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은 최근 「2020 기업경영장벽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국가경쟁력 제고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현장의 규제 요소를 발굴하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경영·노동, 안전보건·환경, 신산업 분야의 연구팀을 구성하여 지난 6개월여에 걸쳐 진행되었다. 연구조사 결과, 경영·노동 분야 12개의 개선과제와 안전보건·환경 분야의 39개 과제, 그리고 신산업 분야 29개 과제를 발굴하여, 최종 80개의 기업규제와 개선방안을 보고서에 담았다. <편집자 주>

1. 경영·노동 분야

경영·노동 분야에서는 ‘주기적 지정감사제 폐지’, ‘특수관계인 중 친족의 범위 축소’, ‘통상임금 판결 이후 건강보험료 추징 문제 해소’, ‘휴업수당 감액 결정 관련 절차 개선’ 등 12건이 개선과제로 제시되었다.

주기적 지정감사제 폐지

주기적 지정감사제는 기업이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을 6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이후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를 말한다.

주기적 지정감사제는 기업과 회계법인 간의 사적계약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으로 기업이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 또한 국가에서 지정받은 회계법인과 감사계약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에 수임료를 조정할 여지가 거의 없으며, 신규 지정감사인에게 회사 현황을 설명하는데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비효율이 상당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외국에서도 사례가 없는 제도로 파악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기적 지정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강화된 내부회계관리제도 등 자율규범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수관계인 중 친족의 범위 축소

공정거래법상 경제력집중 규제는 특수관계인 개념에 기초한다. 특수관계인 중 친족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한데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누구인지도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거의 친족 범위를 유지하는 것은 현시대에 맞지 않으며, 이를 기준으로 기업에서 주식소유 현황 및 변동 상황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수관계인 가운데 친족의 범위를 (1안) 동일인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에 한정하거나 (2안) 4촌 이내의 혈족, 인척 중에서 ‘경제적 이해를 같이 하는 자’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통상임금 판결 이후 건강보험료 추징 문제 해소

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된 기업들은 고용부 예규 제47호(통상임금 산정지침)에 따라 통상임금을 관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인건비를 소급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보험공단은 기업들의 고용부 예규를 준수한 관행, 노사합의 등 선의에 따른 합리적인 조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원 판결에 따른 사후적인 사법적 해석의 변경만을 기초로 소급된 임금에 대하여 건강보험료를 전액 청구함으로써 기업과 근로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예규를 준수한 기업이 통상임금 소송으로 임금을 소급 지급하게 될 경우,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는 제외할 것을 관련 규정에 명시해야 한다. 또한 이를 집행하는 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한 행정지도도 필요하다.

휴업수당 감액 결정 관련 절차 개선

현행 규정상 휴업수당은 평균임금의 70% 이상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노동위원회에서 감액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노동위원회는 휴업수당 감액 결정에 있어 노사합의 등 규정에도 없는 조건을 요구해 휴업수당 감액 결정이 취지에 맞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영지표 등 계량적 지표를 반영하여 휴업수당 감액 관련 판정 기준을 명확화하고 감면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2. 안전보건·환경 분야

안전보건‧환경 분야에서는 ‘추락위험 높이 기준(2m 이상) 명확화’,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중복규제 개선’ 등 39건이 개선과제로 제시되었다.

추락위험 높이 기준(2m 이상) 명확화

사업주가 안전난간이나 작업발판 등을 설치해야 할 추락위험 높이 기준이 없어 감독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 위반 여부가 달라지는 등 논란을 야기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추락위험 요인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사업주가 안전조치를 해야 할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를 ‘높이 2m 이상’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중복규제 개선

대기환경보전법 및 통합환경법상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관리중인 상황에서 대기관리권역법상 ‘배출총량’ 기준까지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중복규제이다. 이에따라 배출허용기준 준수를 위한 시설 인·허가 촉진시 통합환경법 및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른 절차를 이중으로 진행해야 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의 경우 통합환경법(배출농도) 적용 사업장은 대기관리권역법(배출총량) 적용을 배제하고, 시설 인·허가 절차를 통합해야 한다.

3. 신산업 분야

신산업 분야에서는 ‘이동식 건설로봇의 원격운용 안전 제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화장품 분류체계에 분말・건식 고체형상 화장품 추가’ 등 29건이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동식 건설로봇의 원격운용 안전 제어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건설로봇은 건설현장에서 사람이 하기 어려운 위험 수준이 높은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식 건설로봇의 원격 조작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책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법률 및 규정이 없어 건설로봇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건설로봇 원격조작 면허 또는 교육이수증 발급제도를 마련해 비숙련자의 건설로봇 조작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건설로봇 이용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화장품 분류체계에 분말·건식 고체형상 화장품 추가

음용 가능한 물 또는 에센스를 첨가하여 쓰는 분말・건식 형태의 고체형상(동결건조 등) 화장품은 현행 화장품법상 ‘화장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제품을 국내시장에 판매하거나 해외에 수출하는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됐다. 개선방안은 혼합하는 액체의 종류를 제품 포장 등에 명시하여 분말・건식 화장품을 법적으로도 ‘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관련 기업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해결책이 검토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 경총은 80개 과제들이 실질적인 규제 및 제도 개선 성과를 견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부 부처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글:경제조사본부 기업경영팀]