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에서 최근 발간한 「미 중 스타트업 성공 사례와 시사점 :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 활성화 과제」 주요 내용을 4회에 걸쳐 연속 시리즈로 요약 소개한다. 이번 호는 마지막 네 번째로 앞서 소개한 미·중 혁신기업 성공 스토리에 기초해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해 본다.

<차례>
 
① 글로벌 스타트업 현황
② 미 ‧ 중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공 사례
③ 미 ‧ 중 스타트업의 공통적 성공요인
④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 10대 과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 개선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유경제 플랫폼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공유경제 서비스에 대한 산업 ․ 정책적 개념 정의가 미흡하고, 규제 적용을 위한 제도적 기준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 부족은 제도 변환의 순발력을 저해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우버이다. 2014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택시업계 업무 방해’, 신용카드 정보 입력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 등을 이유로 우버 영업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였다. 서울시의회는 우버 서비스 신고자에게 포상금 100만원을 주는 조례를 제정하였고, 서울시는 우버 서비스 제공자에 벌금을 부과하였다. 결국 이러한 제재에 못 이긴 우버는 국내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였다.

전 세계 숙소 제공자와 여행자를 중개해주는 에어비앤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 오피스텔과 펜션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법’상 불법시설에 해당하여 공유숙박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결정에 따라 에어비앤비는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국내 19,000개 객실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오피스텔과 펜션 객실을 삭제한 바 있다.

규제방식의 개선

누구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 규제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스타트업 선진국은 ‘안 되는 것’만 규정하고, 그 외에는 규제의 대상에서 자유롭게 풀어주는 네거티브형 규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허용되는 것’만 촘촘하게 규정, 그 외는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하는 포지티브형 규제시스템을 갖고 있어 새로운 사업을 위해 도전의식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척박하다.

대표적으로 2023년경 세계 시장 규모가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드론 산업의 경우 주요 선진국에서는 관심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항공법 등 엄격한 국내 규제와 경직적인 법 적용으로 인해 아직 상용화도 부진한 실정이다.

경제적 역동성 제고

블룸버그의 2016년 ‘세계 400대 부자’ 리스트 중 미국은 71%, 중국은 97%가 창업가인데 반해 한국은 순위에 오른 5명 모두 ‘상속형 부자’였다. 우리나라에서 ‘자수성가형’ 신흥 부호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작은 기업이 클 수 있는 성장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타트업 활성화는 대기업을 규제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중소 ‧ 벤처기업이 성장하려면, 대기업의 역할 제고를 통한 성공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활력의 저하는 노동시장 문제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개혁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고 유지하려면 노동시장 자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고용 형태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은 시정하고, 경직적인 노동법제도를 개선하며, 일과 성과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는 한편, 과도한 정규직 보호 수준을 완화시키는 등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스타트업 지원체계 정비

미국과 중국의 스타트업은 적극적인 산업육성 정책과 지원체계, 특히 IT ․ 모바일 기반 창업 여건 개선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자금 접근성을 강화한 정부 정책과 민간 지원체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산업에 대한 중요성과 전략적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 지방정부를 통해 기초 네트워크 설비 구축 등 각종 유기적인 지원정책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자국 언어와 문화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까지도 지원 대상에 적극 포함하고 있다.

중국 3대 IT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모두 카피캣 전략으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텐센트가 만든 중국인들의 필수 모바일앱인 위챗과 QQ는 각각 AOL사의 메신저 ICQ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을 모방해 만든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들의 성장을 폄하하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중국이 남의 것을 철저히 자국화 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점도 순수 창의성만 요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성공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엔젤투자 및 멘토 풀 육성

