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이 ‘제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대한민국 경제는 어디로’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요약 편집한 것이다<편집자 주>

한국경제 주변환경

대외환경을 보면, 세계 경제가 금년부터 하강 커브를 그리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중국, 미국, 유로의 주요 경제가 2018년 이후 하강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중요 수출 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는 0.75%인데 경기하강에 대비해 인상을 자제할 것인지, 아니면 한미 간 격차를 축소시킬 지에 대해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의 對중국 수출 비중은 26% 정도인데 만약에 분쟁이 계속되면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길 것이다. EU는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만약 브렉시트가 된다면 우리의 유럽 수출 환경도 악화될 것이다. 게다가 신흥국의 전망도 어둡다.

대내여건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는 정체성의 혼돈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이념과 방향이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수와 진보의 가치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의 반시장적 입법 정책이 난무한다.

특히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 정부가 수수료를 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부분이다.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는 서양의 격언이 있다. 특히 요즘 일부 정치인의 선심성 공약 남발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자화상-신뢰의 위기

주체별로 살펴보자. 먼저 국회는 제대로 입법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법부는 농단 문제에 휘말려 있고, 행정부는 내각은 부재하고 청와대만 존재하는 형국이다. 언론 역시 공정 방송 기능을 제대로 못해 SNS가 횡행한다.

노조는 불법 파업, 폭력시위와 정치투쟁화를 이어가고 있고 시민단체는 기득권 세력화하였다. 교육계는 교육의 이념과 철학 부재, 공교육의 실종,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일반 국민들의 준법정신, 공동체의식과 같은 성숙된 시민의식이 충분치 않은 것 같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으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현재가 과거와 싸우면 피해를 보는 것은 미래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서 경제난국을 헤쳐가야 할 때다.

한국경제의 딜레마와 주요 과제

KDI자료에 따르면,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선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점점 둔화되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 설비/건설 투자, 상품수출 증가율 모두 줄어들고 실업률만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을 보면 30만명에서 10만명 이하로 증가폭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하면서 도소매 음식 숙박업 등에서도 취업자가 줄고 있다. 늘어난 것은 국방, 공공행정, 사회복지 서비스업종이다. 이렇게 국민 세금으로 늘리는 일자리가 바람직한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이것은 ‘일자리’와 ‘일거리’의 혼돈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민간에서 일거리가 생기면 당연히 고용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은 일자리가 생기면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는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지속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세계 평균 이상으로 성장해 왔는데 최근에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성장과 일자리의 상관관계에 주목해야한다. 특히 성장의 양보다 질에 주목해야한다. 이제는 노동, 교육 개혁 등이 동반되야 한다. 그리고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수출과 내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도, 공급 과잉 업종의 조정이 필요한데 구조조정에 대한 결단을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용유발계수는 내수와 서비스업이 압도하는데, 의료, 교육, 관광 부문만이라도 제대로 산업화하면 일자리 증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동시장의 개혁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다. 결국 유연성 제고와 고용 안정의 슬기로운 조화가 중요한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임금체계 개편도 중요하다. 지금 정부가 노동개혁에 대해 어떠한 인식과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 부분이 우리 경제의 사활을 가르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또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노조에서도 합리적 인식과 양보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개혁

전인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재주와 상관없이 특색 없고 전문성 없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에 대한 개혁과 자율, 학교는 사회가 필요한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성장과 복지

복지의 확충은 삶의 질 측면에서 불가피하다. 문제는 재원 조달이다. 결국 제일 큰 것이 조세부담이다.
복지에는 세 가지 패러다임이 있다. 자활 의지를 붇돋우고 맞춤형, 지속가능한 복지를 해야 한다. 또 자원의 유한성을 고려한다면 선별적 복지는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