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의 배경

2017년 5월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 정부는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노동법제의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산물이 2017년 9월 정부가 만든 행정입법으로 2018년 3월 의회의 사후추인을 받아 법률로서 확정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입법이유서에서 ‘직업을 선택‧수행‧변경할 수 있는 자유와 창업‧영업의 자유를 증진하고, 삶과 일의 균형 추구하며, 기업이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도록 하여 일자리를 만듦으로서 근본적인 사회변혁을 달성코자 함’을 법개정 이유로 밝히고 있는데, 프랑스 언론들은 실업률의 증가와 저성장 기조를 배경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유럽연합(EU) 체제 하에서 재정ㆍ통화정책을 마음껏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구매력 증진과 일자리 확대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그 미미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노동정책 밖에 없는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개정 주요 내용

개별적 근로관계법 분야의 법개정은 해고 과정에서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분쟁의 조기 해결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① 프랑스는 부당해고 시 원직복직 대신 해고배상금을 지급함으로써 고용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데 금번 법개정을 통해 종래 규정이 없던 해고배상금의 상‧하한을 법률에 명시하였고(하한은 6개월분 임금, 상한은 20개월분 임금이며, 이 범위 내에서 배상금을 지급하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 ② 경영상 해고 시 다국적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의 평가 범위를 ‘기업 전체’에서 ‘프랑스 내 회사’로 한정하였으며, ③ 종래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 부당해고로 취급하던 것을 추후에 해고사유를 명시하더라도 사후치유되는 것으로 변경하였으며, ④ 부당해고 제소기간을 24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였다.

한편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개정은 기업별 교섭과 협약체결권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산별 노조 중심인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기업별 노동조합이 없었고, 사업장 단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거의 없었다.

개정법은 교섭의 중심을 전국‧산별에서 기업별로 옮겨오는 조치로서 ①종래 산별 노동조합이 근로자대표를 지명하였으나 산별 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지 않은 일반 근로자도 개별 사업장의 근로자대표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기업별 교섭‧협약체결권을 인정하였으며, ②기업별 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산별 협약보다 불리하더라도 기업별 협약이 강행적으로 우선 적용되는 것으로 하고, ③기업규모‧활동 목적에 따라 3종류이던 근로자대표기구를 ‘(기업 내)사회‧경제위원회’로 일원화 하여 교섭권을 부여하였다(기존에는 협의권만 부여하였다).

아울러 원래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의 취업규칙과 같은 제도가 없었는데 ④개별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발의하고 근로자 2/3의 찬성을 얻어 근로조건에 관한 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이 산별 협약에 우선하여 적용되도록 하여, 우리나라의 취업규칙과 유사하게 개별 사업장에서 사용자 주도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형성할 수 있게 하였다.

노동법 개정 특징 : 집단법 개정을 통한 노동유연화

사르코지 정부 이후 프랑스 정부는 좌우를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노동유연화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전 정부들과 비교할 때 마크롱 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의 특징은 개별적 근로관계법보다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수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즉 집단법 개정을 통해 전통적으로 강력한 전국‧산별 단위 노동조합의 권한을 약화시킴으로써 유연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는 강력한 전국‧산별 단위 노동조합이 고용유연성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하에 이들 노동조합의 권한을 축소시켜 기업별 교섭 및 협약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노동개혁에 대한 평가와 전망

프랑스 고용연구센터는 노동법 개정이 단기적으로 고용확대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으나, IMF는 법인세 인하 정책과 더불어 프랑스의 GDP 성장률을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하였다.

2017년 정부의 노동법 개정 발표 전후의 프랑스 내 여론을 보면, 경영계는 기대감을 표한 반면 노동계와 국민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정부는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교섭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2018년 현재 사회적으로 특별한 언급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상황이나, 다만 노동계의 우려와 달리 단기간에 산별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감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