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법원 2020.11.26. 선고, 2017다239984 판결 : 연장근로시간 산정

1. 사건 개요

이 사건 사용자(이하 ‘A사’)는 시내버스 여객 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A사는 원고(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서울특별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을 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했다.
A사가 적용한 단체협약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월 단위 상계약정이 전부 무효라고 주장하며 추가적인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원심은 ▴상여금은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시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지급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며, ▴월 단위 상계약정만 분리하여 무효로 한다면 양 당사자의 전체적인 이익을 고려한 임금협정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어 월 단위 상계약정이 전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월 단위 상계약정에 대해서 임금산정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월 단위로 정산하기로 합의했다는 것만으로 이를 무효로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월 단위 상계약정에 따라 산정한 연장근로수당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계산한 금액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그 한도에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실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인지 또는 연장근로시간인지를 구분하지 않은 채 전체 근로시간만을 단순 비교하여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하면,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과 중첩되어 상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통상시급에 해당하는 금액만이 임금으로 산정되어 연장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에 미달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비록 야간근로수당 지급, 실제 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보장시간만큼의 임금은 모두 지급하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당해 사건의 월 단위 상계약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는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3. 시사점

금번판결은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산정방식을 노사 간 합의한 경우, 노사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합의는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입장(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판결)을 재확인했다.

근로기준법은 1일·1주 단위로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는데, 당해 사건에서는 노사가 합의하여 월 단위로 합산한 전체 근로시간을 월 단위 보장시간과 단순 비교하여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토록 했다. 이에 따르면, 1일 또는 1주를 기준으로는 연장근로에 해당하는 시간이라도 월 단위로 합산한 총량이 당사자가 합의한 월 단위 소정근로시간을 넘지 않는다면 (해당 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임에도 불구하고) 연장근로시간으로 계산되지 않아 통상시급만이 임금으로 산정된다.

이에 대법원은 이러한 월 단위 상계약정이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부분에 한해 무효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대법원 2020.12.10. 선고, 2020다245958 판결 : 영업양도 관련

1. 사건 개요

이 사건 사용자(이하 ‘A사’)는 항공권 발권대행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기존에 본건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이하 ‘B사’)와 2015.11.4. 다음을 주요 내용으로 하여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해 사업의 일체를 양수했다.

2. 판결 요지

계약당사자로서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채권·채무의 이전 외에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해제권 등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며, 이러한 계약인수는 양도인과 양수인 및 잔류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삼면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고,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승낙해야 그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등 참조).

계약인수가 이루어지면 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관계에서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인수인에게 이전된다.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지위의 포괄적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3인의 관여에 의해 비로소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채권 양도인과 양수인 2인만의 관여로 성립하고 효력을 발생하는 개별 채권양도와 달리 대항요건이 별도로 요구되지 않으며, 이러한 법리는 상법상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에도 적용된다.

대법원은 다음을 근거로 A사가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 인수 효과로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첫째,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의 인수대상에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이 포함되었고, 이 사건 근로자는 A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근로계약의 인수를 승낙했으므로 근로계약관계를 기초로 이미 발생한 손해배상채권도 이를 인수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A사에게 이전되고, 개별 채권양도에 관한 대항요건을 갖출 필요는 없다.

둘째, 영업양도계약상 근로계약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을 인수대상에서 배제하기로 정한바 없으며, 셋째,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영업양도 당시 존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으로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대법원은 원심이 근로계약 인수에 따라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했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고, 개별 채권양도에 따른 효과만을 심리하여 판결에 잘못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3. 시사점

대법원은 그동안 영업양도를 ‘영업 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총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행위’로 정의하면서,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는 일관된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근로관계 승계배제특약이 있다면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는 사실상 해고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번판결은 영업양도계약상 당사자가 근로관계 승계를 합의하여 승계 여부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았으나, 근로자가 근로계약 인수를 승낙(양수인과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한 이상 영업양도 이전 근로계약관계에서 발생한 손해배상채권도 근로계약 인수 효과로 당연히 승계되고, 개별 채권양도와 달리 별도의 대항요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밝혔다.

[3] 서울중앙지법 2021.1.8. 선고, 2017가합585002 등 판결 : 근로자지위확인

1. 사건 개요

피고(이하 ‘A사’)는 베이커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개인사업자(이하 ‘가명점사업자’)들과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A사와 업무협정을 체결한 10개 법인(이하 ‘협력업체’)들은 가맹점사업자들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 소속 제빵/카페기사의 노무를 제공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A사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 후, 2017.9.28. 제빵/카페기사를 불법파견으로 보고 아래와 같은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시정조치’)를 했다.

2018.1.11. A사는 한국노총 중부지역 공공산업 노동조합,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일부 시민단체 및 정당과 함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제빵/카페기사 고용에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했다.

