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근로기준정책팀]

2020년 6월부터 기업 경영과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주요 판례 동향을 내용과 시사점 등으로 나누어 정리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헌법재판소 2020. 4. 23 선고 2019헌가25 판결

회사의 종업원 등이 노조법 제81조 제1호, 제2호 단서 후단, 제5호를 위반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한 경우 종업원 등 이외에 그 법인도 함께 형사처벌토록 한 노조법 제94조(양벌규정)는 위헌이다.

1) 사건 개요

여객자동차 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회생절차 개시 중 대표이사 겸 관리인과 종업원이 그 업무에 관해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기소되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구체적인 위반 법률 조항은 노조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제1호, 제2호 단서 후단, 제5호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1. 노조 가입·조직 및 활동을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
2. 노조를 가입·조직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
5. 단체행위 참가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

법인은 재판 계속 중 양벌규정인 노조법 제94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2019. 9. 4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4조【양벌규정】 법인 또는 단체의 대표자,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88조 내지 제93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단체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2) 판결 요지

현행법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법인에 대한 처벌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달리 법인이 면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고 있다.

그 결과 법인은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형벌을 부과받고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도 종업원 관련 부분과 마찬가지로 법인의 대표자가 일정한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면 곧바로 법인에게도 대표자에 대한 처벌조항에 규정된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법인 대표자의 행위는 종업원 등의 행위와 달리 봐야한다.

법인은 기관을 통해 행위하므로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그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법인 자신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법인의 직접 책임을 근거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므로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시사점

헌법재판소는 ‘종업원 등의 부당노동행위시 법인의 면책 사유 없이 법인을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 4. 11 임직원들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제4호 본문)에 대한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바 있다(헌재 2019. 4. 11, 선고 2017헌가30).

다만 헌법재판소는 법인의 대표자를 제외한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에 대해서만 위헌으로 판단했다.

또한 단체교섭의 거부·해태 행위(노조법 제81조 제3호)는 금번 제청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판단하지 않았으나 쟁송 대상이 될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고려할 때 위헌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부당노동행위 양벌규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법인의 대표자 행위 : 법인에 대해 양벌규정 적용 O
·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 행위 :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한 주의와 감독을 다한 경우에는 법인에 대해 양벌규정 적용 X

2.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303417 판결

정기상여금 지급 시 특정 시점에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재직자 요건 규정을 두고 있더라도, 근무기간에 비례해 지급한다는 일할 규정이 함께 있는 경우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1) 사건 개요

이 사건 근로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회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기본급 30일분에 직급수당을 더한 금액의 1,2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되 매월 임금지급일에 100%씩 나눠서 고정 지급한다고 규정했었다.
다만 취업규칙에서는 재직자 요건 조항과 정기상여금을 근무기간에 비례해 지급한다는 일할 규정도 함께 두고 있었다.

취업규칙 제98조 제5항·제6항
상여금 지급은 20일 현재 재직한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
근무일수가 부족한 경우에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한다.

취업규칙 제85조

입사나 퇴사로 인해 근로일수가 부족한 경우의 임금은 일할로 계산해 지급한다. 단, 일할 계산액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다.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2007. 3. 31자로 해고하면서 2007. 3. 21 ~ 31까지 근로기간에 대응하는 정기상여금을 일할로 계산해 지급했었다.

이에 근로자들은 소속 근로자가 특정 시점 전에 퇴직하더라도 근무한 기간에 비례한 만큼 임금을 지급한 점을 고려할 때, 근무한 기간에 비례해서 지급되는 한도에서는 고정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정기상여금 지급 자격요건으로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고정성을 결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2) 판결 요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근거해 연 1,200% 지급률에 따라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고 취업규칙 제98조 제6항은 정기상여금의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해 근무한 기간에 비례해 일할 정산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회사가 이미 해고된 근로자들에게 정기상여금을 기왕의 근로 제공 일수에 비례해 지급한 것은 취업규칙 제85조와 제98조 제6항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정기상여금 지급 사례와 다르게 회사가 매달 20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 전 근로 기간을 기준으로 정기상여금을 일할 정산해 지급하지 않았던 사례에 대한 자료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재직자 요건이 그 기재만으로는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매달 20일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정기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정기상여금에 대한 재직자 요건과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함께 두고 있는 경우, 사업장 내에서 정기상여금 지급 실태나 관행, 노사인식, 임금지급 규정 등을 종합해 근무기간에 비례하는 만큼 정기상여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은 아닌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3) 시사점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후 재직자, 최소근무일수 요건이 있는 경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판례 법리가 확립되고 있다.

대법원도 재직자 또는 최소근무일수 요건이 있는 정기상여금에 대해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판결하고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다213520,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나66533 등).

