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소영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통상정책실 연구위원]

서론

전 세계는 코로나 19 팬데믹과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린뉴딜을 통한 녹색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그린뉴딜은 1930년대에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경제 개혁 정책으로 추진한 뉴딜 정책에서 착안한 개념으로서, 2007-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과 영국에서 거의 동시에 대두된 경기회복 정책이다. 2007년 1월 토마스 프리드먼이 미국 뉴욕타임스에 그린뉴딜 접근법을 제안하는 기고문을 발표하였으며, 영국에서는 2007년 그린뉴딜 그룹이 구성되어 2008년 그린뉴딜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후 그린뉴딜은 정치 경제적 이유로 부침을 겪은 후, 최근에 기후변화와 팬데믹이 글로벌 위기로 급부상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대책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권이 후퇴시켰던 환경친화적 정책기조가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으로 우호적으로 급선회하면서 각국의 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역, 기업 활동, 다자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고는 미국 그린뉴딜 정책의 대두 배경과 진화 과정, 현재 추진 동향과 이슈를 제기하여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과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미국 그린뉴딜 정책의 대두와 진화

미국의 그린뉴딜은 미국의 중요한 대선 공약으로 구체화되면서 진화하였다. 2010년 뉴욕 주지사 녹색당 후보인 호킨스의 공약으로 제안된 그린뉴딜을 질 스타인이 2012년 대선에서 계승하였다. 질 스타인은 2016년 녹색당 대선 캠페인에서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파격적인 그린뉴딜 공약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오바마 행정부 때에도 그린뉴딜의 내용이 일부 실행되었지만, 당시에는 그린뉴딜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이후 트럼프 정권을 거치면서 거의 사장 위기에 있던 그린뉴딜은 2019년 2월 미국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이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재조명받게 되었다. 동 결의안은 상원의 반대로 부결되었으나, 대선 공약에 흡수되면서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반영되었다.

결의안은 국가 재정 동원의 10년 계획을 뒷받침하는 문서로서, 기후변화 대응에서 더 나아가 미국 경제를 재구성하는 광범위한 산업정책을 모색한다. 총 14쪽에 달하는 결의안에 따르면, 미국 그린뉴딜 결의안은 기후변화 대응을 시작으로 경제 불평등 해소까지 포함하는 전방위적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결의안은 온실가스 감축과 미국 사회의 경제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5대 목표(① 공정한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제로 배출, ②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번영 보장, ③ 미국의 인프라와 산업 투자, ④ 모든 미국인에게 지속가능한 환경 보장, ⑤ 취약계층에 대한 정의와 공정성 증진)를 제시하였다.

이처럼, 미국의 그린뉴딜은 모든 영역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며, 경제의 탈 탄소화를 넘어서 전체 경제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라고 요약된다. 특히, 탈 탄소 경제, 탈 탄소 생활‧교통‧공공인프라를 지향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완전고용과 사회정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과거 미국의 그린뉴딜 관련 정책들과 차별화된다.

이와 같은 사회경제 전반의 구조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재정 동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결의안은 그린뉴딜을 실현할 구체적인 사업과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그 이행 가능성이 쟁점화되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0년 7월에 그린뉴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린뉴딜의 추진이 가시화되었다. 바이든은 ‘청정에너지 혁명과 환경정의(environmental justice)’를 위하여 10년간 연방정부의 1조 7,000억 달러를 투자하여 민간과 주 정부 등의 5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동원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또한,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청정에너지’를 위해서 향후 4년간 2조 달러를 투자(accelerated investment)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정책 추진 동향과 이슈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동안 적극적인 친환경 경기회복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이든은 대선 공약을 통해 그린뉴딜 결의안의 기본 방향을 발전시키되, 이를 온전히 계승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완화된 계획을 발표하였다. 즉, 온실가스 감축에서 더 나아가 양질의 청정 분야 일자리 창출과 이를 통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면서 ‘환경 정의’를 중점 투자 분야 중 하나로 정하였지만, 결의안이 제안한 2030년까지의 완전한 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은 2050년까지 달성하는 것으로 목표를 완화하였다. 또한,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연방 보조금을 중단하고 연방정부 부지에서 신규 시추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즉시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에 재가입함으로써 백악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환경 정책을 되돌려 기후변화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지난 1월 27일에는 기후변화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행정명령은 기후위기를 미국의 대외정책과 국가안보의 중심에 두고 우선 논의하는 한편, 범정부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

바이든 정부의 기후 행정명령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하여 전기와 교통 부문에 주목한다. 행정명령은 연방기관의 정부조달 과정에서 2035년까지 전기 부문의 탄소 제로 배출과 연방기관 차량의 제로 배출을 달성할 것을 권고하였다. 캘리포니아와 메사추세츠 등 주정부 차원에서도 2035년까지 새로 판매되는 차들은 탄소 제로 배출이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같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19 이전보다 약 두 배에 가까운 실업률(6.4%)을 보이는 미국이 전기차, 청정에너지, 에너지효율 관련한 정부조달 시 미국산을 구매함으로써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2일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탄소국경조정세 도입 의지를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의 2021년 통상의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였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 회복과 강화를 위해 중요하게 작용할 통상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두었다. 바이든 정부는 글로벌 무역시스템 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시장과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탄소국경조정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기존의 무역협정 하에서 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대국에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표명하였다. 이는 미국이 작년 12월에 환경보호 미흡 국가의 수출품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을 WTO에 제안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시사점

바이든 대통령은 친환경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정책 전반에 걸쳐 일자리 창출과 미국산(Made in all of America) 확대 및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청정에너지 확대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의 청정에너지 사업의 미국 진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 전반에 걸쳐서 미국산 강조 기조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으므로 소재, 부품, 장비, 제품의 직접적인 진출보다는 기술협력과 현지법인 활용 등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청정에너지 분야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민간자금 동원이 예상된다. 추가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대규모 재원 조달이 예상되며, 환경‧사회‧거버넌스(ESG) 투자와 녹색채권 등의 금융수단이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하여 녹색 금융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금융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화석연료 기업 보조금 중단과 신규 시추 허용 불가 방침은 화석연료 산업의 좌초자산화를 초래하여 화석연료 산업의 쇠퇴와 미국 석유업체의 경쟁력 하락,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친환경정책으로 인한 산업구조 전환과 좌초자산 증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공통되게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에 있어서 기존 좌초자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우리 협회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