기장(駐機場)에 서 있다. 전체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간 대비 91.7% 급감(3월 2주 기준)하면서, FSCㆍLCC할 것 없이 항공 산업 전반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상반기(‘20. 6월) 매출 피해 예상규모는 총 6조 3천억 원 규모다. 정부는 겨우 3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용자금을 저비용항공사(LCC)에게 대출해 주고, 공항 착륙료 20%를 깎아준다고 발표했다. 이런 ‘쥐꼬리’ 지원은 의미 없다. 대형항공사마저도 신주발행, 채권발행도 올 스톱이다. 미국은 국적항공사에 65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간산업을 지켜내야 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최악 위기’ 맞은 정유업체

유가가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20달러를 밑도는데도 사우디와 러시아는 증산 경쟁을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을 뺀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2.4달러다. 공장을 돌리고 제품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데, 엎친데 덮쳐 석유제품 수요마저 급감했다. 국내 정유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돼 영업 손실 규모가 눈 더미처럼 불어나고 있고, 장기 신용등급도 떨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국가채무 급증으로 대규모의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헛돈을 쓰지 말아야 한다. 기업들이 부도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직접 유동성을 지원하고 채권발행에 대한 지급보증이 시급하다.

독일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기업에게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410조 원 규모의 은행대출을 보증할 계획이다. 항공유나 원유에 붙는 세금도 면제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한국, 미국, 호주, 멕시코뿐인데, 산유국을 빼면 한국만 관세를 물린다. 연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석유수입부과금, 백화점에 부과되는 교통유발부담금도 면제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인데,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각종의 규제는 시급히 제거되어야 한다. 대형 유통업에 가해지는 의무휴일제와 휴일 온라인 판매금지 같은 기업의 목을 조르는 규제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 긴급 경영자금 지원, 법인세ㆍ소득세ㆍ부과가치세 등 사업주 부담 각종 세금, 공과금을 면제 또는 감면해야 한다.

4대 보험 부담금 지원 및 납부유예, 신속대출을 위한 지원신청 절차 간소화 및 fast track 설치, 생산다변화 및 생산시설 국산화 지원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일 때를 대비해 경제활성화조치를 마련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년 최저임금은 동결 또는 인하하고 주 52시간 근무제한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기업 또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비상경영으로 급한 불을 끈 다음에는 구조조정 등으로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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