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현숙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이라는 레토릭(rhetoric) 하에 예술인 고용보험 가입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의 고용보험 가입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기존의 임금근로자 외에 노무 제공자가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에 포함되고, 사업자나 노무제공 플랫폼 제공자가 노무 제공자와 함께 구직급여 관련 고용보험료를 절반씩 분담하게 된다. 특고가 소득감소로 인하여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에도 실업급여의 수급이 가능하고, 특고의 고용보험재정은 기존의 임금근로자 고용보험과 통합한다는 것이 입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고용보험가입대상 임금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가입자는 343만4천명으로 여전히 실질적인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두루누리 사업으로 영세사업장의 근로자에 대해 보험료를 감면해 주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 들어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나 소득 노출을 꺼리는 등의 이유로 사각지대 해소는 크게 진전된 바가 없다. 특고가 고용보험에 당연가입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해도 고용보험 가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고의 지위를 근로자로 볼 것인지 자영업자와 같은 사업자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14개 직종의 서로 이질적인 종사자들이 특고로 함께 분류되어 있어 ‘근로자성’이 분명하다고 정의하기 어렵다. 일반 근로자는 기업 소속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을 맺는 반면, 특고는 민법에 따라 업무에 대한 위임계약을 하고 있다. 특고는 사업장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업무 파트너로 인식되고, 국세청에 사업소득세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특고 고용보험가입 법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고용보험의 가입요건과 보험료율은 임의 가입이 가능한 자영업자와 유사하게 설계된 반면, 고용보험료 분담비율이나 당연가입은 임금근로자에 해당되는 원칙을 도입하고 있다. 보험료율은 종사형태를 반영하여 고용보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근로자와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한 반면, 고용보험료 분담비율은 근로자와 동일하게 설정되어 있다. 법안에 따라 기준소득을 정하여 보험료를 정하고 이에 따라 실업급여를 제공하게 된다면, 사업주도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계약에 따른 보수나 수수료에 기초한 보험료를 부담할 때보다 사업주나 노무계약플랫폼업자들이 더 큰 부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사업주의 지나친 부담을 초래하여 오히려 고용부담으로 특고관련 일자리 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특고 중 골프장 캐디, 대리운전기사, 퀵서비스 기사는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소득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업장이나 노무제공플랫폼 사업주의 신고를 받는다고 했으나 고용보험에 소득을 제대로 신고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고용보험 가입 대상자인 일용직 근로자 중 국세청에 일용보수를 신고했지만, 고용보험에 보수를 신고한 비율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 사회보험 징수체계를 국세청으로 일원화하거나 국세청에서 월 소득을 파악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으나 징수체계를 국세청으로 일원화하거나 모든 국민의 월 소득을 파악하는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요원한 과제다.

셋째, 특고의 경우 현재 종사여건 불만족이나 소득불만, 개인사정 등에 따른 자발적 이직률이 매우 높고, 계약기간 만료나 해지에 따른 비자발적 퇴직비율은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 7개 직종을 평균하였을 때 약 5.5%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고가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개인적 사유로 업무계약을 해지하면서 비자발적 사유로 계약이 만료되었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소득이 낮아 이직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수급하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임금근로자의 경우 명확하게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게 되었을 때 실업급여를 받는다는 점과 비교할 때, 특고는 상대적으로 쉽게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으므로 임금근로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

넷째, 특고의 소득은 기존의 고용보험 가입 대상자인 임금근로자의 소득에 비해 평균적으로 낮다. 소득이 낮고 이직이 빈번한 직군이 고용보험에 들어오게 되면 보험재정 건정성 문제로 보험료 인상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현재도 실업급여 지출로 인해 고용보험 재정이 매우 어려워 일반예산 1조 1,500억원을 보태고 추가적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 4조원을 투입한 상태다. 일반 임금근로자와는 전혀 다른 소득원, 취업과 실업에 대한 높은 자기 결정권, 복수의 사업자와의 업무위탁, 개인 사업자적 성격이 짙은 특고의 고용보험을 근로자 고용보험과 함께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은 고용보험의 재정을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실상 고용보험을 더 이상 기금의 형태로 운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특고와 임금근로자의 고용보험 계정은 별도의 회계로 분리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취업이 매우 안정적인 직군인 공무원, 교원, 교직원, 별정우체국 직원 등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예외규정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특고중 고소득 종사자 경우는 실업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낮다. 따라서 고용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고소득 특고에게는 최소한의 적용제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일자리 생태계가 변화하고 새로운 직군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직업에 대해 고용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새로운 일자리 형태에 대한 보호를 기존의 사업장 중심의 사용자와 근로자 공동분담의 고용보험의 틀로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낡은 방식이며 효율적이지도 않다. 정부와 국회의 포퓰리즘적 결정이 아니라 실현가능하고 공정하며 효율적인 고용 안전망 구축방식에 대한 사회적 재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