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악화, 개정 노조법 시행 등 산업현장에 부담을 주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2021년 노사관계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나라 경제도 지난해 성장률이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경기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코로나 확산세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와 글로벌 교역 개선을 예상하며 올해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우리나라와 주요국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 OECD, ‘20.12.1) [韓] 2.8 [美] 3.2 [日] 2.3 [獨] 2.8 [佛] 6.0 [英] 4.2 [中] 8.0)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보호무역 기조의 유지 가능성, 교역 위축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총이 21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2021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기업의 절반 가까운 49.2%가 2021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 ‘긴축경영’을 선택한 반면, ‘확대경영’을 답한 기업은 8.5%에 그쳤다. 기업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개정 노조법은 산업현장에 큰 혼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지난 12월 해고자·실업자 등의 기업별 노조가입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경영계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금번 노조법 개정으로 노조 측으로 기울어진 노사관계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산별노조 체제’를 갖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해당 기업에 재직하지 않는 해고자나 실업자와 같은 비(非)종사자라도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들이 개별기업의 노사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업별노조 체제’를 중심으로 노사관계가 형성·발전되어 왔다. 조합사무실도 기업 내에 있고, 단체교섭도 기업단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해고자나 외부인이 개입할 경우 기업 노사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도 산업현장에서는 노조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이슈화하며 장기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해고자·실업자들이 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해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다면 노조 측으로의 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고자와 실업자들이 기업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만큼 강성투쟁으로 인한 노사갈등이 우려된다. 교섭에 있어서도 노조가 해고자 복직, 실업대책 마련 등 본래의 교섭의제를 벗어난 사항을 요구하고, 개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기업 내부 이슈와 연계시키는 등 노사관계 혼란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단결권이 강화된 만큼 사용자의 대항권도 글로벌스탠다드에 어느 정도라도 함께 맞추기 위한 보완입법이 필요하다. 우선 경쟁산업 국가들보다 우리나라가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제도의 개선을 위해, ① 2중으로 규제하고 있는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처벌 제도 중 사용자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처벌제도의 폐지 (노동위원회를 통한 원상회복구제 명령제도는 존치), ② 파업시 대체근로 일부 허용, ③ 노조의 사업장 점거금지 등 세가지 사항에 대해 일정 수준을 반영한 입법이 필요하다. 또한 해고자・실업자 등 해당 회사 소속이 아닌 조합원들의 사업장 출입은 노조사무실에 한해 필수적인 경우에만 허용되도록 명료하게 규정해야 한다.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에 따른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노조측의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초과하는 요구와 이와 관련된 쟁의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처벌조항 마련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최저임금은 시급 8,720원(월 환산액 : 주 40시간 기준 1,822,480원)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적용된 최저임금 시급 8,590원에 비해 130원(전년 대비 1.5% 인상) 오른 금액이다. 최근 몇 년간 기업의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소상공인 등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올해 어두운 경제 전망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안정은 필수다.

최저임금 안정만큼이나 최저임금제도의 합리적 개편도 중요한 과제다.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이 세계 최상위권에 도달(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62.7%로 최저임금 제도가 있는 OECD 29개국 중 6번째로 높은 수준)했지만, 30여년 전에 마련된 현재 최저임금제도는 변화가 없다. 합리적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결정기준에 기업 지불능력 포함, 경제논리에 기반한 최저임금 결정, 최저임금 구분적용, 최저임금 산정기준수를 ‘소정근로시간’만으로 산정(법제화), 일정 연봉 초과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가 시급한 과제다.

양 노총의 조직화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민주노총 집행부도 당선공약으로 조직률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조직화 사업은 무노조 대기업, 대기업 협력업체에 대한 조직화와 함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종사자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종사자 등 과거와 다른 형태의 노조설립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와 관련한 현장의 혼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와 2022년 예정된 대선은 노사관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계 요구사항의 공약화, 정치권의 개별기업 노사관계 개입 등 노사관계가 정치쟁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 밖에도 올해 산업현장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 문제, 산업안전, 정규직화 요구, 원청기업의 직접고용 문제, 조직화 경쟁에 따른 노노갈등 등 다양한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 따른 위기 극복과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사협력이 어느 해보다 절실하다. 고용을 둘러싼 노사관계 갈등, 법제도 개정에 따른 산업현장의 혼란, 다양한 노사관계 이슈 부각이 예상되는 만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불안 요인을 점검해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글 : 노사협력본부 노사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