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코로나 19로 주목 받게 된 리쇼어링

2000년 이후 세계 경제는 무역 확대에 의해 빠른 성장을 했고, 그 이면에는 글로벌가치사슬의 확산이라는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은 기업의 가치창출활동을 하나의 국가에서 모두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환경, 비용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국가에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세계 많은 기업들은 단순 조립 및 가공 과정을 값싼 인건비의 단순 노동력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나라로 옮기거나 해당국의 생산기업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GVC의 확산 중심에 중국이 존재한다.

중국은 단순 조립 및 가공에서 시작하여 현재에는 일정 기술수준이 필요로 하는 소재 및 부품, 장비 등도 제조하여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지역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세계 공급사슬에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했다. 코로나 19는 생산 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사람과 물건의 이동을 제한했다. 코로나 19의 발생이 세계적 공급기지인 중국에서 시작되면서 세계적 공급망, GVC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다.

실제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와이어하네스가 공급되지 않아 우리 자동차산업이 가동을 멈춘 경험도 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 등 방역제품이 필요하게 되었지만, 이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던 중국에서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현행 GVC 체제의 문제점이 더욱 부각되었다.

결국 생산을 절대적으로 해외에 의존하는 것은 많은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배경에서 해외에 나가 있던 제조부문을 국내로 회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더 강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 19로 해외에 나갔던 제조부문을 국내로 회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리쇼어링 정책과 제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이 목적

사실 리쇼어링정책은 코로나 19 이전에도 각국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던 정책이다. 리쇼어링정책을 좀 더 포괄적으로 보면, 나갔던 기업을 직접적으로 복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에 제조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국내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을 포함한다. 제조업은 국내 생산 증가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제조업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관련되는 수많은 좋은 일자리 및 산업들이 상실된다. 이에 따라 각국이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 육성정책은 과거 후발국이 주로 추진하던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선진국도 제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 비교적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독일만 하더라도 인더스트리 4.0를 통해 제조업 육성을 정부가 독려하고 있고, 심지어는 국민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려는 목표를 설정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모노쯔꾸리(제조)관련 계획들을 꾸준히 발표해왔고, 아베정부가 들어서고는 엔저와 같은 국내 제조여건을 개선하는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리쇼어링정책을 가장 직접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 이미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첨단제조업 육성전략 등 제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오바마정부는 제조혁신 등 경쟁력 향상을 통한 제조업 육성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자국에서 제조를 강화하기 위해 철강산업 등에 보호무역조치를 취했고, 한미 FTA, NAFTA 등 자유무역협정을 자국 제조에 유리하도록 개정하였다. 미중 무역분쟁은 자국 제조부문 보호에 대한 보다 강력한 시그널이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세계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미국 기업 및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이 탈피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으로 리쇼어링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강화해왔다. 리쇼어링이니셔티브재단이 설립되어 2010년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데, 2018년까지 리쇼어링과 외국인투자 등을 통해 76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 및 제조업 육성정책이 일정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 19는 해외생산 및 조달의 위험 증가로 리쇼어링을 더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여진다.

해외 리쇼어링 정책의 특징

미국 리쇼어링의 특징은 대부분 해외에 나가 있었던 내수부분을 다시 회귀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대부분의 제품제조를 해외, 특히 중국에 의존해왔다. 이에 따라 해외생산의 경우 생산비용이 물류나 관세 등의 다양한 비용을 보존할 수 있어야 했다.

따라서 중국 등의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코로나 19와 같은 리스크가 존재하는 경우 해외 생산보다 리쇼어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스마트제조가 확산되면서 생산의 경쟁력이 단순히 저임금 노동이 아니라 선진적인 생산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선진국으로의 제조 회귀가 더욱 원활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19로 바뀌게 되는 GVC 구조와 우리의 대응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제조의 확산, 미중 분쟁, 중국의 질적 성장 등과 더불어 코로나 19는 세계 GVC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다. 특히 생산기지가 수요국 중심으로의 이동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세계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해외에서 하듯이 우리도 리쇼어링을 강화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국내에서 수요하는 일부 소재나 부품, 장비 등은 국산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전반적인 측면에서 해외 의존이 높은 우리로서는 오히려 세계적인 GVC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요국이 자국 생산을 강조한다면 우리 기업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에 맞추어 해외 생산을 늘리는 것이 기업의 유지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턴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제조하기 좋은 나라로 환경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건비 등에서 불리한 우리나라로서는 스마트제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생산을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