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제231회 경총포럼에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편집한 것이다 <편집자 주>.

2018 소비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WAG THE DOG’으로 표현하고 싶다.

‘WAG THE DOG’은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숙어적 표현으로 주로 월스트리트 금융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파생시장과 같이 주식시장의 일부분에 불과한 분야가 전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를 한국 소비시장에 적용해 본다면, 예를 들어 사은품이 갖고 싶어서 제품을 구매하는 현상, 다품종을 보유한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가 글로벌 기업보다 작은 소규모 브랜드를 더 견제하는 현상, 팟캐스트와 같은 인터넷 방송이 공중파보다 대중적 인기를 끌고, 역으로 방송국에서 이를 정규방송화 하는 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은 비주류, 소위 말해 ‘꼬리’라고 분류되어 온 것들이 전체 시장을 뒤흔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2018 주요 소비트렌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 원대한 행복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실현 가능한 행복을 일상에서 구한다

최근 ‘욜로(you only live once )’가 인기다. ‘욜로’는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은가를 고민하는, 치열한 경쟁과 원대한 꿈을 꾸기 보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인생에 충실하고자 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북유럽 선진국에서는 욜로와 같은 표현으로 추운 겨울 따듯한 난로 앞에서 졸고 있는 느낌을 담은 ‘휘게(hygge)’가, 프랑스에는 동네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복에 빗댄 ‘오캄(au calme)’이 있다.

과거 소비자들이 명품소비에서 가치를 추구하던 것과 달리 ‘내가 이룬 조그마한 일상적 성취를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기업 파나소닉은 최근 브랜드 컨셉을 ‘평소 프리미엄’으로 바꾸었다. ‘평소 프리미엄’은 ‘아무것도 아닌 당신의 일상을 프리미엄으로 만들어주는 제품’을 추구한다.

기업들은 최근 시장에서 거대 브랜드 이미지보다 작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 ‘케미포비아’ 등 소비자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이 중요
– 제품의 효능을 넘어서는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어야
– 결핍의 충족이 아닌, 소비 주체의 감성까지 어루만지는 고도의 전략 필요
– 소비자의 감정을 파악하고 반영하는 심리적 가격정책

워라밸 세대 : 직장만큼 자아와 인생을 중시하는 신세대 직장인의 시대가 온다(조직보다 개인이 중요한 1988~1994년 직장인 세대)

요즘 신세대 직장인들이 즐겨쓰는 ‘워라밸’은 ‘Work Life Balance’를 축약하여 부르는 단어다.

신세대직장인들이 회사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이 ‘워라밸’, 일과 삶의 양립이다.

과거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절 태어나, 경제성장을 위해 일에 매진하는 삶을 살아 온 기성세대들로서는 이러한 신세대 후배들의 가치관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한국 경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상태에서 태어난 신세대 직장인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선진국의 가치관을 지닐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이런 ‘워라밸 세대’에게 헝그리 정신을 강요하거나 억압하기보다는 이해하고 그들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워라밸 세대가 결국 기업의 내부 고객 이자 외부 고객이기 때문이다.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 무인-유인 서비스의 부드러운 융합이 중요
– 하이테크 자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와 경험의 구축이 핵심
– 반면 ‘무료’로 인식됐던 인적 서비스가 고급화의 핵심요소가 될 것

나만의 케렌시아 :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

투우 경기는 싸움소가 죽어야만 끝 나는 스포츠다. 이 투우 경기장에는 투우소를 위한 작은 공간이 있는데, 싸움으로 죽어가는 소가 그 공간에 들어가면 모든 투우사는 모든 공격이나 도발을 멈추고 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준다. 바로 이 공간을 ‘케렌시아’라고 부른다.

싸움소 못지않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이런 나만의 공간, 케렌시아가 절실하다.

마음의 안식처인 케렌시아는 개인적 공간일수도, 어떤 행동이나 사물일수도, 사회적 공간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침실 가구의 가격이 전체 공간의 가구 값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개인적 안식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최근 동네 서점이 활성화면서 유행하는 ‘책맥(독서와 맥주를 함께하는 것을 일컫는 말)’ 현상도 현대인의 케렌시아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 기술경영 -> 디자인경영 -> 서비스경영의 시대
–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원점에서부터의 고민이 필요 (제조/판매 -> 서비스/정보)
– 서비스화는 고객과의 관계지속, 심층적 고객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
– 서비스와 정보제공 국면에서 컨텐츠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짐
– 차별화의 핵심은 제품의 기능과 미학적 즐거움을 넘어 서비스 디자인으로

매력, 자본이 되다

‘큐토크라시’라는 말이 있다. 예쁘고 귀여운 것이 권력이라는 것을 빗댄 말이다.

제품이든, 서비스 든 매력이 있어야 팔리는 시대다. 하지만 매력이라는 것이 완벽함이나 편리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편하고 단점이 있어도 이것이 매력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요즘 10대들에게 인기몰이중인 스마트폰 카메라 앱 ‘구닥’이 그 예다.

구닥은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구현한 앱으로, 필름카메라 촬영 방식, 인화 시간이 필요한 필름의 특성 등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앱이다. 그만큼 불편할 수는 있지만, 10대들은 이 불편을 즐거움과 재미로 여긴다.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 “선한 것이 강한 것이다.”
– 핵심은 개념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개념있게 보일 것인가의 문제
– 기업의 세련된 PR과 CSR/CSV 활동이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