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일하는 방법에 있어 전통기업의 ICT 기업과 큰 차이점은 메신저, 온라인 협업툴 등의 비대면 방식의 혁신적인 툴 사용보다는 구두보고와 전형적인 결재 프로세스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팩스보다 이메일이, 전화보다 메신저가 더 효율적인 것처럼 ICT를 활용한 업무 추진은 기존의 전통적인 대면 보고와 업무 추진 방식보다 더 생산적이다.

하지만, 관성에 젖은 사고와 고정관념으로 전통 기업의 일하는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어 사업 혁신에 발목을 잡는 주범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뜻하지 않게 비자발적 재택근무를 시행하게 했고 막연했던 거부감을 없애고 생각보다 유용함을 체험하게 해주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야말로 스마트워크를 자리 잡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비대면 근무의 가치와 활용

얼굴을 보고 지시를 내려야 제대로 전달되고, 눈으로 표정을 보며 귀로 직접 말을 들으면서 보고를 들어야 일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40대 이상의 직장 상사들이 갖는 마인드이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보고에 대해서 막연한 거부감으로 시도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뜻하지 않은 강제적 재택근무 속에서도 여전히 이런 고정관념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시간에 한 공간에서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전달력이 높을 뿐 아니라 간파하기 어려운 숨겨진 의도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절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나 전자결재가 이를 100%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재택근무로 해야만 하는 비대면 근무 방식이 주는 고유한 강점이 있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보고의 가장 큰 강점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회의실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고 실시간이 아니어도 되니 업무 관련 자료를 올려두고 언제든 필요할 때 참고하고 피드백을 하면 된다. 특히 업무 관련 논의 사항과 지시, 보고 내역 등은 미리 지정해둔 팀 및 유관 담당자들과 공유할 수 있어 보다 투명한 업무 추진이 가능하다. 그런만큼 비대면 근무를 위한 스마트워크의 방법들은 대면 근무와 병행해서 활용할 때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

스마트워크를 위한 툴과 제도

스마트워크가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려면 적절한 도구와 회사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재택근무에서도 서로 떨어진 장소에 있는 참석자들이 효율적으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ZOOM이나 업무 관련 사항들을 프로젝트 TF, 팀간에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Slack 그리고 동료와 함께 보고서 작성을 하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협업툴 등이 스마트워크를 위한 툴들이다.

이같은 툴은 기존에 제한적인 범위에서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업무 지시와 폐쇄적인 정보 공유를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특정한 날에 정기적으로 업무를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던 기존의 업무 방식을 수시로 점검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비대면 근무에서는 기존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던 대면보고의 업무 방식들이 변화가 되어야 한다. 스마트워크는 바로 그러한 툴들의 자유로운 사용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도구가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는 회사의 제도적 지원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회사의 보안 제도가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면 이같은 협업툴 사용이 원활하게 될리 없다. 업무 진행 내역과 각종 자료를 관리해주는 유용한 툴이 있어도 정작 이와 별개로 매번 상사 보고는 오프라인의 대면 보고가 병행되고, 보고서는 인쇄한 문서를 가지고 진행한다면 효율이 있을리 없다.

스마트워크는 새로운 툴이 필연적이며 이같은 툴은 제도의 지원이 수반되어야 실제 비효율을 제거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즉, 단순히 새로운 툴을 기술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시작이 되어 회사의 전반적인 제도가 뒷받침해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하는 문화의 변화

스마트워크의 시작은 툴의 도입이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제도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일하는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새로운 툴을 사용한다는 것은 제한된 인원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만나서 이들끼리만 업무 보고와 지시를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의 상당 부분을 수시로 공개하고 자주 피드백을 줘야 함을 말한다. 이는 평소의 업무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기에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는 혼자서 아무리 잘 해봤자 동료 그리고 특히 상사가 이를 동조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전사 차원에서 스마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부서의 특징, 팀장의 성향에 따라 툴의 사용 여부와 방식이 들쑥날쑥 되어선 안된다. 업무 보고와 지시 그리고 보고서 작성과 회의 방식, 자료 공유를 위한 툴을 모든 부서가 일관되게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의 일하는 문화가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각 부서들이 업무 내역과 각종 보고서를 파일로에 쌓아두고 폐쇄적으로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 아닌 사내의 여러 부서와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정보들을 공유해야 한다.

또한, 경영진을 포함한 리더들은 수시로 업무 진행 내역을 들여다보면서 의견을 주고 점검을 해야하는만큼 보다 현장과 실무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1주일에 한 두 번 만나서 구두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형태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수시로 업무 진단과 과제 점검을 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구두보고, 대면보고는 기존과는 달리 숙제 검사를 하는 형태의 일방적 업무보고와 지시에서 변화되어야 한다. 온라인을 통해 수시로 늘 업무, 과제 내역은 파악하고 진단을 하고 있는만큼 대면보고에서는 단위 과제가 아닌 장기적 관점의 팀, 회사의 전략과 목표 및 과제들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입체적인 업무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의 솔선수범과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제 아무리 좋은 툴과 제도가 있어도 팀 내에서 팀장들이, 회사의 경영진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 따로 두번씩 작업해야 하는 이중고가 된다. 스마트워크 하려다 오히려 하드워크가 되는 셈이다. 누구에게나, 어떤 팀이든, 무슨 상황에서든 늘 같은 방법으로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스마트워크는 성공한다.

em>*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회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