다만 금번 판결은 재직자 요건이 있음에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미 해고된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 일수에 비례해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일할 지급 조항이 존재하고 실제로 그에 따라 지급하는 등 그 실질에 있어서 재직자 요건이 무의미한 사업장의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한편 재직자 요건이 있는 경우에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이례적인 판단(서울고법 2018. 12. 18, 선고 2017나2025282)도 존재하며, 현재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이다.

3.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두35391 판결

업무 관련 행사를 마치고 사업주가 마련한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퇴근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1) 사건 개요

이 사건 회사는 아파트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중 2016. 4. 14 완성될 건물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미리 예측하고 향후 공사의 진행 방향과 전략을 정하는 중요한 행사인 품평회를 개최했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안전관리팀 팀장으로서 품평회의 총괄적인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행여부를 관리했으며 2016. 3월~4월 내내 품평회를 준비했었다.

품평회 종료 후 1, 2차 술자리 회식이 있었고, 비용은 모두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회식 종료 후 근로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하던 중 왕복 11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에 부딪혀 사망함에 따라 근로자의 유족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원심은 과음으로 판단능력 장애가 있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고, 무단횡단은 퇴근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중교통을 스스로 이용한 점, 지하철 이동 중 자신의 처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점 등을 고려해 근로자가 과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2) 판결 요지

사망한 근로자는 사업주의 중요한 행사로서 자신이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한 품평회를 마치고 같은 날 사업주가 마련한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퇴근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동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1차 회식은 공사의 현장직원 23명 전원이 참석했고 2차 회식에는 안전관리팀 5명을 포함한 총 9명이 참석했으며, 모두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된 점을 고려할 때 1·2차 회식 모두 사업자 지배 범위에 해당한다.

또한 근로자는 평소 자신의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했고, 품평회 등 회사 전체적인 행사가 있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도록 회사가 권고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퇴근 과정은 통상 수반하는 위험으로 볼 수 있다.

3) 시사점

대법원은 회사의 중요한 행사를 마치고 마련된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퇴근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회식 후 퇴근 중 발생한 재해에 대해 회식의 업무 관련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을 11차선 도로 무단횡단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지배 범위 내에서 촉발된 음주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보고 있다.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를 합리성이 결여된 퇴근 방법으로 판단해 업무상 재해를 부정하는 하급심 판결들도 존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무단횡단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일률적인 업무상 재해 해당 여부 판단은 어렵겠지만 업무상 회식으로 인한 음주와 그 상태로 인해 발생한 사고가 자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할 여지가 높다.

그 예로 대법원은 부대회식 후 퇴근 중 무단횡단(왕복 10차선 도로)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금번 판결과 같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적이 있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두42190 판결).

4.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6다7647 판결

CCTV 수당이 실비변상 명목으로 지급되거나 물품구입권의 형태(현물)로 교부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 또는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없다.

1) 사건 개요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가 속한 노동조합은 1998. 3월경 운행버스에 CCTV를 설치하면서 당일 출근하는 모든 운전직 근로자들에게 연초(담배), 장갑, 음료수, 기타 잡비 명목으로 일비 10,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었다.

이후 2012. 1월경 노사는 노후한 CCTV를 철거하고 새로운 CCTV를 설치하면서 음료대금 명목으로 일비 5,000원을 지급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또한 같은 협약에서 CCTV 설치가 완료되는 2012. 1. 19 이후에는 실비변상조로 장갑, 음료수, 담배, 기타 잡비 명목으로 일비 10,000원에 상당하는 회사 발행의 구내매점용 물품구입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근로자들은 “CCTV 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므로, 이를 포함해서 다시 계산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재산정한 후 부족분을 추가 지급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2012. 1. 18까지 통화로 지급한 CCTV수당은 통상임금으로 본 반면 그 이후 물품구입권 형태로 지급된 것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물품구입권의 사용처가 한정돼 있고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으며, 장갑, 음료수, 담배 등 물품은 근로자의 후생복지나 근로제공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조치라는 이유였다.

2) 판결 요지

2012년 1월 18일까지 현금으로 지급된 CCTV 수당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2012. 1. 19 이후 구내매점용 물품구입권 형태로 지급된 CCTV 수당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물품구입권은 운전직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관련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소정근로의 대가이다.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근무일에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CCTV수당을 지급받는 것이 확정되어 있었으며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한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비록 실비변상 명목으로 지급되었고 회사 발행의 물품구입권으로 교부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물품 구입권을 실제 경비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가 CCTV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3) 시사점

대법원은 물품구입권이라는 현물 지급에 대한 임금성을 인정하고, 그 현물의 사용처가 한정된 경우까지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

보통 실비변상적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지만, 금번 판결의 경우 실제 경비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당을 미지급하거나 감액한 사례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 물품구입권의 임금 및 통상임금성을 긍정했다.

또한 금번 판결은 현물을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음에도 임금 및 통상임금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현물로 제공한 식권에 대해 식사를 하지 아니한 경우 다른 물품이나 현금으로 대체 청구할 수 없을 때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사례도 존재한다(대법원 2002. 7. 23, 선고 2000다29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