예비,초기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이끌어줄 경험 많은 엔젤투자 및 멘토 풀 육성이 시급하다. 엔젤투자는 스타트업의 가장 초기의 발아 단계부터 신생기업 및 성장초기 단계까지 이루어지는 투자를 말한다. 엔젤투자자 층이 넓지 못하면 자기자본 소진 후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하기까지 돈줄이 마르는 ‘Equity Gap’이 발생한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과정의 가장 큰 니즈는 경영, 투자, 마케팅, 기술자문 등 전문 분야에 대한 멘토링이다. 국내에서 창업자들이 경험 있는 선배의 조언을 얻기 어려운 이유는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창업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얼마 안 되는 성공한 창업가들마저 대외활동을 잘 하지 않는 폐쇄적 문화 탓이기도 하다. 전문가의 재능기부에만 의존하기보다 체계적 경력관리와 세제 혜택 등 보상체계를 갖춘 멘토 풀 관리가 필요하다.

스타트업 전용 M&A 시장 구축 및 활성화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핵심은 투자금 회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인수합병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 출구전략일 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전략적 시너지를 발휘하며 우수한 경영진 확보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경쟁력 강화의 수단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스타트업 시장 자체가 작아 선택의 폭이 좁고, 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해야 할 대기업을 경제력 집중이나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가둬 인수합병 추진의 걸림돌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대기업이 다른 스타트업 지분을 30% 이상 보유할 경우 해당 스타트업까지 대기업 집단에 편입되어 공정거래법상 다양한 규제 리스크를 안게 되는 구조가 대표적인 예다.

아웃소싱의 전략적 활용도 제고

선진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핵심역량은 철저히 자국화 또는 내재화하되, 그 외는 외부로부터 제품이나 인력을 조달받는다. 사실 국내에서는 ‘아웃소싱’, ‘외주’ 등이 민감한 용어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상은 별거 아니다. 당장 수행해야 될 단기 과제가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면 한시적으로 일할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아웃소싱이다.

특히 예산이 극도로 한정되어 있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프리랜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요즘 아웃소싱만 잘 해도 보다 안정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하다.

우리 기업들이 내부 인력 활용을 우선시 하도록 강요받게 된 데에는 간접고용이나 비정규직이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 사회 저변의 잘못된 인식과 경직적인 노동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정규직 중심의 직접고용만 옳다고 보는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아웃소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해외 선진 기업들과 동일한 출발선 상에서 경쟁할 수 없는 것이다.

플랫폼 및 데이터 개방성 확대

미국은 기본적으로 공공데이터를 되도록 많이 공개 ‧ 공유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업자도 다수 활동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의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분석을 해주는 핀테크(FinTech), 빅데이터 산업이 성장한 것도 이런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은 물론 사기업도 데이터 공개에 대해 인색하다. 투명성에 대한 거부감, 부수적 업무나 기술적인 문제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설령 데이터를 공개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과 각종 보안규정에 묶여 해당 데이터를 가공하기 어렵다. 이는 공공데이터에 기반한 비즈니스나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데이터의 안전한 보호와 개방성 간 접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 리더십 확보

글로벌 스타트업의 CEO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환경 변화에 탁월하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지닌 경우가 많은 데 비해, 국내 기업가들은 굴뚝산업 시대의 리더십과 관료적 시스템을 먼저 접하고 그것을 전수받는 데 익숙해짐으로써 혁신적 스타트업의 발생과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보수적인 경우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혁신 문화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에서 굴뚝산업 시대의 리더십은 어울리지 않는다. 때로는 아름다운 퇴장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혁신적 리더십은 자문이나 교육을 받는다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진출전략 촉진

미국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모든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할 때 항상 글로벌 시장을 자신들의 무대로 전제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만 선전해도 글로벌 기업이 부럽지 않을 만큼의 풍부한 내수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의 스타트업도 좁은 내수시장만 보고 출발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며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에 적합한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교육, 자금지원 및 멘토링, 글로벌 진출전략 지원까지 단계별 지원이 가능한 원스톱 창업지원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국내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법적 행정적 절차의 원활한 진행, 해당 국가 내 정착 지원 등을 도울 현지 엑셀러레이터와의 관계 구축도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