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불필요한 야근은 없는지

업무일정 때문에 혹은 업무의 완성도를 위해 직원이 야근에 임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하염없이 시계만 바라보며 퇴근시간을 늦추는 직원, 열혈 직원이라는 이미지와 연장근로수당을 동시에 얻기 위해 정규 근무시간에는 빈둥빈둥 거리다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직원도 있다. 후자의 모습은 연장근로에 대해 할증된 임금을 주어야 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최근 1주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일상적으로나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야근에 대해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통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야근의 법적 의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근’은 정확히 표현하면 연장근로를 의미한다. 근로기준법상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물론 ‘야근’이 오후 10시 이후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이루어진다면 연장근로이면서 동시에 야간근로에 해당할 수 있다.

연장근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인 법정근로시간(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는 것을 의미하며, ‘시간외근로’라고도 한다.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를 일정한 요건 아래서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합의가 있는 경우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넘어 근로하게 할 수 있다.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의 지급

사용자는 연장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더해 지급해야 한다. 특히 연장근로가 동시에 야간근로에도 해당한다면 더해 줄 사유가 두 번이므로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

① 연장근로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 당사자의 합의

연장근로는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강제로 시킬 수도 없고 근로자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연장근로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당사자란 근로계약의 당사자, 즉 근로자 개인과 사용자 사이의 합의를 말한다. 당사자의 합의는 서면과 구두 모두 가능하다.

또한 연장근로의 일수·시간, 대상업무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도 있고, 사용자의 결정에 맡긴다고 포괄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다.

여기서 ‘합의’는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자와의 합의를 의미한다. 판례에 따르면 당사자 사이의 합의는 반드시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미리 정할 수 있다. 또한 예외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합의권을 빼앗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조합이 합의하거나 노사협의회에서 합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② 합의되지 않은 연장근로에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나

앞의 사례처럼 근로자가 사전에 연장근로신청을 하고 야근을 한 경우에만 연장근로가 인정되도록 사규로 정하고 있거나 연장근로에 대한 방침이 아예 없는 사업장의 경우, 만약 퇴근시간 이후 근로자가 임의로 남아서 근무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본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연장근로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제공을 이의 없이 수령한 경우에는 연장근로수당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게시판 공고나 근로자에 대한 개별적 통지 등을 통하여 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실제 연장근로를 시키지 않았다면 별도의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앞 A사의 사례에서도 회사는 연장근로를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의 자발적 근로제공은 연장근로로 보지 않고 수당도 주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그러므로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아도 위법이 아니다.

다만 일부 하급심에서는 연장근로가 필요함에도 회사 방침 때문에 연장근로신청을 포기하는 분위기에 있는 직장이라면, 연장근로에 대한 회사 승인을 얻지 않았다거나 연장근로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연장근로한 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줘야 한다고 본 경우도 있다. 이를 모든 사업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도 근로자가 성과수당을 더 받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연장근로를 했을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회사가 연장근로수당을 주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고 있다.

③ 연장근로의 입증방법

과거에는 연장근로가 실제 있었는지에 관해 사용자가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았다. 근로자로 하여금 스스로 연장근로일지를 쓰게 한다든지 전자신분증을 도입한 회사의 경우 출퇴근 태깅에 따라 연장근로를 인정해 주기도 했다. 이러한 경우 실제 일을 하지 않더라도 회사에 오래 남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연장근로수당이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있고, 나아가 위와 같은 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면 1주 52시간 근로 한도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즉, 근로자가 실제 연장근로를 하였다는 사실과 그 시간을 입증한 경우에만 연장근로수당을 주어야 한다.

판례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요구에 의하여 출근시간보다 빨리 출근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을 하지 않은 이상 그 시간만큼 연장근로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즉, 연장근로의 입증은 근로자의 몫이다.

대개 실무적으로 근로자들은 출퇴근기록부(타임카드 등), 자필 기록, 이메일 기록, 업무일지(일일보고서 등) 등을 증거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해 왔다. 그런데 최근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전자우편으로 전달된 야근기록을 바탕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는 근로자가 늘고 있다. 이를 연장근로의 증거로 인정할 수 있을까?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야근기록이 법적인 증거 자료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견해가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야근시계’라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기록된 연장근로시간을 두고 1심(서울중앙지법 2013가소5258885)은 인정한 반면, 항소심(서울중앙지법 2014나9327)에서는 이를 부정한 바 있다. 항소심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기록들은 근로자 측이 일방적으로 측정한 자료이며, 연장근로가 사용자의 지시·감독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로자가 연장근로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추가되고 쉬워진 만큼 사용자도 근로자의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연장근로 관리부터 업무집중도 향상까지

회사가 연장근로에 관한 제도를 전혀 마련하지 않거나 계속해서 느슨한 규정만으로 관리한다면 추후 직원들의 갑작스런 연장근로수당 소급 청구나 근로시간 한도 위반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나아가 만성적 야근으로 인한 낮은 업무효율 때문에 근로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다른 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연장근로수당과 근로시간 한도 준수를 위한 기본적인 근로시간 관리부터 시작해 사내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업무집중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 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