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부와 여당의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가 도를 넘고 있다.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으로 기업 활동을 정치 권력의 통제 안에 넣을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제는 협력이익공유제의 도입으로 시장경제의 기둥을 흔들 수 있는 기업 간 계약과 이익분배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려는 의도를 노정 했다.

정치 주도의 기업 생태계 구축으로 국민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이기 때문에 시장경제 원칙에 부합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은 옳지 않다. 세금을 미끼로 경제 논리를 파괴하고 세금으로 기업 활동을 지배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이 아니다. 기업 활동 전반에서 가격과 이윤분배를 통제하고 왜곡하는 체제는 시장경제가 아니라 사회주의경제라 불린다.

협력이익공유제가 혁신을 유도한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오히려 이익공유로 인해 혁신 활동의 유인이 줄어들고 일자리만 없어질 것이 걱정이다. 정치 권력에 눈치를 보고 세금감면을 얻으려는 활동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탁기업과 위탁기업이 이익을 공유해서 국민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혜택이 있는가. 조세지출에도 경제적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이 초래할 부작용은 정부와 여당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느냐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조정으로 결정된다.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상호 약정에 따라서 이익을 공유하면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가. 사전적으로 알 수는 없다. 수탁기업이 원가절감,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 신기술 공정 등 경영개선 노력을 했다면 이에 따른 이익은 수탁기업의 몫이지 위탁기업과 공유할 대상은 아니다.

협력이익공유제가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혁신 분야다. 혁신의 기초는 혁신의 전유(appropriation)이다. 협력이익공유제는 혁신 결과물에 대한 공유를 확정함으로써 수탁기업의 위탁기업에 대한 종속성을 강화한다. 수탁기업은 혁신 결과물을 다른 기업에 납품할 기회도 상실하게 된다. 협력이익공유제로 인해 공정과정의 혁신도 수탁기업의 입지를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혁신 이후 다른 기업에 대한 상품 공급에서의 이익도 공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혁신 활동은 저해되고 조세지출의 의미는 퇴색한다. 협력이익공유제의 졸속 입법이 가져올 부작용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기업 활동에 정치적 개입이 가능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공무원의 개입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의 성장동력을 떨어뜨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협력 주체를 위·수탁기업으로 한정하지 말고 대·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간으로 확대하며, 공유대상을 재무적 성과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 생태계 전반에 개입하려는 의지 표명과 다름이 아니다. 협력이익공유제가 시행되면 기업 간 계약관계를 평가하고 재무적 성과를 감시하는 권한까지 부여잡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세감면을 빌미로 처벌 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부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도 의심된다.

그동안 성과공유제의 과제 당 실적은 현금 배분 기준으로 8천만 원에 불과하고 물량 및 매출 확대는 12억 1000만 원에 불과하다. 이런 실적은 향후 협력이익공유제의 미래를 말해준다. 성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여기업에 대한 차별적 혜택은 다른 불공정을 낳는다.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은 연구개발과제가 우수해도 지원을 못 받고 수의계약에서도 배제돼 불이익을 받는다. 상생협력법이 경제를 침체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의 기업 규모로는 혁신 활동을 하고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더욱이 글로벌 경쟁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로 진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상생협력법은 임금 격차 및 경쟁력 미흡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대기업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정치적 행보에 불과하다.

바람직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정책은 무엇인가.

첫째, 법을 통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제활동을 조정하려는 정치 조작은 중지돼야 한다. 대기업을 옥죄어 임금 수준 및 고용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항상 실패한다. 대기업의 사업영역을 빼앗아서 중소기업에 할당해서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간의 경쟁만 격화되고 고용환경은 더 악화한다. 대기업의 이윤을 빼앗아서 중소기업의 이윤을 보장할 수도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의 이윤이 감소하고 일자리도 감소한다. 상생협력법과 생계형 적합업종법 등 불합리한 법의 정비가 올바른 정책의 출발이다.

둘째, 상생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규모와 관계없는 근본적인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더 많은 근로자가 대기업에 근무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써야 고용이 증가하고 임금 수준이 올라간다.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첩경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에서 흑묘백묘 전략이 유효했다.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고용환경이 개선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의 기반을 구축하는 길은 성장뿐이다.

셋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생태계는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상생은 서로의 장점이 있어야 성립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건전한 상생 생태계의 기초다. 수탁기업과 위탁기업 간의 관계는 상호 의존적이다. 수탁기업은 계약 중단으로 인한 투자금 미회수 가능성, 의존성 심화로 인한 협상력 약화 등의 문제를 극복해야 하고, 위탁기업은 수탁기업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제어해야 한다.

과거에는 수탁기업과 위탁기업이 서로 특수관계를 형성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는 위탁기업은 수탁기업들의 상호 경쟁을 강화하여 수탁기업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제어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결과적으로 수탁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탁기업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개척, 거래처 다변화를 도와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진정한 상생을 위해 정부는 대증요법에 정책 재원을 낭비하지 말고 원인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협력이익공유제와 같은 탁상공론으로는 임금 격차나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 진정으로 경제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경제 논리에 입각한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