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노동시장 동향

2020년 노동시장은 백척간두에 선 듯한 위기가 계속되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했는데, 이는 1998년 16개월 연속 감소 이후 21년만에 최장기간 감소세다. 2020년 1~11월 취업자 수는 평균 18만 1천명 감소했고, 같은 기간 실업자수는 평균 3만 1천명 증가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에 취업자 수가 평균 28만 1천명 증가하고 실업자수는 평균 1만 1천명이 감소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일시 휴직자가 2020년 11월 기준 47만 4천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66.2%(18만 9천명) 증가한 수치로 우리 노동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연령별 취업자수를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30대의 취업자 감소폭은 2019년 5만 3천명에서 2020년 15만 8천명까지 확대됐고,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 이후 5년 1개월 연속으로 감소하여 핵심근로계층의 취업난은 매우 심각했다.

특히 20대 취업자 수가 13만 7천명 감소는데, 해당 연령층의 취업자수가 2018년에는 3만 3천명, 2019년에는 4만 2천명 증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청년층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나마 60세 이상 고령층의 평균 취업자 수가 38만 7천명 늘어나며 최악의 고용부진은 면했으나, 이 역시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에 의존한 성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별로는 대면 중심 업종의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9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고, 도매 및 소매업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16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고 있는 제조업도 9개월 연속, 금융 및 보험업은 2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증가한 업종도 존재한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입법 및 일반 정부행정(공공 직접일자리), 비거주 복지시설 운영업(돌봄시설업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병원, 무점포 소매업,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2020년 노동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중심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실업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일시휴직자의 규모가 큰 것이 고용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노동시장 전망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은 2021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3.2% 수준에서 예측하였다. 이는 2020년의 낮은 성장률에 대한 기저효과를 포함, K-뉴딜을 비롯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확장적 재정정책, 글로벌 경제 회복 등을 가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확보 가능성 및 시기, 원달러 환율 하락 지속세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2021년에도 2020년과 같은 수준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될 경우 전망치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경제침체로 인해 노동시장의 어려움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국내 주요기관에 따르면 2021년 취업자수는 2020년 대비 13~19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마저도 달성을 확신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20년 대비 8.9% 증가한 558.0조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그 중 일자리 예산은 30.5조원으로 전년보다 5조원(19.8%) 증액했다.

2021년 일자리 예산은 주로 실업소득지원(41.0%), 고용장려금(27.6%)에 집중되어 있는데, 대면 산업에서 비대면 산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직업훈련(7.4%)과 고용서비스(5.7%)에 대한 재정투입이 미흡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취업취약계층 지원 강화는 정부의 역할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적자를 방지하기 위한 심도깊은 논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중장기적 관점의 재정 배분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멀지 않은 시점에 고용시장 전반에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 경제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키고 고용기반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총의 ‘2021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9.2%는 2021년에 ‘긴축경영’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2020년에 비해 채용을 줄일 것이라는 기업이 65.4%로 나타나, 2021년에도 채용시장 빙하기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금도 어려운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경영규제는 기업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는 경영계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 이른바 공정경제 3법부터 노동관계조정법, 고용보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처럼 시장 현실을 외면한 제도 개편은 기업들의 경영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와 개별 고용관계에서의 혼란과 갈등을 확산시켜 고용시장의 활력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글로벌 공중보건 위기에 맞서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손발을 묶는 중첩규제가 아닌,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기업 지원이 절실하다. 그레이존에 놓인 분야들의 법·제도 정비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산업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정규직에 집중된 과도한 고용보호규제를 완화하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직적 노사관계를 상생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단초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여기에 더해 특수형태종사자,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 노동시장의 룰로 포섭하기 어려운 다양한 일자리 형태를 인정하고 여기에 대한 맞춤형 보호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가 가까워진 만큼,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의 용기로 도약의 기회를 잡아야 할 시점이다.

[글 : 사회정책본부 고용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