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0년은 코로나19로 주력산업들이 수출 부진을 겪으면서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지만, 급격한 경기 하락 양상은 완화되었다. 전반적으로 수출 감소 폭이 크게 줄었고, 산업에 따라서는 증가세를 보이는 경우도 발생했다.

비대면 사회와 관련하여 수요가 증가한 SSD를 포함한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은 상반기에도 크게 늘었고, 해외생산 및 소비 활동이 일정 수준 정상화되면서 조선, 가전,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수출은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향후 코로나19가 지속되더라도 생산 및 소비 활동이 올 상반기처럼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의 영향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2021년은 세계 시장 수요가 일정 수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단계적으로 보급되면 하반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이어서 경기회복은 더 빨라질 것이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사회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이미 추진되어왔던 현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수요는 2021년 우리 주요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최종재 시장과 더불어 건설시장 등이 회복되면서 일반기계나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의 자본재 및 소재 시장도 동반 회복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2021년 국내 시장이나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여건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경쟁국이 수요회복보다 생산이 더 빠르게 정상화됨에 따라 공급과잉의 우려로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자국 산업 보호 경향은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 능력이 확대되고,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수출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해외생산 물량의 국내 유입이 늘어 국내 판매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2021년 12대 주력산업의 수출은 2020년에 대한 기저효과로 10.6%의 큰 폭 증가로 전환할 전망이지만, 더딘 세계수요 회복과 경쟁 여건 악화 등으로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내구소비재로 경기에 민감하여 2020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자동차나 가격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정유, 석유화학 등은 10% 이상의 큰 폭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정보통신기기, 반도체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2020년 증가에 이어 2021년에도 각각 9.9%, 13.1% 등의 높은 수출 증가율이 예상된다. 이차전지의 수출은 해외 생산기지가 안정화되면서 전기자동차용 해외 수요의 큰 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5.7%로 제한적인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는 2020년 큰 폭의 하락, OLED로의 전환 가속화 등에도 불구하고 LCD의 경쟁력 약화로 2021년 2.4%의 수출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수요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일반기계, 철강 등도 각각 6.3%, 7.7%의 수출 증가세를 구현하지만, 중국 등과의 경쟁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이다.

2021년 주력산업의 내수는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세를 기록하지만, 제한적이고, 일부 업종은 역기저 효과로 감소가 전망되기도 한다.

내수 진작책 등으로 2020년 큰 폭으로 증가했던 자동차, 조선 등의 내수는 2021년 각각 3.4%와 10.5%의 감소를 기록하고, 소재 수요에 의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내수도 국내 LCD 생산감소로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가 5.8%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기계, 정유, 석유화학, 섬유, 정보통신기기, 가전 등 대부분 산업이 작년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하는 수준인 5% 미만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2021년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 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심해져서 우리 기업의 내수 판매가 어려움에 직면할 전망이다. 2020년 높은 증가율 기록했던 조선이 3.4% 감소하는 것을 제외하면, 2021년 대부분 산업에서 비교적 높은 수입 증가율이 예상된다.

자동차는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8.4%나 증가할 전망이고, 철강,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이차전지 등은 각각 13.7%, 10.1%, 3.8%, 5.0%, 15.3%만큼 증가하는데, 대부분 저가 범용제품이나 국내기업의 해외생산 제품 수입 증가에 기인한다.

국내 생산설비 증설과 관련한 제조 장비와 부품 등의 수입 증가로 일반기계 수입이 3.2% 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단가 인상으로 정유, 석유화학 등의 수입이 각각 5.9%, 18.4%씩 증가할 전망이다.

2021년 12대 주력산업의 생산은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하겠지만, 경쟁 여건 악화로 세계수요나 내수의 증가 폭만큼 늘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수출이나 내수가 부진한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이 각각 1.1%, 3.5%만큼 다소 감소할 전망이고, 내수 판매는 감소하지만, 수출 증가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은 6%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선박의 수출 증가로 물량 기준으로 조선의 생산은 10.8%가 증가하고, 코로나 시대의 영향으로 내수 및 수출이 증가하는 반도체와 통신기기는 각각 10.2%, 7.5%로 여전히 높은 생산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가전, 디스플레이 등도 생산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과거의 감소 폭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자본재 및 중간재 성격인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이차전지 등은 산업 전반의 성장세와 연계되어 3%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주력산업은 전년 대비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겠지만,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어 우리 기업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공급, 수요 촉진, 고용 유지, 탄력적 노사관계,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통상정책 등 2020년 제기되었던 산업기반 유지를 위한 대책은 여전히 필요하다.

단기적인 경영상 애로 탈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주요 산업 부문에서 인수합병 및 매각, 대형화, 전문화, 비수익 사업 정리, 신산업분야로의 진출 등 구조조정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신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및 대응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수요 확산을 위한 보조금 지급과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등의 확대가 요구된다.

코로나19, 미-중 분쟁 등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첨단소재 및 부품, 장비(소부장) 등의 국산화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리쇼어링이나 소부장 육성 등을 통한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스마트제조 등과 같은 제조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