원고들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 조합원들로 이 사건 시정조치 직후인 2017년 12월경 A사를 상대로 직접고용의 의사표시 및 A사 제빵기사와의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이하 ‘이 사건 소’)를 제기했다.

원고들은 이후 2018.1.11. 이 사건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소를 취하하지 않았는바, 금번 판결은 이 사건 합의의 유효성이 문제됐다.

2. 판결 요지

소송당사자가 소송 외에서 그 소송을 취하하기로 유효하게 합의한 경우는 원고에게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소는 각하되어야 하나(대법원 1982.3.9. 선고, 81다1312 판결 등 참조), 조건부 소 취하 합의의 경우에는 조건 성취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한 그 소송을 계속 유지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3.7.12. 선고, 2013다19571 판결 참조).

법원은 이 사건 합의의 체결 경위, 내용 및 그 이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A사의 자회사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A사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복리후생을 보장받는 대신 A사에 대한 이 사건 소를 ‘모두 즉시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조건부 소취하 합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합의는 (체결경위)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이 사건 시정지시에 따른 후속조치와 이행방안, 이 사건 소 계속 여부 및 소송비용 부담 주체 등을 논의하며 체결되었고, (내용) A사가 자회사를 통해 원고들을 고용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계약 체결, 급여 및 복리후생 수준, 소취하 및 소송비용 부담에 관해 정하였고,▴(이행 경과) 실제로 A사는 이 사건 합의와 같이 자회사와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급여 및 복리후생 수준을 보장했다.

비록, A사가 2018.1.26. 노동조합에 신속한 소송 종결을 위해 원고들에게 실제 소송비용 이상의 금액 지급을 제안하는 취지로 아래 공문을 보내기는 하였으나 노동조합의 승낙이 없어 해당 약정은 효력이 없으며, 금전지급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원고들의 소취하 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소취하 합의의 효력 발생을 위한 정지조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법원은 설령 A사가 고용의사표시 의무 등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가 민법상 화해계약에 해당하므로 화해계약 이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화해계약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합의(화해계약)가 체결된 이상, A사는 합의에 따라 자회사를 통해 원고들을 고용하고 합의로 정한 급여·복리후생 수준을 보장할 의무만을 부담하며, 비록 원고들의 청구가 적법하다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합의(화해계약) 이전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한 것으로서 모두 이유 없어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3. 시사점

금번 판결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체결한 소취하 합의의 유효성을 인정하며 원고에게 소의 이익이 없거나,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소취하 합의’를 민법상 화해계약으로 보아 이전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한 권리·의무는 모두 소멸한다고 밝혔다.

금번 판결은 고용노동부가 가맹사업에 있어 불법파견을 인정한 사안으로 다른 가맹사업자들의 관심이 주목되었으나, 소송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각하 판단이 내려지면서 불법파견 인정 여부에 대한 본안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맹사업은 ▴가맹사업법에 따라 A사와 같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와 그 직원에 대한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경영·영업활동에 대한 지속적 조언과 지원 등을 할 수 있고, ▴가맹계약은 4자관계로 이뤄져 있어 업무 모습이 일반 도급계약과 다른 등 일반 기업운영과는 성격 또는 양태가 매우 상이하다.

이에 가맹사업 분야의 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가맹사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노동관계법의 불법파견 법리를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4] 부산고등법원 2021.1.13. 선고, 2020나50822 판결 : 근로자파견(도급)

1. 사건 개요

피고(이하 ‘A사’)는 선박건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선박건조를 발주받아 선박을 설계한 후 가공→조립→PE→탑재→의장→도장 의 공정을 거쳐 선박을 건조한다.

A사는 조립, 탑재 공정의 취부(정확한 용접을 위해 블록을 올바른 위치에 배열한 후 이를 고정하기 위한 가용접 작업), 용접, 사상(용접표면을 매끄럽고 깔끔하게 하여 도장을 용이하게 하는 작업) 작업 가운데 일부는 직접 수행하고 일부는 사업계획, 공사수행능력 등을 토대로 선정된 사내 협력업체(이하 ‘협력업체’)들과 구체적 작업내용, 공사기간, 물량, 공사대금 등을 정해 체결한 개별공사계약에 따라 협력업체가 수행한다.

※ 조립공정은 여러 부재들을 하나의 블록으로 만드는 공정이며, 탑재공정은 각 블록을 일정한 순서에 의해 연결하는 작업인데, 하나의 선박에는 40톤 정도의 블록 수백 개가 필요함.
※ 조선업체들은 통상 선박건조를 발주받으면 여러 블록단위로 작업을 나눠 각 블록을 완성한 후 블록들을 결합하여 선박을 최종 조립함.

