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업 중단, 일자리 감소 등으로 전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전세계 국가들은 인건비·대출·세제지원 등 다각적인 기업지원 정책을 통해 실업을 최소화하고 비상국면에 놓인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급여보호 프로그램이 지난 8월 종료되었고, 영국정부의 코로나 고용유지 정책 역시 10월에 종료될 예정이어서 각국 정부 지원은 향후 점진적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로 인한 2차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위기 극복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인력조정 필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인력조정 조치와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임시해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과 미국, 호주 등 영미권 국가 외에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기업들도 임시해고(furlough)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기업 고용유지를 위한 각국 정부들의 급여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임시해고 기간에도 급여가 지급돼 근로자들도 큰 거부감 없이 임시해고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연초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긴급대책으로 시행 중인 각국 정부의 급여지원 프로그램이 종료시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영국과 같이 기존 코로나 고용유지 정책(Coronavirus Job Retention Scheme)이 10월에 종료되면 새로이 일자리 지원 정책(Job Support Scheme)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연장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진출국 정부의 급여지원책 조건과 혜택을 재확인해야 한다.

임시해고는 크게 일회성 임시해고와 주기별 임시해고로 나뉠 수 있다. 일회성 임시해고는 특정 기간 동안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 기업들은 임시해고 시작과 종료 시점을 지정해 진행한다. 이러한 형태의 임시해고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와 매출 감소 등 갑작스러운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기별 임시해고는 4주, 8주 등 일정 주기 동안 사업장 내 교대조를 편성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회성에 비해 관리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으나 서비스업과 같이 인력을 꾸준히 필요로 하는 사업장의 시장변화 대응에 효과적이다.

이러한 임시해고제 도입을 위해서는 사전고지 및 협의가 필수적이다. 임시해고 도입에 앞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관한 사전고지 의무가 명시되어 있는지, 노조 혹은 근로자 대표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임시해고 도입이 비교적 쉬운 편이나, 독일의 경우 공동결정제도(co-determination)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어 기업은 임시해고와 같은 인사 및 노무관리 이슈에 대해 반드시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스페인 역시 임시해고 시행에 있어 노조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노조나 근로자 대표가 없는 사업장에서 임시해고 도입시 개별 근로자와 협의를 진행토록 하고 있다.

오랜 시간과 큰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보다는 정부의 급여지원을 활용한 임시해고가 추후 경제상황이 개선되었을 때 신규채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의 인력운영 측면에서도 더 바람직하다.

임금조정 및 지급 유예

많은 국가에서 기업의 고용유지를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경영악화로 임금조정, 지급 유예 등을 통한 추가적 비용절감 조치를 취해야 하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임금조정과 같은 근로조건 변경은 근로자 동의 없이는 어렵다. 특히, 기업이 근로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변경사항을 적용할 경우 근로계약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에 관한 충분한 설명 및 동의 취득 절차가 필수적이다.

물론 모든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조정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득이 어느 정도 보전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독일은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정부가 근로자의 임금손실을 지원하는 ‘조업단축(Kurzarbeit)’제도를 2021년 말까지 시행키로 했다. 프랑스 역시 근로시간 단축(주당 35시간 미만)에 따른 임금손실분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부분실업(Chômage partiel)’ 제도를 시행 중이다. 따라서, 현지 기업들은 임금조정에 앞서 이와 관련한 정부 지원정책의 조건과 혜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동의를 구했다면 기업들은 임금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근로계약 형태에 따라 조정 방식에 차이가 발생한다.

시간제 근로자는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이 산정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조정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워싱턴,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외식업, 도소매업, 호텔업, 물류창고업 등 특정 산업의 시간제 근로자 보호를 위해 갑작스러운 근무 일정 변경에 따른 기업측의 금전 보상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및 시간외근로수당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전문직 화이트칼라 근로자(exempt employee)의 임금은 근무 일수 또는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지급토록 되어 있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조정은 어렵다. 다만, 근로자가 일을 전혀 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으므로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는 앞서 소개된 주기별 임시해고를 통해 임금조정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4주 중 한 주간 임시해고를 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방식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근로자가 임시해고 주간에는 근로를 하지 않도록 기업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 인트라넷 접속제한 등의 방식으로 임시해고 중인 전문직 근로자들의 근로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임금조정 외에도 임금지급 유예를 통한 비용절감 방안도 있다. 임금지급 유예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일정기간 미뤄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이다. 임금의 지급 총액에는 변동이 없으나 임금조정에 비해 근로자가 받는 영향이 적어 상대적으로 근로자 동의를 얻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연차휴가 사용촉진

연차휴가 사용촉진을 통한 비용절감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국가별로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가 상이하므로 기업들은 진출국별 제도를 면밀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홍콩의 경우 사용자의 연차휴가 사용촉진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근로자와 협의해 최소 14일 전 연차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한 서면 통지를 전달하면 된다. 싱가포르 역시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시기 지정에 대한 사용자의 재량이 폭넓게 인정된다. 호주의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시기를 지정할 수 있다.

유럽국가들의 경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경영위기가 심화하자 최근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3월부터 근로자의 미사용 연차휴가 사용시기, 사용일수 등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독일 역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2019년 미사용 연차 및 2020년 연차휴가 사용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었다. 이탈리아도 현재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 시기를 지정할 수 있다.

신규채용 중단/축소

전세계 많은 기업이 현재 신규채용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앞서 소개된 비용절감 방안들이 기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규채용 축소는 별다른 절차 없이 시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팬데믹 위기 이후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 추후 채용계획도 같이 수립하는 것이 좋다.

시사점

코로나19의 재유행·장기화와 함께 2차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전세계 기업들은 비용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경기침체에 대비하고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인력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크게 인력·임금 조정, 연차휴가 사용, 신규채용 축소 등으로 나누어진다. 인력조정의 경우 당장 인력을 해고하면 큰 비용을 줄일 수 있으나 위기 이후 신속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각국 고용지원금, 임시해고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수한 인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임금조정의 경우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근로자들이 충분히 기업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조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연차휴가 역시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사용을 통보하기보다는 협의를 통한 사용촉진이 권장된다. 신규채용 축소는 불확실성이 가장 적은 비용절감 방안이나, 위기 이후 인력확보를 위한 장기 계획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이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근로조건 변경을 통지하거나 채용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채용 취소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적 분쟁으로 확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