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경영 환경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고, 일자리 지형도 지금과는 현저히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하물며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 속에서 근로자의 구직을 보조하는 고용보험제도는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 제도를 효과적으로, 또한 지속가능하게 운영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19대 대선 공약부터 최근 ‘고용보험 제도개선 TF’까지, 정부도 고용보험에 상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고용보험제도 개편 방향이 보장성 강화에 치중되어 있어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실업급여 보장성 확대는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현재 근로자들은 비자발적으로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되면, 기존의 가입 기간 및 연령에 따라 90일에서 240일까지 평균임금의 5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실업급여의 지급 수준과 기간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현재 지급 수준과 기간은 가입자들의 짧은 기여기간에 비례해 설정된 것이다. 기여기간에 대한 조정없이 혜택만 확대시키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건전성이 미흡한 재정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실업급여기금은 지출액 대비 1.5~2배의 연말적립금 확보를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2016년 기준 적립배율은 0.85배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업급여 혜택 확대는 자칫 수급자의 근로유인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에 면밀한 제도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보장성을 확대하기에 앞서, 실업급여의 혜택 확대가 구직 의욕이나 실제 재취업률에 미치는 효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현행 제도에서 누수가 되는 부분을 먼저 점검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특수형태종사자, 고용보험 강제의무적용은 부적절

최근 정부는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을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대출모집인 등 9개 직종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해 고용보험을 의무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특수형태종사자를 근로자와 동일하게 의무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2013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특수형태종사자의 94.5%가 자발적 사유에 따라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에 가입하더라도 비자발적 실업을 보호하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성격이 판이한 이들 직종을 묶어 일괄적으로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 역시 제도의 효과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수혜자인 특수형태종사자 10명 중 7명이 자율적 가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형태종사자는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업무 시간, 방법, 수단 등을 스스로 결정하여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등 사실상 자영업자에 해당하며, 현재도 자영업자 규정을 통해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이 미미한 이유는 가입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기 때문이며, 굳이 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동 요건을 완화한다면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실업급여 상·하한액부터 합리적 개편 필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최저임금의 고율 인상으로 인해, 이와 연동된 실업급여 하한액까지 급증하였다. 이로 인해 2016년부터 하한액이 상한액을 역전하고, 실업급여액이 일정금액으로 고정되는 등 비정상적인 구조가 지속되었으며, 어쩔 수 없이 상한액을 인상하는 미봉책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상한액 수급자는 25.9%로 1998년(24.8%)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반면, 2015년 하한액 수급자는 69.7%로 1998년 1.5%에 비해 46배 이상 대폭 상승하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과 연동되어 불합리하게 급증하고 있는 하한액의 결정기준을 개선하여 상․하한액이 적정 수준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람직한 고용보험제도 운영을 위한 제언

고용보험제도가 가입자의 기여를 바탕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이 재원에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라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제도 운영과, 이를 위한 재정안전성 확보 방안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재정안정화 문제를 단순히 요율 인상으로 해결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가입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 상황이 악화될 때에 고려될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제도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면, 보험료를 더 걷는다고 해도 재원은 계속 허투루 쓰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용보험 미가입자 축소, 사업 재평가를 통한 제도 통․폐합, 부정수급 및 실업인정 관리 강화 등 제도 효율화 작업을 통해 고용보험 사업 전반의 효율화를 우선적으로 도모하는 것이 순리적인 정책방향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