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올해 1월 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국내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유통, 관광, 항공 등의 서비스업이 크게 위축됐으며,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요국이 셧다운에 돌입한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유례없는 경기추락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4%(전분기대비)를 기록했다. Bloomberg(Survey 평균 -0.6%)에 의하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IMF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1.2%로 3.4%p 하향조정했다. IMF는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올해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지만 중국과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 ‘커브 프래트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아직은 확실하게 방역에 성공한 모습이 아니지만 치료제 개발소식과 경제활동 재개 논의가 나올 정도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의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까? 중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강력한 격리조치 이후 한달이 경과하면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지나고 이후 한두달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5월 6일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방역지침이 완화되었다. 2월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지 78일 만의 일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등 국내 감염 상황이 안정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식, 모임, 외출 등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으며, 두달이상 연기된 각 학교의 등교수업도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어느정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의 복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전염병 충격으로 추락했던 실물경제는 바이러스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생산 및 소비활동이 재개될 경우 V자형으로 회복되어 왔다. 다만 업종별 회복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선 억압수요(Pent-up demand)의 회복과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도소매 유통업 및 외식업 등 내수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홈코노미(Home과 Economy의 합성어로 집을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와 언택트 소비(Un+Contact의 합성어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소비)가 새로운 소비행태로 정착될 것이다.

반면 글로벌 노출도가 높은 제조업의 회복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지나간 이후에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요국보다 빠른 제조업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국제유가가 폭락한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정유업의 경우 유가가 반등하기 전에는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의 팬데믹화로 글로벌 이동제한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은 업황 정상화가 내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Black Rock의 CEO인 래리 핑크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코로나19 이후 생산하는 방식, 이동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이 모두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산업환경이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주요국 공장의 연쇄적 셧다운으로 부품공급 중단과 생산차질을 경험한 산업계는 공급망을 적시공급(Just-In-Time) 시스템에서 만약을 위한 재고보유(Just-In-Case) 시스템으로 바꾸고, 주요산업의 부품 및 소재의 공급선을 다변화하면서 위험을 분산할 유인이 확대될 것이다. 각자도생 시대에 대비하여 리쇼어링(Reshoring)이 더욱 가속화되고 일괄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공급단계를 축소할 것이다. 글로벌 공급/유통망은 권역별로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계는 코로나19 이후의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인 성장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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