원고1,2,3은 협력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사상업무, 취부업무를 수행했는데, 원고들은 A사가 직·간접적으로 업무를 지시했고, A사 소속 근로자들과 공동으로 선박 건조작업을 수행하여,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A사가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했다며, ▴원고1이 A사의 근로자임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원고2,3에 대한 A사의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 원고1은 A사의 공사 업무를 수행한지 2년이 초과된 날이 2006.12.10.으로 구파견법(2006.12.21. 개정 전)의 고용의제조항을 적용, 원고2,3은 개정 후 파견법의 고용의무조항을 적용받음.

이에 대해 1심(울산지방법원 2020.1.9. 선고, 2017가합25501 판결 참조)은 원고들과 A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 판결 요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① 제3자(A사)가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③ 원고용주(협력업체)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 인원수, 작업·휴게시간 등의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 목적이 한정된 업무 이행으로 확정되고,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① 법원은 A사가 협력업체에 선박 설계도, 작업표준, 시공요령서 등을 제공하고, 작업현장 현황판에 주의사항 등을 게시했으며, 원고들은 A사가 제공한 설계도 등에 따라 선박 건조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다음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A사가 원고들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첫째, A사는 선주로부터 특정 선박의 건조를 발주받아 선주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선박을 설계·작업할 수밖에 없고, 그 선박의 일부 블록에 대한 작업 등을 도급받은 협력업체도 이에 따라 작업할 의무가 있다. 둘째, 설계도, 작업표준, 시공요령서를 제공한 것은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에 대한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일 뿐 업무수행에 관한 지휘·명령으로 보기 어렵다. 셋째, A사가 작업 결과물이 설계도 등과 일치하는지 검사하고 하자가 있으면 재시공을 요청한 것은 도급계약에 따른 검수권 행사이며 협력업체는 현장소장(반장)으로 하여금 작업 현장에서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고 작업 결과에 대한 1차 품질검사를 하도록 했다. 넷째, A사와 특정 협력업체 사이의 공사대금청구사건에서 법원은 해당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 현황 등을 모두 파악하고 예상 공수에 단가를 곱하는 방법으로 공사대금을 산정하는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울산지방법원 판결에 대한 협력업체의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최종 확정됨)했다.

② 법원은 A사 소속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선박의 여러 블록을 분담하여 취부, 용접, 사상 업무를 함으로써 공동으로 하나의 선박을 건조하고, 원고들의 작업 과정에 A사 소속 근로자들이 근접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기도 했으나, 다음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A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사는 만들어진 블록들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건조작업을 하는데, 원고들은 통상 개별공사계약에 따라 특정 블록별로 A사 소속 근로자들과 구분된 공간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일부 동일 공간에서 작업하더라도 서로 작업대상 및 내용을 달리하여 A사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하자가 있는 경우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A사 소속 근로자와 원고들의 작업 구역을 명백히 구분했다.

③ 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협력업체가 근로자의 선발, 근로자 수,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다고 보았다.

협력업체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하고, 조선업 및 용접 관련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 등 자체 기준으로 근로자를 채용했으며, 출퇴근, 휴가 등 근태상황을 파악하여 근무평가를 하는 등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했다. 비록 A사가 협력업체의 작업인원, 휴일근무 인원 등을 파악했으나,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A사가 원고들에 대해서도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있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정 관리 등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협럭업체는 작업인원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 일부 작업을 재하도급하는 등 독자적 인력운용을 했다.

④ 법원은 협력업체 업무 범위는 A사와의 도급계약에 따른 선박 건조 공정 중 일부 작업으로 특정되어 있고, 해당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으며, 도급계약 이행을 위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인원 등을 구비하고 있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A사는 협력업체와 특정 블록에 대한 개별공사계약을 체결하므로 직영공사 또는 다른 협력업체의 공사와 구별되며, A사는 사업계획, 공사수행능력 등을 평가하여 수행능력이 있는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하고, 협력업체는 수행 자격을 갖춘 근로자로 구성된 작업반을 편성하여 운영했다. 또한, 협력업체는 현장소장 등 관리직 직원을 두고 그 산하에 현장 작업자를 배치하여 생산 및 노무관리를 하는 등 독립적 조직을 갖췄다. 비록 A사가 원고들에게 작업에 필요한 전기·용접 장비, 용접봉 등을 제공했으나, 이는 균질한 품질관리나 용접 장비의 적절한 교체·관리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1심판결과 같이 원고들과 A사 사이에 파견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3. 시사점

금번판결은 도급과 파견의 구별에 관한 기존 대법원의 판단기준을 확인하면서(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조선업의 특성에 따른 사내하도급의 적법성을 확인했다.
최근 파견법이 제정 취지와 달리 사내도급을 규제하는 데 사용되면서, 자동차 업종을 비롯한 제조업은 물론, 유통업, 가맹사업 등으로까지 불법파견 관련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번판결은 사안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가 충분히 반영된 판결인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